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이코리아]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사 인수에 나서며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타 금융그룹 대비 높은 은행 의존도를 지적받아온 만큼,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해 실적 반등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6일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업 진출을 위해서는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잠재 매물이 검토 가능한 대상”이라며 “최근 언론에 회자되고 있는 증권사도 그중 하나”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이 언급한 증권사는 한국포스증권으로 보인다. 한국포스증권은 한국증권금융이 51.68%의 지분을 보유한 소형 온라인 증권사로 온라인 펀드 플랫폼인 ‘펀드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리테일이 강한 중형급 이상의 증권사 인수를 우선했던 우리금융은 좀처럼 매물을 찾지 못하자, 증권업 라이선스를 먼저 확보한 뒤 우리종합금융과의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방향을 검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이날 인수 대상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라면서도 “해당 증권사는 온라인 펀드 판매 전문회사로 우리금융그룹 자본 비율에 영향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포스증권의 총 자산은 지난 2022년 말 기준 1870억원으로 우리금융(지난해 3분기 기준 486조원)의 0.04%에 불과하다.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는 사업 다각화를 위한 필수 과제다. 4대 금융그룹 중 증권·보험 계열사를 보유하지 않은 곳은 우리금융뿐이다. 다른 금융그룹이 비은행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은행 비중을 낮추는 동안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줄곧 90%를 상회해왔다.

실제 지난해 우리금융 비은행 계열사가 부진에 빠지면서, 그룹 전체 순익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9.9%를 넘어섰다. KB·신한 등 다른 금융그룹의 은행 비중이 60%대임을 고려하면 격차가 크다.

은행에서도 다양한 비이자이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이자이익이 핵심인 만큼, 수익 구조에서 은행 비중이 너무 높으면 금리변동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려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는 것이 필수다. 

비은행 부분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우리금융은 지난해 실적이 하락하며 역성장 국면에 들어선 상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2조51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9.9% 감소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2조8천401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를 약 13% 밑도는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민생금융지원 등 일회성 비용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선제적 비용을 반영하며 위기대응력을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순영업수익은 9조8374억원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자이익은 8조7425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비이자이익은 1조948억원으로 같은 기간 4.7% 감소했다. 

과도한 은행·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지난해 주춤한 실적을 반등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우리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우리금융은 이미 이전부터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다양한 매물을 검토해왔다. 지난해에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결국 가격에서 차이를 좁히지 못해 물러선 바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또한 여러 차례 증권사 인수 의지를 밝혀왔다. 이미 임 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14년,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해 성장 동력을 확보한 경험이 있다. 우리투자증권 인수는 임 회장의 최대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한편 우리금융 관계자는 “작년 한 해 취약 부문에 대한 건전성을 개선하는 한편, ‘우리자산운용·글로벌자산운용 통합’ 등 계열사를 정비하여 그룹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올해는 위험가중자산 관리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도 선택과 집중의 성장전략, 자산관리부문 등 그룹 시너지 강화를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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