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환친자들의 임혜수, 신승아 학생]
[사진- 환친자들의 임혜수, 신승아 학생]

[이코리아] 지난해 12월 28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청년 기후정책 해커톤을 개최했다. 해커톤(hackathon)이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의 직군이 팀을 이루어 제한 시간 내 주제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공모전이다.

10개의 본선에 진출팀 중 최우수상을 수상한 ‘환친자들’은 친환경 활동에 따른 주택청약 가점 부여제도에 대한 정책을 제시했다. 이 팀은 MZ세대가 친환경 활동에 적극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제로웨이스트 상점 이용, 대체육 찬성에 70%이상, 탄소중립실천포인트제, 리필스테이션에 60%가 넘게 이용률을 보인다.

이 팀은 전자영수증 발급, 폐휴대폰 반납, 친환경제품 구매 등 친환경 활동과 대중교통 이용, 자전거 이용 등 이동수단을 점수로 환산해 청년들이 연간 최대 1점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이 만든 정책에 따르면 만 34세까지 최대 15점의 가점을 획득할 수 있다.

[사진-환친자들 정책 PPT 일부 갈무리, 제공-그린피스]
[사진-환친자들 정책 PPT 일부 갈무리, 제공-그린피스]

환친자들은 청년들이 수년간 지속해 습관처럼 형성된 친환경 활동이 기성세대가 된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본인의 노력을 통해 청약 가점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기존의 제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코리아>는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학생 6명으로 구성된 ‘환친자들’에서 신승아, 임혜수 학생을 만나 환경과 주거를 결합한 정책을 제안하게 된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환친자들’이란 팀명이 특이한데 어떻게 정하게 되었나요?

혜수: 처음 들었을 때 아시겠지만, ‘환경에 미친 자들’의 줄임말로 시작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좀 순화된 표현으로 하고 싶어 이름은 그냥 두고 ‘환경 친화에 진심인 자들’이라고 다시 정하게 되었어요.

◇ 해커톤 공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승아: 팀원 대부분이 환경 관련 대외 활동이나 연구실 등에 참여하고 있긴 하지만 공모전에 참여하게 된 것은 처음이예요. 특히, 계속 같이 팀을 꾸려서 활동하던 것이 아니라 공모에 참여하고 싶어서 같은 과 동기 중 기후나 환경에 관심 있는 친구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어벤져스 같은 팀을 꾸리게 됐어요. 

혜수: 다만, 환경활동을 하다보니 수상 기록에 대한 욕심이 생긴 것도 사실이예요. 계속 환경 활동을 하고 있지만 눈으로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 다른 사람들도 나의 활동을 인정해 주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해커톤 공모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 준비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승아: 해커톤을 준비하는 기간이 학교 기말 시험기간이랑 많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기말시험과 병행하여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짧고 굵게 준비하자 마음먹었고 2주 동안 밤낮없이 시험 종강하는 날까지도 해커톤 PPT를 준비했던 것 같아요.

◇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책은 환경정책과 주거정책을 연결한 것이던데, 평소에 주거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나요?

승아: 생각해보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문제인 것 같아요. 주위의 친구들이 다 자취를 하고, 살 집이 없어 고민을 하고 이런 문제를 자주 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주거에 대한 정책을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되었어요.

혜수: 모두 대학생이지만 놀랍게도 팀원 모두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저희가 제시한 정책이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이라 저희 팀원 한명씩 청약통장 가산점을 몇점이나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보기도 했어요. 가장 많은 가산점을 받은 팀원이 11점, 나머지는 한자리 수로 가산점을 받았어요. 환경 실천점수를 청약통장 가산점으로 주면 더 많은 청년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청년 세대만을 위한 환경 정책이 따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혜수: 사실은 정책이라는 건 모두를 아울러야지 청년만 떼서 생각하는 건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공모를 준비하면서 각 세대별로 맞춤 정책이 필요하겠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세대가 바뀌면서 가치관도 달라지고 생각하는 것도 달라지니깐 친환경 실천은 모두가 해야하는 일이니깐, 세대에 맞춰서 한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 다음에도 이러한 기회가 있다면 계속 도전할 생각인가요?

승아: 그렇죠. 아마 저희 6명 다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이 들어요. 사실 해커톤을 준비하면서 저희가 더 많이 배웠어요.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도 더 찾아보게 되었고, 같은 분야의 꿈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과 얘기하고 함께하는 기쁨도 느낄 수 있었어요

혜수: 우리 팀은 지금까지 살면서 겪어보지 못한 이상향을 경험하는 느낌이 들게 했어요. 정책의 방향을 잡는 친구, 분석을 잘하는 친구, PPT를 잘 만드는 친구 등 각자 잘하는 게 달라서 함께 하면 보완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의미있는 경험이었어요.

[사진-환친자들의 임혜수, 신승아 학생]
[사진-환친자들의 임혜수, 신승아 학생]

◇ 앞으로의 활동은 어떻게 되나요?  

승아: 이제 팀 활동을 마치고 각자의 생활로 돌아가게 되는데요. 저는 대기와 기후 환경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좀 더 깊은 환경과 다양한 분야에서 심도깊은 공부와 연구를 하고 싶어서 연구실에 들어가 있어요, 연구를 통해 좀 더 실질적으로 환경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혜수: 저는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을 하는 편이예요. 고등학교 때에도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지역 청소년 문화센터 운영위원회 활동을 했었는데 그 때 제가 이런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대학생이 된 지금은 환경을 전공으로 선택한 만큼 관련 SNS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처음엔 기록용이었는데 팔로워가 늘다보니 SNS를 통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엔 제가 이렇게 활동을 하고 느끼는 것들을 포스팅하면서, 청년 세대들에게 어떤 영향력이라던지, 친환경적인 영감을 줄 수 있는 가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환경을 생각하는 성장하는 활동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중이예요.

◇ 마지막으로 동시대를 사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혜수: 일단, 청년들이 자기가 가진 생각을 숨기지 말고 표현했으면 좋겠어요. 해커톤을 준비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이 정책으로 만들기엔 너무 작은거라고 생각했고, 변화의 시작이 될 거란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고 보완해가면서 내가 생각지도 못한 해결책을 누군가로 인해 찾아가게 되는 과정을 겪어보니, 작은 생각이라도 함께 나누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어요.

승아: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이미 모두가 너무 많이 들어왔고, 실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 또한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텀블러 사용이나 다회용기 포장 등 주변의 사소한 일상부터 바꾸는 것을 귀찮게 여기지 말고 당장 시작해야 해요. 꾸준히 할 수 있는 실천만큼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사진-청년 기후 정책 해커톤 본선에 참여한 청년들, 제공-그린피스]
[사진-청년 기후 정책 해커톤 본선에 참여한 청년들, 제공-그린피스]

그린피스는 청년들이 제시한 기후정책 제안을 포함한 정책 제안서를 2월 중순 주요 정당 대표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어서 ‘녹색 일자리 청년 토크콘서트’, 대학생들의 정당 현수막을 활용한 선거 재킷 제작 활동을 후원하는 등 이번 총선에서 기후위기 당사자인 청년들의 목소리를 정치권에 적극 전달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