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우리 사회의 마약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엔 일상에서 쓰이는 ‘먼지 제거 스프레이’가 일부 젊은 층에게 마약처럼 사용돼 논란이 됐다.

청소년기의 약물 오남용 경험은 성인 이후의 약물 오남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성인보다 유혹에 더 쉽게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약물 중독을 사전에 예방하고 관련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코리아>는 미국과 일본에서는 청소년들의 약물 오남용을 예방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7일 JTBC는 사무실, 가정 등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먼지 제거 스프레이가 젊은이들을 환각과 중독으로 빠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JTBC에서 보도한 먼지 제거 스프레이는 LPG를 사용한 것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LPG의 주성분인 프로판가스 흡입 시 현기증, 메스꺼움, 구토, 혼란, 환각, 행복감을 유발하고 중추신경계(CNS) 기능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간 노출 시에는 CNS 손상, 코피, 비염, 구취, 구강 및 코 궤양, 결막염, 충혈된 눈, 식욕 부진, 갈증, 무기력, 체중 감소 및 피로를 유발한다. 짧은 시간이라도 고농도로 흡입하면 질식, 발작, 혼수상태, 심장 문제와 함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먼지 제거 스프레이를 팔던 대형 생활용품점은 해당 제품 판매를 중단했지만 유통 플랫폼에서는 여전히 검색 되고 있다. 

1998년 산업통상자원부는 부탄가스의 흡입을 막기 위해 ‘액화석유가스 안전 및 사업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부탄가스에 쓴 맛을 내는 고미제(苦味劑) 첨가를 의무화 한 바 있다. 고미제는 조금만 넣어도 매우 쓰고 구토를 일으켜 청소년들의 부탄가스 흡입을 방지하는 역할을 했다.

전문가들은 먼지 제거 스프레이에도 고미제와 같은 처리 규정을 마련하는 한편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유사한 사태를 대비해 종합적인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주요국에서도 청소년들의 약물 중독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15-24세의 약물 과다 복용 사망자수,출처-마국 국가 약물 남용 통계 센터]
[사진-15-24세의 약물 과다 복용 사망자수,출처-마국 국가 약물 남용 통계 센터]

미국의 경우, 청소년들의 약물 사용 경험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국립약물남용통계센터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8학년 학생의 약물 사용 경험은 61% 증가했으며, 청소년의 약 절반이 최소 한 번 약물을 복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 복용으로 인한 청소년 사망률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2019년에는 15세부터 24세의 미국인 중 4,777명이 불법 약물 남용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주는 증거 기반 약물 오용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역할까지, 약물 오남용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 주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세부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적극적인 육아’ 및 ‘적극적인 청소년 양육’과 같은 프로그램의 교육과정은 학부모가 적극적인 경청, 효과적인 의사소통, 그리고 문제해결능력을 활용해서 자녀의 약물 오남용, 음주 등의 문제 행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룬다. 

이러한 뉴욕 주의 약물 오용 예방 프로그램은 청소년 약물 문제 해결을 위해 청소년 당사자 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협력과 노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사진-말할수 있는 용기 재단 누리집 갈무리]
[사진-말할수 있는 용기 재단 누리집 갈무리]

‘말할 수 있는 용기 재단’은 청소년의 약물 오남용 문제를 해결하고 해당 문제와 관련하여 학부모와 자녀 간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재단이다. 해당 재단에서는 고등학생 대상 약물 예방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9~12학년 학생에게 약물 사용을 피하고 보다 건강한 결정을 내릴 수 교있도록 교육한다

이 커리큘럼은 마리화나, 담배 및 알코올, 처방약 오용, 헤로인과 기타 약물 등에 대한 정보를 다루는 14개의 수업을 포함한다. 이러한 수업내용과 수업목표는 국가 보건 교육 기준을 충족하며, 질병 통제 센터의 건강 교육 커리큘럼 평가 도구의 지침에 따라 개발되었다.

일본에서도 호기심, 유혹, 인터넷과 SNS 상의 무분별하고 잘못된 정보 등으로 인해 많은 청소년이 약물을 오남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약물 오남용 근절 대책으로 교육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1997년에 내각총리대신을 본부장으로 하는 ‘약물남용대책추진본부’를 설치하여 5년마다 ‘약물남용방지 5개년 전략’을 책정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여 현황, 문제점, 대책을 제시하고 관계부처가 강구해야 할 대책을 명확히 하고 있다. 

‘약물남용방지5개년 전략’에는 청소년의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실시가 큰 목표이다. 예방교육의 충실을 위해 문부과학성은 모든 학교가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을 학교보건계획에 포함하여 연 1회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초‧중‧고등학교는 체육과와 보건체육과를 중심으로 특별활동과 종합적인 학습의 시간 등 다양한 시간을 활용하여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은 학교에 한정되지 않고 가정과 지역사회에도 약물 오남용 예방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강연회, 의존증 예방교실, 거리 캠페인 등을 통해 청소년에게 약물 오남용의 위험성과 유해성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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