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엽수 열매: 표면이 매끈하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칠엽수 열매: 표면이 매끈하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코리아] 올해는 북극 한파가 내려와 춥고 눈이 많은 겨울을 보내고 있다. 겨울의 나무를 구분하는 것은 다른 계절에 비해 매우 어렵다. 나무의 특징인 꽃, 열매를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대부분의 나무들은 겨울에 낙엽이 지기 때문이다. 겨울나무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나무의 껍질, 겨울눈, 잎자루가 떨어진 흔적 등이 전부이다.

이런 겨울에도 큼직한 갈색의 겨울눈, 겨울눈 표면의 끈적끈적한 점액성과 널찍한 잎자루 흔적으로 겨울에도 그 특징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는 대표적인 나무가 바로 오늘 소개할 칠엽수이다.

칠엽수 열매: 속에 밤 모양의 종자가 들어있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칠엽수 열매: 속에 밤 모양의 종자가 들어있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칠엽수는 우리나라가 자생지가 아닌 일본에서 도입된 우리나무이다. 나무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칠엽수라는 이름은 7개의 잎이 모여달리는 특징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손바닥만한 7장의 잎이 모여 달리는 것이 매우 독특하다. 칠엽수의 또 다른 이름은 ‘말밤나무’이다. 영어로 일본의 말밤나무라는 뜻으로 ‘Japanese horse chestnut’라고 부른다.

칠엽수의 열매는 꼭 동그란 밤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외형과는 다르게 독성이 있어 먹으면 안 된다. 그러나 말에게는 약 또는 먹이로 쓸 수 있다는 뜻에서 말밤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칠엽수는 나무가 30m까지 크게 자라고 5~6월에 피는 하얗고 분홍 무늬가 있는 꽃이 기다란 웨딩케이크처럼 피며, 가을에 동그랗고 탁구공만한 열매가 달리는 특징으로 도심의 공원수로 매우 특별함이 있는 매력적인 나무이다.

칠엽수 수형: 하늘로 곧게 뻗는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칠엽수 수형: 하늘로 곧게 뻗는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칠엽수의 겨울눈: 크고 끈적끈적한 점액성이 있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칠엽수의 겨울눈: 크고 끈적끈적한 점액성이 있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칠엽수 잎: 7개의 잎이 손바닥 모양으로 달린다. 출처=들꽃세상ㄹ.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칠엽수 잎: 7개의 잎이 손바닥 모양으로 달린다. 출처=들꽃세상ㄹ.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칠엽수와 마찬가지로 7장의 잎이 모여 나는 특징인 가시칠엽수가 있다. 가시칠엽수라는 이름은 열매에 가시가 달리는 칠엽수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칠엽수의 열매는 반들반들하지만 가시칠엽수는 이름처럼 성게와 같은 뾰족한 가시가 오돌토돌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들에게는 가시칠엽수라는 이름보다는 영어이름인 마로니에라는 이름이 더욱 친숙한 나무이다. 가시칠엽수의 고향은 유럽이다. 특히, 프랑스 샹젤리제 거리의 가로수로 유명해서 우리나라에도 칠엽수를 심은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마로니에공원이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마로니에공원에 심겨진 나무는 마로니에(가시칠엽수)가 아닌 대부분 일본산 칠엽수라고 한다. 비록 모두 마로니에는 아니지만 칠엽수, 가시칠엽수가 주는 푸르른 녹음과 하늘로 뻗은 시원한 나무가 주는 상쾌한 느낌은 도심의 쉼터로서 매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가시칠엽수 열매: 표면이 성게처럼 가시가 돋아있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가시칠엽수 열매: 표면이 성게처럼 가시가 돋아있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가시칠엽수 꽃: 하얀 꽃이 웨딩케이크처럼 달린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가시칠엽수 꽃: 하얀 꽃이 웨딩케이크처럼 달린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칠엽수, 가시칠엽수와 함께 붉은색 꽃이 매력적인 붉은칠엽수가 있다. 칠엽수, 가시칠엽수는 하얀색 꽃이 특징이지만 붉은칠엽수는 새빨간 꽃이 매혹적인 나무이다. 붉은색 꽃색뿐 아니라 얇고 긴 꽃모양은 널찍한 칠엽수의 꽃과는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붉은칠엽수 꽃: 꽃이 진한 붉은색이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붉은칠엽수 꽃: 꽃이 진한 붉은색이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붉은 칠엽수 잎: 잎자루가 붉은색이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붉은 칠엽수 잎: 잎자루가 붉은색이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칠엽수, 가시칠엽수, 붉은칠엽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로수로 가치가 높은 우리나무이다. 비록 이들 나무는 모두 유럽, 미국, 일본에서 들어온 나무지만, 오랜 시간 우리나라의 공원과 길거리를 푸르게 꾸며주는 매력적인 소중한 우리나무이다. 잎이 없는 지금 이 시기에도 끈적끈적한 큰 겨울눈과 잎이 떨어진 흔적으로 특별함을 보여주는 우리나무이다. 추운 겨울 우리나라의 공원과 길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칠엽수 3형제를 만난다면 고마운 마음을 담아 정성 어린 응원을 보내주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임효인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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