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르트 누리집
= 하르트 누리집

[이코리아] 세계 각국이 ‘꿈의 운송수단’이라 불리는 하이퍼루프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하이퍼루프란 음속을 뜻하는 ‘Hypersonic’과 연결을 뜻하는 ‘loop’를 합친 단어로, 튜브 내부를 진공에 가까운 상태로 만든 뒤 차량을 자기부상으로 띄워 운용한다. 이론적으로는 마찰력과 공기저항 없이 최대 시속 1,200km의 속도를 낼 수 있어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를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이다.

네덜란드 반담에 위치한 유럽 하이퍼루프센터는 28일 유럽에서 가장 긴 하이퍼루프 시험 선로를 공개하며 기술 시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달란드의 하이퍼루프 기업인 하르트 (HARDT) 하이퍼루프가 몇 주 안에 시험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며, 유럽 하이퍼루프는 앞으로 2030년까지 승객을 태우고 5km를 달릴 계획이다. 또 일부 구간은 두 갈래로 만들어져 초고속에서도 선로 변경이 가능한지의 여부를 시험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시험 선로의 건설에는 포스코가 참여하며 눈길을 끈다. 포스코에 따르면 이번 시험노선에는 포스코가 공급한 275t의 튜브용 철강재가 사용되었으며, 앞으로 추가로 건설된 2.7km 구간에 총 2,075t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급된 강재는 일반강 대비 진동 흡수능력이 높아 시속 1,000km 이상으로 운행하는 하이퍼루프의 충격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이 포스코의 설명이다.

중국 역시 하이퍼루프를 차세대 운송수단으로 주목하고 있다. 중국 연구진은 지난해 10월에는 비 진공상태에서 초고속 자기부상 열차를 시속 623km로 주행하는 데 성공했으며, 지난달에는 중국항공우주과학 공업그룹이 2km 규모의 하이퍼루프 시험 선로 ‘T-플라이트’에서 이전의 속도 기록을 뛰어넘는 속도로 하이퍼루프 시험 주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진행된 하이퍼루프 실험 중 나온 가장 빠른 속도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그 밖에도 세계 각국이 하이퍼루프를 연구 중이거나 시범 노선 건설을 검토 중이다. 이탈리아는 최근 하이퍼루프 시범 노선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시작했으며, 인도는 2026년에 하이퍼루프 시험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캐나다의 기업 트랜스포드는 2035년까지 승객 54명이나 화물 10톤을 싣고 운행할 수 있는 300km 노선을 건설할 계획이다.

실패 사례도 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운영하는 ‘버진 하이퍼루프원’은 2020년에는 네바다주에서 실제 승객을 태워 운송하는 등의 성과를 냈으나 결국 지난해 말 실적을 내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국토교통부의 하이퍼튜브 개념도
국토교통부의 하이퍼튜브 개념도

한국은 세계 최초로 하이퍼루프 관련 기술 연구를 시작한 국가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일론 머스크가 2013년 ‘하이퍼루프’의 개념을 제시하기 이전인 2009년부터 '하이퍼튜브'라는 이름으로 관련 기술을 세계 최초로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2020년에는 17분의 1로 축소한 모형 시험에서 시속 1,019km 주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전북도와 국토교통부는 ‘하이퍼튜브 기술개발사업’이라는 이름으로 2025년부터 2030년까지 하이퍼루프 상용화를 위한 8개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새만금 일대에 2km 규모의 시험 운행 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기술개발 시급성과 경제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전북도는 하이퍼튜브가 계획대로 성공하면 서울에서 부산이 20분에 주행이 가능해져 전국이 1일 생활권에 들며, 수도권 인구 집중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사업을 위한 도전을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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