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보건복지부]
[사진-명민호 작가 고독사 일러스트, 출처-보건복지부]

[이코리아] 고독사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고독사 고위험군인 5060 남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전국민 캠페인을 실시한다. 

우리나라의 가족구조가 1인 가구 중심으로 변화됨에 따라 가족 돌봄의 기능이 약해졌다. 개인주의 문화의 확산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 등은 사회 구성원 간의 결속이 약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사진-사회관계망 약화지수 , 출처-보건복지부]

2022년 발표한 OECD의 사회관계망 지표는 우리나라 국민이 도움이 필요할 때 정작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걸 숫자로 알게 했다. 우리나라는 OECD 41개 국가 중 사회관계망 지표가 영국(22위)이나 일본(29위)보다 낮은 38위로 나타났다.

이는 고독사의 증가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고독사는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혼자 임종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을 말한다. 

정부는 헌법에 보장된 인간으로서의 존엄의 가치를 보장하기 위해 사회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2022년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최초의 고독사 실태조사도 실시했다. 지난 18일엔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통해 2027년까지 전체 고독자 수를 20%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의 고독사 수는 총 3,378건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 8.8%로 사회적인 경각심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1인 가구 표본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고독사 위험군 수가 약 152.5만 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과에서 눈에 띄는 점은 노년층보다 50∼60대 중장년층, 남성의 고독사가 훨씬 더 많았다는 점이다. 50~60대의 경우, 58.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전체 고독사 사망자 중 남성의 비율이 83.4%로 여성의 5배가 넘었다. 

[사진-보건복지부 고독사 유튜브 갈무리, 출처-복지부]
[사진-보건복지부 고독사 유튜브 갈무리, 출처-복지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실직, 이혼 등 인간관계의 단절, 가사노동 미숙, 건강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 낸 산물이라고 말한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캠페인을 통해 고독사 위험에 가장 취약한 5060 남성을 투영한 ‘최고립’이라는 가상의 캐릭터를 설정하고 그들의 삶을 조명하는 ‘안고독한 고독영상’을 보건복지부 유튜브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킬 예정이다. 

아울러, 고독사의 심각성과 예방의 필요성을 전 세대가 나누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안고독한 릴레이’ 이벤트 ▲한 장의 그림으로 마음을 울리는 명민호 작가의 고독사 일러스트 ▲유품정리사, 장례지도사 등 죽음 관련 직업을 가진 인물들이 출연하여 고독사 주제 퀴즈를 풀어보는‘전화위福’영상 ▲다양한 시각에서 고독사 문제 및 극복법을 이야기해보는 강연 방송‘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등이 보건복지부 공식 SNS 채널을 통해 다채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해외 주요국들도 고독사 해결을 ‘국가적 과제’로 보고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행정적 제도 마련에 그치지 않고 국가적 차원에서 근본적인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연결·교류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고독사는 1983년 일본에서 제일 먼저 등장한 말이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고도경제 성장기의 핵가족과 지역인구 이동 등으로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2007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고령자가 혼자서도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커뮤니티 만들기 추진회의’를 만들어 ‘고독사 제로(zero)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고독사 제로(zero) 프로젝트는 고독사 고위험군을 예방 관리 대상자로 선발해 ‘안심카페’ 등과 같은 공동체 소통 공간을 운영하며, 고독사 예방 상담 전화 설치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2021년에는 총리 직속의 ‘고독·고립 대책 담당실’을 만들었고 고령 1인 가구를 연결해 생전에 ‘하카토모(무덤친구)’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운영을 시작했다. 무덤친구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의 경우, 1인 가구가 같은 처지의 다른 1인 가구들과 함께 죽음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고독사를 방지하게 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의 경우 고독사를 불러오는 근본적인 원인인, 인간의 ‘외로움’을 국가 정책 의제로 다루고 있다.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 담당 장관직’을 신설하고 체육·시민사회부 장관이 겸직토록 했다. 외로움부는 우울증, 고독, 분노 같은 개인의 고독과 고립 문제를 정부와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해결해가겠다는 영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영국 정부는 외로움이라는 문제에 적극 개입하면서, 여러 부처의 협업체계를 형성하고, 외로움을 측정·분류하는 기준을 제정하는 데 힘쓰고 있다. 사회관계망 강화를 위해 생애주기에 따른 외로움을 포착해 고립의 위험이 극대화되는 취약계층을 포용하고 지지할 수 있는 지역사회 건설에 힘을 쏟는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연금수급자를 입양으로 연결하는 Acess Outreach Australia 누리집]
[사진-연금수급자를 입양으로 연결하는 Acess Outreach Australia 누리집]

호주의 ‘Acess Outreach Australia’는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단체다. 이 단체는 ‘독거노인 입양’을 돕고 있다. 단체는 연금 수급자를 입양하여 음식과 담요를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기성세대에게 희망과 존엄성을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웹사이트를 통해 독거노인들에게 호주의 시민들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연결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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