X세대는 매우 순수했다. 구십년 대 젊은이들은 육십년 대 플라워 무브먼트(Flower Movement)의 사상에서 이탈, 최첨단 자본주의의 총아로 변신한 베이비부머(baby boomer)들에 대한 신뢰를 상실했고 분노했다. 이런 기성세대에 대한 극도의 불신과 미친 듯 달리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회의적 시각, 지독한 허무와 냉소주의에 바탕을 둔 자기비하의 사고는 당시 젊은이들을 정신세계를 지배했다.이런 X세대의 사회상은 그대로 90년대의 대중음악에 투영됐다. 낡은 셔츠와 헤진 청바지의 뮤지션들은 음악을 통해 히피의 정신을
※소인용지 대인용우(小人用智 大人用愚)=소인은 지혜를 사용하고, 대인은 어리석음을 사용한다. 하수는 똑똑해야 이기는 줄로만 안다. 그러나 고수는 어리석은 체하며 승리를 낚아챈다. 지혜는 누구나 쓰지만, 어리석음은 고수만이 쓸 수 있는 비밀병기다. 어떤 골동품 상인이 시골식당에 들렀다가 눈이 번쩍 띄었다. 식당주인이 개에게 밥을 주는데 보니까 개밥그릇이 귀한 고려청자가 아닌가. 다짜고짜 개밥그릇을 사겠다고 하면 의심을 살 것 같아서 골동품 상인이 꾀를 내었다.“이보시오. 주인장. 그 개를 나한테 파시오.”“이 개는 별 거 아닌 잡종인
세상에서 가장 불안정한 사랑은 단연코 이성, 혹은 동성 간의 육체적 사랑이다. 무지하게 마음이 끌리면서도 상대방을 시험하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애쓴다. 그러다가 열병이 식으면 어떻게 무탈하게 헤어질까를 고민한다.다행히 결혼까지 연결된다 해도 그 사랑은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불안정하다. 주례 앞에서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사랑하겠다고 맹세하지만, 여전히 상대방을 향한 시험과 주도권 다툼은 배우자 중 하나가 사별이나 이혼으로 사라질 때까지 계속된다. 그래도 이 정도는 괜찮은 편이다. 상당히 많은 인연이 살인 등의 치정극으로 끝을 맺
중국. 이 두 글자를 볼 때면 왠지 모를 막막함이 밀려온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14억 인민, 베일에 싸인 권력구조, 그리고 복잡다단한 정책결정과정까지. 꼬불꼬불한 초행길을 아무 이정표 없이 걷는 느낌이 이럴까. 언론도 미로에 빠졌는지 심도 있는 분석을 찾기가 어렵다. 한창 한중관계가 좋을 때는 수출 전망을 내놓으며 열을 올리지만, 사드 보복을 얻어맞고 경제가 휘청거리면 돌연 천하의 못 믿을 국가로 돌변한다. 양국의 물리적 거리는 가깝지만 심리적 거리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먼 듯하다
우정과 사랑을 가르치지 않는 학교, 그리고 경쟁을 부추기며 성공만이 최대 미덕이라고 말하는 물질만능주의에 시원한 강펀치를 날리는 'No Surrender'는 청소년들에게 인간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들은 무엇이며,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지혜를 던지는 멋진 선언이다.좀 더 나은 성적과 인기, 그리고 좀 더 많은 연봉을 차지하기 위해 친구를 제압해야 하는 세상 속에서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은 “그들이 정해준 꿈이 아니라 네가 원하는, 너만의 꿈을 쫒으라.”(Follow your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휴일이면 산에 가는 것은 거기에 건강한 식생을 가진 자연이 있기 때문이다. 늘 자연에 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최대한 자연을 내 곁에 끌어들이는 게 정원의 시작이다. 그래서 자연을 Nature 라고 한다면 정원은 Second nature 라고도 부른다. 정원은 자연과 교감하는 채널이다. 정원 가꾸기를 한다는 것은 자연과 교감하는 것이다. 정원을 어떻게 만드는지 그리고 계절별로 어떤 과정을 거쳐야 연중 아름다운 정원이 되는지 하는지 하나씩 짚어본다. 멋지고 활용도 높은 실용 정원에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1권 18번, 푸가 연주입니다. 바흐의 푸가가 가진 다양한 정서 중 광기와 음울함을 잘 드러내는 곡이라 여겨집니다. 평균율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 칼럼에 다룬 적 있으므로 생략하겠습니다.여리고 밝은 풍의 곡이라도 바흐의 음악이 염세적 영화에 주되게 삽입되는 이유는 그 음악의 객관성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푸가는 모든 '객관적' 음악의 최고봉에 있으며, 철저하게 감정과 몇 걸음의 거리를 유지하던 바흐와 바로크 음악의 특성은, 곧 같은 곡을 통해서도 극단적으로 다양한 감정을 연주자의 해석으로 표
※매사마골(買死馬骨)=죽은 말의 뼈를 거금을 주고 사들이다. 평범하게 행동하면 평범한 결과밖에 못 얻는다. 특별한 결과를 거두려면 특별한 일을 해야 한다. 고수는 하수가 보기에 별난 일을 한다. 밑지는 장사를 하라. 어리석어 보이는 것이 고수의 행보다. 약우(若愚)는 프로기사 2단의 별칭으로, 도가의 가르침인 ‘대현약우(大賢若愚)’에서 따온 말이다. 크게 현명한 자는 어리석은 듯이 보이고, 크게 곧은 것은 굽은 듯이 보이는 법이다. 바둑의 ‘약우’는 “어리석어 보여도 나름대로 꾀가 있다”는 뜻이지만 그 어리석음은 큰 지혜와 통한다.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이며 시인인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자신이 쓴 희곡으로 공연을 하는 연극에 관객이 들지 않아 무척 실망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친구가 공연이 잘 되고 있냐고 묻자 오스카 와일드는 친구에게 ‘연극은 대성공인데... 관객이 대 실패였어...’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미국의 유명한 발명가인 토마스 에디슨은 ‘나는 실패를 한 적이 없다. 나는 그저 10000가지 안 되는 방법을 발견했을 뿐이다.’라고 말했으며 링컨은 선거에서 낙선을 한 후 곧바로 고급 음식점으로 가서 배부르게 먹고는 이발소에 들려 머리단장을
철학은 나의 삶을 구원할 수 있을까? 키케로를 읽는다고, 노자를 공부한다고 과연 삶이 달라질까? 이 질문을 두고 한참을 괴로워했다. 애초에 공부를 시작했던 것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머릿속이 아닌 삶 속에 무언가 변화가 있으리라는 믿음. 그렇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다.다른 이들에게 시선을 빼앗겼다는 것은 나약함의 방증이다. 그러나 핑계를 대자면, 철학을 이야기하는 이들 중 본받을 사람을 찾지 못했다. 허공을 떠다니는 말들의 향연. 그리고 나. 해가 뜨고 또 해가 지는데 나는 그대로였다. 점점 자신이 없어졌다. 훌륭한 이야기를 많이
세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던 2009년 어느 봄 날, 영국 록그룹 뮤즈(Muse)의 보컬리스트 매튜 벨라미(Matt Bellamy)는 시끄러운 소음에 자신의 런던 아파트 창문 아래를 내려다봤다. 각국 대사관들이 즐비한 그곳, 거의 매일 다양한 시위가 벌어지는 그 광장은 “은행가들에게 죽음을!”, “세계화 반대!”, “이젠 혁명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는 성난 시민들의 물결로 뒤덮여 있었다.얼마 후 시위대는 스코틀랜드왕립은행으로 돌진했고, 결국 경찰과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대형 유리창이 박살나고, 시위대는 컴퓨터와 의
류현진이 아쉬운 투구 내용으로 시즌 2패째를 기록했다. 경기 첫 3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기에 더 안타까운 결과였다.류현진은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11피안타 8탈삼진 5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지만 팀이 3-7로 패하며 패전투수가 됐다.3회초까지는 완벽한 투구였다. 3이닝 동안 한 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3이닝 동안 39구를 던지며 삼진 4개를 뺏어냈다.하지만 4회 안타 4개를 허용했고
미국사회가 '흑인인권운동'과 '베트남전쟁'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던 1960년대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는 자신의 맨션에 갇혀 어리석은 왕 노릇을 하고 있었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는데 아티스트로서 그는 자신도 알지 못하는 가운데 퇴보의 길을 걷고 있었다.하지만 그의 인기만큼은 여전했다. 군 입대로 인한 2년 이상의 공백도 스타로서 그의 상품가치는 훼손치 못했다. 1960년대 초 할리우드로 진출한 후엔 영화배우로도 인기가도를 달렸다. 더 이상 심혈을 기울여 앨범을 준비하거나 피곤한 장기 순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한 데다 전체의 63%가 산과 계곡으로 이뤄져 4,600종 정도의 다양한 식물들이 분포한다. 그래서 4월에 전국 어딜 가나 노란 개나리를 볼 수 있고 5월엔 철쭉꽃, 여름엔 진한 녹음이 우거지며 가을의 노랗고 붉은 단풍철을 지나 겨울에 상록과 흰 눈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연중 아름다운 공간에 살고 있다. 지구상에 이런 다양한 식생을 가진 나라는 그리 흔치 않다. 꽃과 잎이 아름다운 야생화 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우리 생활주변에서 어떻게 가꿔야 하는지에 대해 전하고자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유를 추구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어느 체제도 인간에게 완벽한 자유를 부여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언제나 자신이 속한 체제와 싸워야 한다.”밴드 첨바왐바(Chumbawamba)의 최고 히트곡 'Tubthumping'은 전 인류가 모든 체제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날까지 힘을 모아 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록 겉으로는 통속적인 팝과 록, 댄스 등 대중음악의 문법에 충실하지만, 이 곡에는 무한자유를 추구하며 이를 방해하는 어느 세력과도 처절히 싸우겠다는 아나키즘의 세계관이 담겨있다.영국 리즈(L
[이코리아] 박항서의 매직이 이번에도 통했다. 베트남이 27일 8강에서 만난 시리아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하자 베트남 전역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베트남 국영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은 27일 "베트남이 아시안게임에서 준결승에 진출해 축구 역사에 신화를 낳았다. 박항서 감독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트남 국민들은 환호와 박수로 승리를 자축했고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하노이 다낭 등 주요 도시에서 수백만 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국기를 흔들며 나팔을 부는 등 축하 행렬이 이어졌다.흥분한 젊
나는 어려서부터 시골에서 자랐다. 소년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온종일 잠자리를 잡으러 들판을 쏘다녔던 일, 옆집 할머니께 토마토를 얻어먹었던 일, 가족들과 뒷산에 올라가 도시락을 까먹었던 일들이 생각난다.도시로 이사한 것은 21살 때의 일이다. 나는 인파로 북적이는 거리를 바라보며 이따금씩 생각에 잠기곤 했다. 도시에서의 삶에 대해, 도시에서의 죽음에 대해. 도시의 탁월함과 취약함에 대해. 일단 ‘도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소음, 매연, 미세먼지다. 그 다음으로는 파편화되어가는 공동체가 생각난다. 얼마 전 촌구석으
크로아티아, 베를린, 프라하, 빈, 베트남 다낭과 하노이, 일본 오키나와에 이르기까지. 요즘 한국 여행객들이 몰리는 관광지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위 TV에 방영중인 여행예능 프로그램들이 휩쓸고 간 지역이다. 실제로 TV 여행예능 프로그램이 국내 소비자들의 여행지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호텔스컴바인은 최근 방영한 tvN 의 행선지인 베를린, 프라하, 잘즈브르크, 빈 등 유럽 여행지에 대한 검색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방송사의 의 행선지였던 베트남 하노이 편 직후 30% 가까지 늘
낭만 시대의 거물이었던 로베르트 슈만은 선배 체르니를 '상상력, 영감이 결여된 작품을 마구 생산해내는 피아노 선생'이라 평하였고, 음악적 자존심이 대단했다 전해지는 쇼팽은 선배 체르니를 '나 못잖은 천재'라 평했습니다. 피아노라는 악기를 중심으로 교향곡, 협주곡, 실내악곡, 교회음악에까지 방대한 작품들을 써낸 체르니의 작품세계는 사실상 '사장'되었다고 해도 될 만큼 대부분이 묻허버렸고, 현대에까지도 발굴된 작품들의 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서 수많은 교회 음악 또한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