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0년 인도한 17만㎥급 부유식 LNG 저장 재기화 설비(FSRU). 사진=HD현대중공업
사진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0년 인도한 17만㎥급 부유식 LNG 저장 재기화 설비(FSRU). 사진=HD현대중공업

[이코리아] 신조선가가 16년 만에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조선주 실적 성장 기대감이 오르고 있다. 이와 더불어 HD현대중공업도 수주 신고가 경신을 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이 폴란드에 투입할 FSRU(재기화 설비)를 일본 선사인 MOL로부터 수주했는데, 3억6380만 달러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HD현대중공업이 FSRU를 수주한 것은 지난 2022년 10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선박 가격은 2022년 미 엑셀러레이트에너지로부터 수주한 선박(3억3700만 달러)보다 2600만 달러 더 높다.

선박에 저장한 액화천연가스를 기화시켜 육상에 공급하는 FSRU는 특수 선종이다. LNG-FSRU는 해상에 떠 있으면서 LNG선이 운반해온 가스를 액체로 저장했다가 필요 시 재기화(再氣化)해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 수요처에 공급하는 설비다.

특히 육상에 건설되었던 LNG 공급기지에 비해 공기가 1년 정도 짧고 건설비는 절반 수준에 불과해, 극심한 에너지 부족으로 단기간에 LNG 공급기지 건설을 원하는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또, 해상에 설치되어 주민들의 님비 현상도 줄일 수 있으며, 자체 동력을 갖추고 있어 국가나 지역의 에너지 수요상황에 따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조선업 호황 기대감 유입에 시장이 반응했다. 실제 이러한 소식에 지난 5일간(8일~12일) HD현대중공업은 3.26%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연초부터 빠른 일감을 확보하는 행보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VLGC, VLAC, VLEC 등 가스선 중심의 일감 확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1월 말 1조5000억 원 규모의 해양플랫폼 상부 구조물까지 수주하면서 바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고유가 기조로 주요 지역에서 다수의 해양 공사 발주 준비가 진행되는 모습이며 연내 추가 수주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기존 주력 수주 선종인 LNG와 컨테이너는 발주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친환경 선박과 대체연료에 대한 관심이 연초 다수의 수주로 연결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6일 발표된 HD현대중공업의 2023년 4분기 잠정실적을 살펴보면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 4131억 원이었으며, 영업이익 1387억 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6%, 524.8% 상승했다. 

영업이익이 급증한 배경으로는 해양 부문 하자보수 충당금이 지목된다. 1954억 원이 환입되면서 실적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중공업에 대해 “매출이 오르면 이익은 곧 따라온다. 현재 인도물량은 2021년 2~3분기 정도의 수주물량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선가는 3년이 지난 2024년 현재까지도 상승 중”이라고 밝혔다. 적어도 2026년까지의 실적은 우상향이 예약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신조선가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조선업의 실적 성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오르고 있다. 선박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조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8일 기준 181.81pt를 기록해 직전 주 대비 0.2% 상승했다. 2008년 이후 최고 수치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대비 상승률은 1.9%를 기록 중이며, 환율을 감안한 원화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5.1% 상승해 달러선가 상승률을 상회 중이다. 

실제 조선업 호황으로 발주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2월 글로벌 신조선 발주는 총 100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6% 늘었다. 올 1~2월 누적 신조선 발주도 7.8%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44%로 지난해 말(38%) 대비 6%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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