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코리아]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과열된 투자심리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확산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1일 오후 1시 현재 24시간 전보다 1.22% 내린 6만86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지난 8일 오전 10시30분 7만170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지난 5일 6만9000달러를 돌파한 지 사흘 만으로, 이전 최고가는 2021년 11월 기록한 6만8990달러였다. 

지난 1월말 한때 3만9000달러대까지 떨어진 비트코인은 이후 가파른 상승 랠리를 시작해 현재 6만8000~9000달러대를 오가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로 인해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에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10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ETF’(IBIT)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19만5985개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출시된 이후 2개월 만에 20만개의 비트코인을 매입한 셈이다.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ETF의 자산은 이미 지난달 말 기준 100억 달러를 넘어섰는데, 뉴욕 증시에 상장된 3천여개 이상의 ETF 중 자산이 100억 달러 이상인 펀드는 4%에 불과하다.

여기에 내달 도래할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장기화하자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가 제공하는 투자심리 지표 ‘공포·탐욕 지수’는 11일 현재 ‘극도의 탐욕’에 해당하는 82점을 가리키고 있다. 이 지수는 에 가까울수록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태(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투자수요가 높은 상태(탐욕)를 의미한다. 

반면, 비트코인의 가파른 상승세로 인해 과열된 투자심리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가상자산 운용사인 갤럭시 디지털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블룸버그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비트코인이 신고점에 도달하기 전 5만 달러 중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과도한 레버리지를 계속해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또한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8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전체가 사기와 조작으로 만연해있다”라며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투기성과 변동성이 큰 기초자산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이어 “제대로 된 공시도 없이 디지털 자산을 끌어모으는 중개기관들이 투자자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폭등이 초래할 사회적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행동주의 펀드 ‘퍼싱 스퀘어 캐피탈 매니지먼트’를 이끄는 빌 애크먼 최고경영자(CEO) 또한 9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채굴 증가에 따른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이어져 에너지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물가상승과 달러 가치 하락을 초래해 다시 비트코인 수요를 증가시키게 된다”라며 “이로 인해 채굴이 증가하면서 다시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