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HD급 초소형 OLED디스플레이.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FHD급 초소형 OLED디스플레이.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이코리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5월 24일부터 이틀간 코엑스에서 'ETRI 컨퍼런스 2022'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ETRI는 '디지털 탈바꿈-ICT로 꿈꾸는 미래세상’이란 주제로 25개의 핵심 미래기술을 소개했고 관련된 기술의 사업화에 대한 상담도 진행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미래를 선도할 핵심기술인 AI, 블록체인,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드론, 사물인터넷, 모바일 컴퓨팅, 로봇, 가상현실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기술이 다루어졌다.

전시회는 AI 분야의 전문가인 요수아 벤지오 교수의 ‘AI와 ICT혜택을 동반한 더 나은 미래로의 디지털전환'이란 주제의 기조연설로 시작되었고, 그 후에는 ’ETRI가 바라본 2022년 10대기술 전망‘이란 주제로 이승민 책임연구원의 강연이 이어졌다. 이연구원은 ▲인간의 뇌와 유사한 100조개의 시냅스를 가진 인공지능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2.0 ▲양자컴퓨팅 기술 등으로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시작했다. 

▲보편화될 디지털휴먼기술 ▲대체불가토큰(NFT) ▲사람을 태운 드론을 의미하는 도심형 모빌리티를 위한 6G통신기술 ▲실시간 정밀측위기술도 미래형 기술로 손꼽혔다. 한편 이 연구원은 진보된 기술이 미래에 긍정적인 면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대신 싸우는 군집드론과 살상용 기계의 등장 ▲디지털 팬데믹 ▲미중 기술갈등의 확대 등 부정적인 측면이 등장함도 강조했다.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는 인공지능기술.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는 인공지능기술.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이번 전시회에서 ETRI는 보편화될 인공지능 관련 기술을 소개하는 별도 부스를 꾸렸다. 그 중 하나는 인공지능으로 전자부품의 회로를 짧은 시간에 분석하는 기술이었다. 관련 기술을 이용하면 전자칩의 DNA를 짧은 시간에 분석하여 장비의 보안취약성이나 스파이코드의 탑재를 손쉽게 파악해낼 수 있다. 기존의 리버스 컴파일링으로 오랫동안 진행되는 분석 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

양자통신을 위한 6채널 양자광원모듈.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양자통신을 위한 6채널 양자광원모듈.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미래의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표정으로 마음까지도 손쉽게 읽어낸다. 전시된 인공지능은 실시간으로 입력되는 영상에서 필자의 심리상태를 읽어내어 '행복(happy)'이라고 짧은 시간에 표시해 주었다. 인공지능 영상분석 기술은 비디오에서 원하는 영상구간을 찾아내는 데에도 활용된다.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 동영상 속에 등장하는 어벤져스의 멤버들을 일일이 식별하여 특정 캐릭터가 등장하는 구간만 빠르게 찾아내는 것도 가능해진다. 관련 기술은 자율주행자동차가 길을 건너려고 마음먹은 보행자를 빠르게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도 있다. 

전시회와 동시에 진행된 기술세미나에서 현재의 인공지능은 대화자의 말에 나타난 미묘한 감정까지 파악할 수 있음이 소개되었다. 최근의 인공지능은 “국회의장 결위시 누가 직무를 대행하나요”와 같은 질문을 변호사나 보좌직원에 물을 수 있는 단계라고 하는데, 미래의 인공지능은 다양한 의사결정에 보다 전문적인 자문을 제공한다고 한다. 앞으로 인공지능은 언어의 문맥을 이해하는 것을 뛰어넘어 발언의 진위여부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관련 기술이 확대되면 이번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정치인들의 TV토론과 같은 상황에서 팩트체크를 보다 빠르게 수행할 수도 있다.

양자컴퓨팅과 양자통신은 ETRI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요 10대기술로 꼽힌다. 양자통신은 송신전 암호화과정과 양자를 검출하여 복호화하는 과정을 필요로 하는데 ETRI는 전시회에서 이와 관련된 송신모듈과 수신모듈을 선보였다. ETRI가 소개한 송수신칩의 제작에 사용되는 웨이퍼는 기존의 제품보다 크기와 소모전력이 줄어든 것이 특징이었다.

마이크로 LED 고속접합공정.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마이크로 LED 고속접합공정.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컨퍼런스에 소개된 마이크로LED 부착기술은 한 번의 공정으로 LED소자의 전사와 접합을 간단히 처리하여 생산성을 10배 정도높인 기술이다. 필자는 현재 대형 LED전광판의 구축과 수리, 말아서 휴대하는 LED전광판의 설치를 진행하고 있는데 LCD와 달리 LED전광판의 경우 개별 소자마다 휘도값의 편차가 크기때문에 적절히 썩어서 사람들이 보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보정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만약 관련 기술보급이 확대되면 100인치 이상의 대형 LED전광판의 보급은 더욱 날개를 달 것이다.

현재 코엑스 아트홀 외벽에는 초대형 LED전광판에서 가끔씩 거대한 파도가 넘실거린다. 초대형 LED전광판에 전송하는 영상은 상당한 데이터양으로 인하여 광케이블을 사용하는데, 양자통신이나 광통신기술의 발달은 방대한 데이터의 전송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전시회에서는 풀HD(FHD)급의 초박형 OLED 글래스가 등장했는데, 조그만 안경의 일부에 유용한 정보를 표시하고 있다. 누구든지 관련 디바이스를 착용하면 로보캅이나 터미네이터처럼 다른 작업을 하면서도 초소형 디스플레이에 펼쳐지는 중요한 영상정보를 FHD급의 고화질로 살펴볼 수 있다.

 

초분해능_영상분광장치.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초분해능_영상분광장치.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한편 초분해능 영상분광 장치는 입사되는 빛을 5nm이하로 미세하게 분광시키고, 관심 영역의 스펙트럼을 중점적으로 분석하는 기술이 사용하고 있다. 관련 기술은 상업적인 용도뿐만 아니라 미래의 군사기술에도 활용될 수 있다. ETRI에 의하면 미래의 군사기술은 군집 드론이 자율적으로 사람이나 파괴대상을 찾아서 공격하고 살상용 기계들이 적군을 찾아서 스스로 공격하는 정도까지 발전한다고 한다.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양국의 드론들은 분광기술이나 적외선 탐지기술로 숨어 있는 적군의 탱크나 야포, 상륙정 등을 손쉽게 찾아내어 파괴하고 있다.

전시회에 등장한 미래의 기술들이 인간에게 항상 편의와 행복만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ETRI의 수많은 연구원들은 향상된 ICT기술이 인류에게 도움을 제공할 것을 기대하며 오늘도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필자 소개] 여정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안양대 평생교육원 강사, 국회사무처 비서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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