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나무 새순: 나물로 이용한다. 자료=국립산림과학원. 출처=들꽃세상.
두릅나무 새순: 나물로 이용한다. 자료=국립산림과학원. 출처=들꽃세상.

 

[이코리아] 한낮에는 제법 따뜻한 날씨가 느껴지는 봄이 찾아왔다. 산에 있는 나무들도, 우리 주변에 있는 나무들도 가지 끝에 물이 오른 꽃눈과 잎눈을 보면 곧 알록달록 봄꽃과 연녹색의 새싹이 돋아날 것만 같다. 봄이 되면 산에서 돋아나는 봄나물이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따뜻한 봄이 되면서 잃어버린 우리들의 입맛을 돋우는 냉이, 달래, 쑥이 생각난다. 대부분의 봄나물은 대부분 땅에서 나오는 풀 종류지만 나뭇가지 끝에서 나오는 귀한 나물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나무가 바로 오늘 소개할 두릅나무이다. 

두릅나무 꽃: 긴 꽃자루에 작은 꽃송이가 모여난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두릅나무 꽃: 긴 꽃자루에 작은 꽃송이가 모여난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두릅나무 잎: 작은 잎이 모여 달리며, 마디마다 긴 가시가 있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두릅나무 잎: 작은 잎이 모여 달리며, 마디마다 긴 가시가 있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두릅나무라는 이름은 향약본초에 ‘지두을호읍(地頭乙戶邑)’으로 기록된 데서, 또는 ‘목두채(木頭菜)’에서 유래된 ‘둘훕’이 변한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두릅나무의 새순은 소나무나 신갈나무처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나무에 비해 매우 크다. 두릅의 순 안에는 잎이 되는 원기가 담겨있는데 두릅나무의 잎은 수십 개의 잎이 깃털처럼 모여 달려 한 장의 잎을 구성할 만큼 매우 크기 때문이다. 봄이 되면 이 겨울눈에서 큰 잎이 되기 위해 연녹색의 작은 나무순이 돋는데 이를 나물로 이용하는 것이다.

두릅은 고급 산채로 나물 중에 으뜸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맛과 향기가 독특하여 봄의 입맛을 돋우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서 먹는 두릅나물은 독특한 풍미 뿐만아니라 아삭한 식감이 매우 매력적이다.

음나무 줄기: 굵은 가시가 돋아 도깨비방망이 같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음나무 줄기: 굵은 가시가 돋아 도깨비방망이 같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음나무 꽃: 가지 끝에 작은 꽃송이가 모여 달린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음나무 꽃: 가지 끝에 작은 꽃송이가 모여 달린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두릅나무와 함께 나무순으로 가치가 높은 음나무가 있다. 음나무라는 이름은 음(잡귀와 병마를 쫓는 의미로 어린아이의 노리개)을 만드는 나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두릅나무와 달리 음나무는 잎이 단풍나무처럼 5-9개로 갈라진 손바닥 모양을 하고 있지만, 음나무의 잎은 단풍나무와는 달리 잎자루가 매우 긴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음나무의 줄기에는 굵은 가시가 돋아나 있어 도깨비방망이 같은 느낌도 든다.

음나무는 오래 사는 나무 중 하나로 노거수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대표적인 나무가 천연기념물 제363호로 지정된 삼척 궁촌리 음나무로 나이가 1,000년이라고 전해진다. 노거수 음나무의 나무껍질은 굵은 가시가 사라지고 두껍고 세로로 깊게 갈라진 나무껍질이 육중한 매력을 뽐내기도 한다. 또한, 음나무의 나무순은 두릅나무보다 향과 맛이 더 강하며 뽀득뽀득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필자는 국립산림과학원에 입사하여 음나무를 처음 맛보았는데 식감과 향미가 너무 매력적이라서 음나무 나무순에 흠뻑 빠진 기억이 있다.

음나무 잎: 손바닥모양의 잎이 긴 잎자루에 달린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음나무 잎: 손바닥모양의 잎이 긴 잎자루에 달린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두릅나무, 음나무와 친척관계에 있는 나무중 하나로 오갈피나무가 있다. 오갈피나무라는 이름은 잎이 5개로 갈라지는 나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필자가 대학교 시절 수목학 시간에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이 기억이 난다. 산에서 5개로 갈라진 식물을 만났을 때 풀이면 그게 바로 산삼이라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난 이후에는 산에서 식물조사를 할 때면 5장의 잎을 가진 식물을 유심히 찾곤 했는데, 늘 만났던 식물은 산삼이 아니라 오갈피나무였다.

오갈피나무도 인삼과 마찬가지로 같은 두릅나무과(Family)에 속하는 식물로 `신농본초경`에도 올라 있는 자양강장 강정제의 약초라고 한다. 또한 이른 봄 나무순을 나물로 이용하기도 하는데, 두릅나무와 음나무에 비해서 쓴맛이 매우 강해 호불호가 있는 나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갈피나무 꽃: 작은 꽃송이가 동그랗게 모여난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오갈피나무 꽃: 작은 꽃송이가 동그랗게 모여난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오갈피나무 잎: 작은 잎 5장이 손바닥처럼 모여 난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오갈피나무 잎: 작은 잎 5장이 손바닥처럼 모여 난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두릅나무, 음나무, 오갈피나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봄나물로도 가치가 높은 소중한 우리나무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가시가 없어 재배가 쉽고 수확량이 높은 ‘청산’과 ‘청순’ 등 다양한 음나무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두릅나무와 음나무의 수확량과 품질 향상을 높이는 재배기술을 개발하여 우리나라 임업인의 소득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가오는 봄 시장과 마트에서 봄의 산뜻함을 가져오는 두릅나무 3형제를 만난다면 고마운 마음을 담아 정성어린 응원을 보내주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임효인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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