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DG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 사진=DGB금융그룹
황병우 DG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 사진=DGB금융그룹

[이코리아]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이 향후 3년간 DGB금융그룹을 이끌게 됐다. 

앞서 DG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26일 차기 회장 후보로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DG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는 황 내정자를 비롯해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 등이 거론됐다. DGB금융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전국구로 발돋움하려는 만큼, 시중은행장을 맡아본 경험이 있는 ‘비TK’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았다. 실제 서울 출신인 김 전 사장은 지난 2013년 국민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은 바 있으며, 울산 출신인 권 전 행장도 2020년부터 2년간 우리은행을 이끌었다. 

하지만 3파전 속에서 DGB금융의 차기 리더로 선택된 것은 내부 출신인 황 내정자였다. 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상황에서 조직을 단속하고, 지역기반인 대구·경북에서의 우위를 확고히 지켜나갈 인물로 내부 사정에 정통한 황 내정자를 꼽은 셈이다.

실제 황 내정자는 지난 1998년 대구은행에 입행한 뒤 DGB경영컨설팅센터장, DGB금융 비서실장, DGB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 소장, DGB대구은행장 등을 거친 정통 ‘DGB맨’이다. 또한 황 후보는 1967년생으로 세 후보 중 가장 젊다. 국내 8개 은행지주사 중 50대 회장이 이끄는 곳은 DGB금융 뿐이다. 

회추위는 황 내정자에 대해 “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으며 우수한 경영관리 능력을 겸비했을 뿐만 아니라 시중지주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DGB금융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 황병우 DGB금융 차기 회장 후보, 당면 과제는?

김태오 회장의 뒤를 이어 DGB금융을 이끌게 된 황 내정자 앞에는 산적한 과제가 놓여있다. 무엇보다 DGB금융의 전국구 도약의 출발점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순조롭게 마무리해야 한다. 

대구은행은 이미 지난 7일 금융위원회에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본인가를 신청했다. 정부가 은행권 경쟁촉진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꼽고 있는 밝힌 만큼 긍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불법계자 개설 사태로 인해 지적받은 내부통제 부실문제를 해소해야 할 필요는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주주가 아닌 ‘은행 또는 임직원의 위법행위’와 관련된 문제라면 제재 확정 전이라도 인가심사 진행이 가능하다”며 대구은행의 불법계좌 개설 사태와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심사과정에서 최근 논란과 관련해 내부통제에 대한 검토를 더욱 엄격하게 실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금융위는 “종전 대비 영업범위가 확대되는 점을 감안해 사업계획, 내부통제, 임원의 자격요건 등 경영 관련 세부심사요건 등은 보다 면밀히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둔화되고 있는 DGB금융의 성장세도 차기 회장의 당면 과제로 꼽힌다. DGB금융은 지난 2021년 50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으나, 이후 역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3878억원(전년 대비 3.4% 감소)까지 순이익이 줄어들었다. 

DGB금융의 순익 규모는 BNK금융(6303억원), JB금융(5860억원)에 이어 지방금융 중 가장 작다. 지난해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다른 은행지주사에 비해 선방했다고 볼 수 있지만, 덩치 큰 전국구 은행지주사와 경쟁하려면 성장성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해 은행 의존도를 낮추는 것 또한 숙제다. 만약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에 성공해 전국으로 영업망을 확장한다면, 향후 DGB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DG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중 DGB생명은 지난해 전년 대비 202.4% 증가한 6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선전했지만, 하이투자증권(2억원, △99.5%), DGB캐피탈(599억원, △22.5%) 등은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DGB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감소했다. 

DGB금융이 전국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 비은행 계열사의 강화는 물론 현재 포트폴리오에 없는 손해보험, 저축은행 등의 인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황 내정자는 임원 승진 후 하이투자파트너스, 뉴지스탁 인수 등을 주도하며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제고한 경험이 있다. 

한편 황 내정자는 다음 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DG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3년간 DGB금융을 진두지휘하게 될 황 내정자가 전국구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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