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향사랑e음 누리집 갈무리]
[사진-고향사랑e음 누리집 갈무리]

[이코리아] 지난해 처음 시행된 고향사랑 기부제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에 지자체들은 답례품의 품질 향상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고향이나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500만원 한도 내에서 기부하고 세액공제 혜택과 기부액의 30% 이내의 답례품을 받는 제도다. 지방 재정확충,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23년 1월 도입했다.

지난 10일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운영 실적에 따르면 243개 자치단체의 총 모금액이 약 650억2000만원이며 총 기부 건수는 약 52만500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금액 순위는 전라남도 약 143억3000만 원, 경상북도 약 89억9000만 원, 전라북도 84억 7000만 원 순이다.

전남 장성군의 경우, 고향사랑기부제로 농특산물 판로를 확대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장성군은 장성 사과와 대봉 곶감 등 지역특산물을 답례품으로 선정했는데, 답례품이 인기를 끌면서 추가 구매 문의가 이어져 지역농·특산물 홍보효과도 거두고 있다.

수원시는 답례품으로 지역화폐인 수원페이로 돌려받을 수도 있도록 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수원페이를 선택한 기부자는 답례품을 신청한 2811건 가운데 76%였다. 수원시는 “수원페이는 결국 지역 내 상점에 쓰이게 되므로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과가 있는 셈이다.”라고 밝혔다.

대구와 경북에선 백억 원 가까운 기부금이 모여 지역 재정과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동시 김주년 세정과장은 KBS보도를 통해 “인구가 감소하거나 지역 소멸을 예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부 후 받는 답례품을 두고 일부 불만도 나왔다. 인천시 미추홀구는 답례품으로 삼겹살을 선정했는데 지난해 12월 고향사랑기부자에게 비계가 다량 섞인 삼겹살·목살 한돈 세트가 발송되어 논란을 빚었다.

해당 기부자는 “미추홀구에 기부하고 받은 포인트로 답례품을 받았는데 삼겹살 3분의 2는 떼어내고 버렸다”며 “괜찮아 보이는 부분을 위에 올려놓고 포장해놔서 비닐을 벗겼을 때 기분이 더 나빴다”고 토로했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되면서 업체를 비난하는 누리꾼들의 댓글도 줄을 이었다. 결국 삼겹살세트를 발송했던 A업체는 품질을 이유로 올해 미추홀구와 재협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사진- 일본 고향납세 현황조사 결과, 출처-국회입법조사처]
[사진- 일본 고향납세 현황조사 결과, 출처-국회입법조사처]

일본 역시 ‘고향사랑 기부제’와 비슷한 고향납세 제도를 200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고향납세제도는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일본 총무성의 고향납세의 전국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의 누적 고향납세 기부금액은 4조 3,854억 5,000만 엔(약 40조원), 기부건수는 총 2억 1,779만 건이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일본 고향납세제도의 답례품 현황 및 시사점’을 작성한 류영아 입법조사관은 고향납세가 증가한 원인으로 다양한 답례품을 들고 있다. 류 조사관은 일본은 지역 특산물 외에도 체험형 답례품, 해당 지역의 역사・환경 등을 중심으로 지역의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답례품, 지방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활용하여 답례품 등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유빙 보호 지역인 몬베츠시의 경우, 청정지역 해산물 등을 답례품으로 선정했고, 외국인이 많은 도시 지역으로 외국인 강사와 영어체험이 용이한 이즈미사노시는 영어체험 1박 2일권을 답례품으로 선정했다. 

특히, 체험형 답례품은 기부자가 기부지역을 방문・체류・체험하도록 하여 기부지역에서의 소비가 이루어지도록 하면서 지역의 세입 확충, 지역과의 관계 형성, 지역으로의 이주 등을 유도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도심에서 먼 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살려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부모님께 안부 전화(시라누카초)를 해주거나, 빈집 관리 대행 서비스(쓰루가시)를 제공하는 지역도 있다.

우리나라의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이색 답례품도 눈에 띈다. 전라남도가 처음으로 시작한 주택화재 안전꾸러미 설치서비스 답례품이다. 주택화재 안전 꾸러미를 답례품으로 신청하면 소방관이 방문하여 주택안전을 살펴준다. 화재안전시설 3종(소화기, 화재알림경보기, 가스타이머 콕)을 소방관이 직접 방문해 주택의 소방점검과 화재 안전물품의 설치는 물론 안전교육까지 실시해준다.

지자체 별로 설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중이다. 전남 순천시는 오는 29일부터 2월 7일까지 ‘순천 고향사랑기부제 1+1+1’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중 순천시에 10만원 이상 기부하고 답례품 주문까지 완료하면 자동으로 응모된다. 이벤트에 당첨된 기부자는 세액공제 혜택(10만원 전액 세액공제 및 초과분 16.5%공제), 답례품 선택(기부액의 30%)과 더불어 순천사랑상품권 3만원(추첨)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당첨자 발표는 기부일 익일 개별 공지되며 총 50명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26일부터 2월 16일까지 전북자치도에 10만원 이상 기부한 뒤 답례품을 신청하면 자동으로 이벤트에 응모된다. 추첨을 통해 선정된 30명에게는 장수 사과 3㎏을 증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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