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생명

[이코리아] 삼성생명이 연일 신고가를 다시 쓰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열풍과 주주환원 기대감에 더해 압도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는 모양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생명 주가는 전일 대비 2000원(△1.9%) 하락한 10만3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기세가 꺾인 모습이지만, 새해 들어 계속된 상승 랠리를 생각하면 잠시 쉬어간다는 표현이 적합해 보일 정도다.

실제 삼성생명 주가는 보험업종 내에서도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2일 6만8200원에서 11일 10만3100원으로 3만4900원(51.2%)이나 급등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KRX보험 지수 상승률(22.2%)보다 1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삼성생명 주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꼽힌다. 보험주는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히는 만큼,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저PBR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로 이어지면서 수혜를 받은 셈. 

삼성생명은 보험주 중에서도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으로 꼽힌다. 지난 2017년 11월 장중 13만8500원을 기록한 뒤 꾸준히 하락해왔고, 올해 초에는 배당락에 블록딜 여파가 겹치며 주가가 6만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삼성생명의 PBR은 1년 전만 해도 0.32배 수준에 불과했으나,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0.83배까지 상승했다. 

다만, 밸류업 프로그램이 삼성샘영 주가 상승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상장사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강제할 페널티 조항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소식과 함께 저PBR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보험주 전반의 기세가 한풀 꺾였음에도 삼성생명은 여전히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

실제 올해 삼성생명 주가 상승률은 생·손보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삼성생명 다음은 흥국화재(45.8%), 동양생명(43.5%) 등의 순이었으며, 생보업계 경쟁사인 한화생명은 13.6%, 삼성그룹 계열 손보사인 삼성화재는 21.5%의 수익률을 보였다. 

 

1월 2일~3월 11일 보험주 주가 상승률. 자료=한국거래소
1월 2일~3월 11일 보험주 주가 상승률. 자료=한국거래소

삼성생명 주가가 유독 높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금배당을 35~45% 수준으로 유지하는 한편, 자사주 소각 및 PBR·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주주환원 제고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들어 삼성생명 주식을 2801억원 순매수한 상태다.

생보업계 내에서 유일하게 ‘1조 클럽’에 입성할 정도로 안정적인 실적도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19.7% 늘어난 1조89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생보사 중 지난해 순이익이 1조원을 넘는 곳은 삼성생명 뿐이다. 한화생명(8260억원, 1.2%), 교보생명(4890억원, 23%) 등 경쟁사와의 격차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새 회계기준(IFSR17) 도입과 함께 보험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떠오른 CSM(보험계약마진) 또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의 CSM은 12조2000억원으로 전년(10조7000억원) 대비 3조6000억원(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APE(연납화보험료)는 2조6740억원에서 3조1040억원으로 16% 늘어났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비율(K-ICS, 킥스) 또한 지난해 9월말 기준 220.5%로 업계 평균(195.9%)을 상회하고 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실적 변동성을 증대시키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며 강점인 높은 안정성이 부각되는 모습”이라며 “기존과 같은 35%~45% 수준의 현금배당성향 외에는 구체적인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주주환원 확대와 ROE-PBR 개선을 계획하고 있으며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임을 밝혔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업종 내에서 주주환원 확대 능력 및 의지가 모두 가장 크다고 판단한다”라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방안 발표 이후 제시하는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밸류에이션 및 목표주가 상향 여지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속 설계사 기반 국내 최대 신계약 CSM이 지속가능할 것이며, CSM 조정도 경쟁사 대비 변동성 크지 않아 펀더멘털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대체투자 확대로 투자이익 증가에 따른 수익성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어 UFR(장기선도금리) 할인율 조정 등 킥스 비율 하락 요소에도 불구하고 투자이익 증가, 신계약 CSM적립으로 안정적 비율 상승이 예상돼 자본 정책 수립에 있어 제약 요소가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