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니 유튜브 갈무리
= 소니 유튜브 갈무리

[이코리아] 3월 출시 예정이던 오픈월드 액션 게임 '라이즈 오브 더 로닌’의 국내 출시가 지난달 우익, 군국주의 논란으로 취소된 가운데, 해외에서 게임 관련 정보가 추가로 공개되며 국내 누리꾼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라이즈 오브 로닌은 ‘닌자 가이덴’, ‘인왕’ 시리즈, ‘와룡: 폴른 다이너스티’를 만든 팀 닌자의 신작으로, 서양 열강의 침략이 시작된 에도 시대 (19세기 말)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게임 속에는 일본 에도 시대에 실존하던 세 진영으로 구 체계를 상징하는 일본 막부 세력과 개혁파인 유신지사 세력, 침략자인 서양 세력이 등장한다.

요시다 쇼인(가운데)과 그 제자들 = 야마구치현 문서관 누리집 (http://archives.pref.yamaguchi.lg.jp/)
요시다 쇼인(가운데)과 그 제자들 = 야마구치현 문서관 누리집 (http://archives.pref.yamaguchi.lg.jp/)

이 중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이끈 일본의 무사이자 사상가였던 ‘요시다 쇼인’이 유신지사 세력의 일원으로 등장한다는 점이 알려지며 국내에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요시다 쇼인은 생전에 한반도를 점령해야 한다는 정한론을 주장했으며, 이토 히로부미 등의 제자를 키워내 일본의 조선 병합의 뿌리가 된 인물이다.

특히 야스다 후미히코 디렉터가 제작 비하인드 영상에서 요시다 쇼인에 대해서 언급하며 “일본에서는 소크라테스에 필적할 인물이다.”라고 언급하는 등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 국내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커졌다. 개발자의 해당 발언으로 게임 속에서도 요시다 쇼인과 그의 사상이 긍정적으로 묘사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후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의 국내 출시를 맡은 SIEK가 개발사 내부사정을 이유로 공식적으로 라이즈 오브 더 로닌의 국내 발매가 취소되었다고 밝히며 라이즈 오브 더 로닌의 국내 발매는 취소되었다.

게임 속에 등장한 이토 히로부미 = 유튜버 'Banden' 갈무리 (https://www.youtube.com/watch?v=ZdP_ExbYjzg)
게임 속에 등장한 이토 히로부미 = 유튜버 'Banden' 갈무리 (https://www.youtube.com/watch?v=ZdP_ExbYjzg)

한편 22일 한국을 제외한 해외에서 예정대로 라이즈 오브 더 로닌이 정식으로 발매되며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게임 속 유신지사 세력으로 요시다 쇼인뿐만 아니라 을사늑약을 체결한 이토 히로부미, 운요호 사건의 주역 구로다 키요타카, 일본 군국주의의 아버지 야마가타 아리토모 등 실존 우익 인물이 대거 게임 속에서 동료로 등장한다는 점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해외 게임 매체와 리뷰어를 통해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플레이어는 게임 진행에 따라 이토 히로부미 등 실존 우익 인들을 동료로 영입할 수 있다.

단순히 요시다 쇼인이 등장한다는 것 만으로 게임 발매를 취소하는 것은 과한 반응이라고 반발하던 일부 게임 이용자들 역시 이토 히로부미가 등장한다는 소식에 발매 취소의 이유를 납득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이용자는 "일단 게임의 스토리를 확인하고 싶어 해외판을 우회로 주문할까 고민했는데, 이토 히로부미가 동료로 등장한다는 소식을 보고 바로 구매를 취소했다."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다른 이용자는 "서양에서 히틀러를 동료로 맞이하는 게임이 나오면 개발 단계에서 취소될텐데, 군국주의 전범들이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라이즈 오브 더 로닌도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매를 금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게임 이용자들은 우익 인물이 대거 등장한다는 점에서 '일본 우익 올스타', '사이버 야스쿠니'라는 멸칭까지 붙이며 개발사를 비판하는 상황이다.

해외 게임매체 역시 라이즈 오브 더 로닌의 한국 발매 취소에 대해 비중있게 보도했다. IGN은 "요시다 쇼인은 19세기 조선과 다른 나라를 정복하여 군사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상한 학자로, 그의 행보는 오늘날 특히 한국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발언이 라이즈 오브 더 로닌의 취소를 둘러싼 일련의 언론 보도를 촉발시켰다."라고 짚었다.

미국의 유명 스포츠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오늘날 한국과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이 지역에서 침략적이고 때로는 매우 잔인한 제국주의를 행했던 역사로 인해 여전히 많은 적대감이 존재한다. 독일과 달리 자국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직시하고 의미 있는 반성을 하지 않으려는 일본의 태도는 과거 피해자들에게 지속적인 고통의 원인이 되고 있다."라며 "일본의 국경 확보를 위해 한국 병합을 주장한 요시다 쇼인을 소크라테스에 비유한 것은 많은 한국인들에게 좋지 않은 반응을 얻었다."라고 상세하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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