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엔씨소프트의 신작MMORPG ‘아이온2’가 정식 서비스 첫날부터 이용자들이 몰리며 대기열과 접속 장애가 이어져 높은 관심과 기대를 입증하며 서비스를 시작했다. 엔씨소프트가 “원작이 꿈꾸던 이상을 담은 완전한 세계”, “아이온의 완전판 MMORPG”를 내세우며 회사 체질 전환의 대표작으로 공을 들여 온 만큼, 초반 흥행 지표와 더불어 이용자 평가, 주가 흐름까지 시장의 시선이 쏠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9일 0시, 자체 플랫폼 ‘퍼플(PURPLE)’ 및 안드로이드·iOS를 통해 한국과 대만에 ‘아이온2’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언리얼 엔진5 기반 그래픽과 비행·수영 등 입체 이동, 후판정 수동 전투, 방대한 PvE(플레이어 대 환경) 콘텐츠를 내세우며, 원작 ‘아이온’의 핵심이었던 천족·마족 양 진영 구조와 8개 클래스를 계승한 점을 강조했다. 지스타 2025 현장에서는 최대 4시간에 달하는 대기열이 형성되며 시연 부스마다 인파가 몰렸고, 게임오브지스타 선정, 양대 앱마켓 인기 순위 1위, 사전 캐릭터 생성 조기 마감 등으로 이미 출시 전부터 주목받았다.
초기 흥행지표 역시 양호하다. PC방 통계 서비스 게임트릭스 기준으로 ‘아이온2’는 출시 다음 날인 20일 PC방 게임 순위 6위에 오르며 평일임에도 TOP10에 안착했다. 전체 점유율은 3%대 중반, RPG 장르 기준으로는 1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도 SOOP·치지직 등 주요 채널의 동시 시청자 수만 합쳐 밤부터 새벽까지 수십만 명이 방송을 지켜본 것으로 추산되며, 출시 초기 흥행 열기는 숫자로 확인되는 모습이다.
이용자들은 뛰어난 그래픽과 풍부한 커스터마이징, 전투 손맛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언리얼 엔진5 기반으로 구현된 필드·이펙트와 공중·수중 이동 연출, 후판정 기반 수동 전투 시스템은 “초기 MMORPG 감성을 잘 살렸다”, “이전작인 ‘TL’보다 타격감과 조작감이 확실히 낫다”는 의견을 이끌어냈다. 수동 조작 중심 설계와 PC 중심 플레이 구조 역시 “최근 모바일 자동사냥 위주의 MMORPG와는 다른 방향을 시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아쉬운 부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초반 성장 구간이 다소 지루하다”, “퀘스트 동선과 UI·시스템이 생각보다 복잡하다”, “전체 구조만 놓고 보면 기존 MMORPG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만 레이드·공성전·PvP 등 핵심 엔드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만렙 구간까지 시간이 필요한 장르 특성상, 장기적인 평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BM의 경우 출시 전 개발진이 사전 방송을 통해 “과도한 P2W(결제 우위) 요소를 지양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유료 패키지 구성에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 이후 전투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투 강화 주문서’와 무기 각인 관련 아이템 ‘영혼의 서’가 유료 패키지에 포함돼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이용자들은 “말로는 비(非) P2W를 강조하면서도 결국 핵심 강화 아이템이 패키지에 들어갔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특히 출시 직후에는 서버와 접속 환경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졌다. 구글 플레이 리뷰 등에서는 “로그인 실패가 반복돼 결국 삭제했다”, “사전 캐릭터명은 받아놓고 전 서버 생성 제한으로 의미가 없다”, “서버 선택까지 가도 오류가 나고 튜토리얼 구간에서 진행이 막힌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특히 자정 오픈 시간에 맞춰 대기하다 모바일·PC를 막론하고 접속 오류, 대기열 표기 혼선, 캐릭터 생성 제한 등으로 게임을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다수였고, “사람이 몰릴 것을 알면서도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이용자들의 아쉬움에 20일 기준 아이온 2의 구글플레이 스토어 이용자 평가는 2.2, 애플 앱스토어 평가는 3.0점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주식시장에서도 냉정한 반응을 보여 아이온2 정식 서비스일인 19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6% 하락한 19만1700원에 마감했다.
이어지는 비판에 운영진은 빠른 속도로 직접 소통에 나섰다. 엔씨는 19일 오후 소인섭 사업실장과 김남준 PD가 직접 출연하는 긴급 라이브 방송을 열고, “런칭 직후 약 2시간 동안 로그인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 사전 캐릭터명 선점 후 캐릭터 미생성 시 접속이 되지 않는 버그가 발생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어떤 말로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책임을 인정했다.
이 자리에서 개발진은 BM 논란과 플레이 피드백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도 함께 발표했다. 먼저, 큐나 패키지에 포함돼 논란이 된 전투 강화 주문서·영혼의 서 등 4종 패키지 상품은 임시 점검 이후 전부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미 상품을 구매한 이용자들뿐 아니라 전체 이용자에게 논란이 된 아이템 수량을 동일하게 지급해, 과금 여부에 따른 격차를 줄이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플레이에 도움을 주려는 의도였지만 판단이 안일했다”는 설명과 함께다.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는 성장 구간과 경제 구조 전반에 손질을 예고했다. 이용자 피드백이 집중된 성장 동선에 대해서는 주요 퀘스트의 몬스터 처치 수량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일부 난이도 구간 보스 몬스터의 공격 패턴·피해량을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스킬 초기화 비용은 즉시 0원으로 변경하고, 자파 상점에서 판매하는 물약·주문서류 가격은 절반으로 인하하는 대신, 지역 퀘스트의 키나 보상량을 2배로 상향해 초반 자원 수급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수호·치유 계열 직업의 공격 성능 상향, 필드 사냥터의 리젠 시간 단축 범위 확대, 시공의 포탈·탐험 모드 관련 버그 수정 등도 함께 안내했다.
모바일 환경에서의 피로감을 줄이기 위한 ‘어시스트 모드’ 도입도 예고됐다. 개발진은 “모바일에서 스킬 버튼을 계속 눌러야 하는 피드백이 많았다”며, 자동 사냥과는 구분되는 ‘스킬 자동 사용’ 기반 어시스트 기능을 우선 모바일 버전에 추가하고, 이후 PC 적용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화면을 보지 않아도 되는 완전 자동 전투가 아니라, 이용자가 직접 타깃을 잡고 움직이는 수동 플레이를 유지하면서 스킬 연타 부담만 덜어주는 방향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긴급 방송을 계기로, 향후에도 공지·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주요 변경 사항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방송 말미에서 사업·개발 책임자는 “런칭 첫날 접속하지 못해 PC 앞과 모바일에서 오랜 시간 기다려주신 분들께 거듭 죄송하다”며 “초기 불편을 빠른 시간 내 해소하고, 업데이트와 운영 방향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면서 더 나은 게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엔씨소프트가 어떤 방향으로 콘텐츠 업데이트를 이어가고, 이용자 불만과 BM 관련 지적을 얼마나 성실하게 반영·개선하느냐가 아이온2의 장기 흥행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