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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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카카오 차기 CTO에 정규돈 카카오뱅크 전 CTO가 내정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 수사와 내부 폭로, 내부 갈등으로 지난 1년간 위기에 처했던 카카오가 본격적인 쇄신에 나선 가운데 다시 인사 논란이 터져 나온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4일 진행된 간담회에서 정규돈 카카오뱅크 전 CTO를 카카오의 차기 CTO로 지목했다. 카카오는 정 내정자가 카카오의 서비스와 기술을 잘 이해하고, 제1금융권의 기술 안정성 수준을 구축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내정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규돈 내정자가 이전에 카카오뱅크 ‘먹튀 사태’를 일으켰던 장본인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며 정신아 대표 내정자의 인사는 시작부터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정규돈 내정자는 지난 2021년 카카오뱅크의 상장 직후 보유 중이던 카카오뱅크 주식을 두 차례에 걸쳐 전량 매도해 약 66억 원의 차익을 거두었다. 이에 임원들의 대량 매도로 주가가 하락해 일반 소액주주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는 지적이 나오며 ‘먹튀 사태’로 비판받았다.

지난 2022년에는 카카오 공동대표로 내정되었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카카오뱅크와 같은 해에 벌어진 카카오페이 ‘먹튀 사태’ 논란에 휩싸이며 사퇴하기도 했다.

카카오의 쇄신을 위해 조직된 외부 감시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 역시 정규돈 CTO 내정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아시아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카카오 준신위는 조만간 회의를 열어 ‘스톡옵션 논란’ CTO 내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준법과신뢰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카카오를 포함한 6개 협약 계열사에 카카오 그룹의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개선 방안을 수립할 것을 요청하는 권고안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준신위는 카카오 그룹이 규모의 성장을 이뤘지만, 그에 맞는 사회적 책임을 충분히 이행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 회복' 세 가지 의제와 세부 개선 방안을 권고했다.

준신위는 권고를 발표하며 각 계열사가 3개월 이내에 각 항에 대한 개선 방안을 수립해 위원회에 보고하도록 요청했으나 강력한 쇄신을 요구하는 권고안이 발표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이와 반대되는 윤리적 논란이 떠오른 것이다.

= 크루 유니언 제공
= 크루 유니언 제공

카카오의 노동조합 ‘크루 유니언’ 역시 이번 인사를 문제 삼으며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상황이다. 크루 유니언은 이전부터 각종 리스크로 사퇴한 전임 임원들에 대해 특혜가 제공된다면 쇄신과 신뢰 회복은 불가능하기에 후속 인사조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속해서 주장해 왔다.

크루 유니언 관계자는 6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공교롭게도 이번 인사가 발표된 4일은 크루 유니언이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경영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시점과 맞물린다."라며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조원들은 경영진에게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요소로 ‘회사의 성장보다 경영진 보상만 극대화하는 사익추구(55.2%)’, ‘불투명하고 원칙 없는 회전문 인사(40.5%)’를 뽑았다. 이번 인사의 경우 ‘먹튀 사태’로 대표되는 사익 추구와 ‘회전문 인사’ 모두에 해당하는 경우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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