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지열에너지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프린스턴 대학교, 출처-프린스턴대학교 X]
[사진-지열에너지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프린스턴 대학교, 출처-프린스턴대학교 X]

[이코리아] 미국 프린스턴 대학은 2046년까지 온실가스 배출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캠퍼스의 냉·난방에 지열을 이용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즈는 23일 프린스턴 대학의 관리자들은 캠퍼스의 냉·난방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로 결정하면서 지열에너지 프로젝트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열 발전은 오랜 기간동안 꾸준한 전력을 얻을 수 있으며, 환경 친화적이다. 그러나, 지열 발전은 시설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 채산성이 떨어지며 화산 지대가 있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기술 발전의 도움으로, 더 넓은 지역에서도 지열을 이용한 난방이 가능하게 되면서,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의 또다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열 발전도 지구 내부에 존재하는 온실 가스를 일부 방출시키긴 하지만, 화석 연료를 사용했을 때의 온실 가스 방출량보다는 훨씬 적다. 

지열에너지를 이용한 냉·난방은 여름에 따뜻한 건물에서 열을 끌어내어 건물을 냉각시키고 지하 깊은 곳에 있는 파이프로 물이 전달된다. 가열된 물은 땅 아래에 저장되었다가 겨울에 그 가열된 물이 배관을 통해 다시 건물로 퍼진다.

프린스턴 대학은 화석 연료를 태우지 않고 건물들을 쾌적한 온도에서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지열에너지를 이용할 계획이다. 

대학 캠퍼스에 지열에너지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은 프린스턴대학교 뿐만 아니다. 코넬 대학과 브라운 대학은  열전도율을 측정하기 위해 캠퍼스에 시험용 지열 시추공을 뚫었다. 컬럼비아 대학은 뉴욕 캠퍼스에 시험용 시추공을 뚫을 수 있는 특별 주광업 허가를 확보했다.

대학의 지열에너지 사용은 실제로 효과를 보고 있다. 인디애나주에 있는 볼 주립대학교는 미국에서 가장 큰 지열에너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대학이다. 부총장인 제임스 W. 로우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에 총 8300만 달러(약 1112억 원)의 비용이 들었으며, 시공 이후 학교의 탄소 발자국이 60% 감소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역시 탄소중립을 선언한 대학들이 있다. 경북대학교는 2021년 전국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대구시·민간건설사와 힘을 합쳐 1500억원 규모의 탄소중립 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며, 2040년부터 경북대 캠퍼스 내에서는 친환경자동차만 운행할 수 있게 된다.

고려대학교는 2022년 6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목표 달성시점은 2045년이다. 탄소저감을 위해 현재 야간 및 주말에는 냉난방 공급을 하지 않는다. 또한 LED조명 전환과 폐기물 감축 등으로 탄소저감 노력을 지속하며 2045년까지 태양광·수소연료전지 시설,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할 예정이다.

하지만 해외 대학에 비하면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국내 대학의 수는  극히 적다. 이유는 재정 문제 때문이다.  사단법인 한국지속가능캠퍼스협회는 “문의해 오는 대학들의 수가 꽤 된다. 대학들의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며 “다만, 학생 수가 적어지고 있고, 특히 지방 대학의 경우, 재정적인 면에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캠퍼스협회 측은 “이에 협회에서 캠퍼스의 온실가스를 진단하고, 원하는 대학에 기업과 협력하여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도 그린 캠퍼스에 역행한다. 환경부는 2011년부터 진행해오던 ‘그린캠퍼스 조성 지원 사업’을 올해부턴 중단한다. 그린캠퍼스 조성 지원 사업은 친환경적인 대학 캠퍼스 조성, 인재 양성, 친환경 문화 확산 등을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그린캠퍼스에 선정된 대학은 사업 운영을 위한 예산과 함께,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된 기술을 지원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녹색생활 실천 유도, 대학 내 친환경시설 보급 확대, 친환경 문화 조성 등 관련 사업을 3년 동안 수행하게 된다. 

사업의 중단으로 2022년도 그린캠퍼스로 선정된 경상국립대학교는 ‘캠퍼스 에너지 관리시스템(CEMS)’ 도입을 중단할 상황이다. 경상국립대학교 관계자는 24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올해 7월부터 진행하기로 계획된 사항이었는데 환경부에서 구두로 사업중단을 전달받아서, CEMS의 도입이 진행될지 중단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극심한 기후변화로 탄소중립이 절실해지는 이때에 그린캠퍼스 사업이 중단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환경부 산하 그린캠퍼스 관계자는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정책적인 판단으로 2023년부로 그린캠퍼스 사업은 2023년까지만 진행되고 올해부턴 종료하게 되었다. 이에 예산도 설정되지 않았다”며 “진행 중인 사업은 6월까지 마감할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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