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스트투자증권 지배구조 변경 내역. 자료=나이스신용평가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배구조 변경 내역. 자료=나이스신용평가

[이코리아] 이베스트투자증권이 LS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LS그룹 편입을 계기로 부진했던 실적이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사업 연관성이 높지 않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이베스트투자증권 대주주를 글로벌앤어소시에이츠 사모펀드(G&A PEF)에서 LS네트웍스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LS네트웍스는 지난 2008년 G&A가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를 위해 335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당시 31.1%에 해당하는 101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이후 다른 출자자들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하면서 LS네트웍스가 지분을 추가로 떠안아 현재 지분율은 98.8%까지 높아졌다.

LS네트웍스는 사실상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소유한 상태였지만,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유한책임투자자였기 때문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자본시장법상 LS그룹 계열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G&A PEF 펀드가 청산되면서 LS네트웍스카 G&A PEF의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분 61.71%를 인수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S네트웍스가 직접적인 지분관계로 연결되면서 LS그룹에 편입됐다. 

대주주 변경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베스트투자증권 주가는 급격하게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3840원이었던 이베스트투자증권 주가는 19일 하루 만에 12%(460원)나 상승했다. 22일 4165원으로 소폭 하락한 아베스트투자증권 증가는 23일 다시 4205원으로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주가 상승 배경에는 LS그룹 편입에 따른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놓여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24억원으로 전년 동기(445억원) 대비 49.7%나 급감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 성장동력이었던 부동산금융 실적이 악화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됐기 때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공여 잔액 또한 2022년 말 2689억원에서 지난해 6월 말 3567억원으로 32.7%나 급증하며 건전성 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게다가 금감원은 지난해 10~12월 이베스트투자증권을 포함한 5개 증권사에 대한 부동산 PF 기획 조사를 실시해 임직원 사익추구 및 증권사 내부통제 취약점 등을 다수 발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적 악화와 내부통제 부실 등의 문제가 겹겹이 겹친 상황에서 LS그룹 편입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실적 반등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기업 계열에 편입된 만큼 기업금융(IB) 부문 역량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 

실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해 LS머트리얼즈 기업공개(IPO) 당시 인수회사로 참여한 바 있다. SK증권이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SK그룹 계열사 IPO 일감을 받으며 IPO 역량을 키웠던 것처럼, 이베스트투자증권도 향후 LS그룹 계열사 IPO에 참여하며 부진했던 IPO 실적을 회복할 수 있다. 

반면, LS그룹 편입이 실적 반등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지난 19일 보고서를 내고 “최근 LS머트리얼즈 상장주관사단에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인수회사로 참여하는 등 LS계열 정식 편입에 따라 계열과의 긴밀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금융회사로써 계열 핵심사업과의 사업적 연관성이 높지 않은 점, 지배구조상의 역할이 낮은 점 등을 고려할 때 회사와 계열과의 신용의존성은 보통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 또한 “최대주주가 LS네트웍스로 변경되고, 지배 구조가 안정화될 경우 경영안정성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이라면서도 “다만, 최대주주가 변경되더라도, 계열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은 반영하기 어려워 단기적으로 즉각적인 신용도 변동은 없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LS네트웍스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신용도 및 자본규모가 비슷해 대주주의 지원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지원주체를 통합적 계열집단으로 보아 LS 그룹 전체로 확대하더라도, LS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LS일렉트릭, LS MnM 등과 이베스트투자증권 간 경제적 연관성 및 사업통합의 정도가 높지 않아 이베스트투자증권이 그룹 내에서 지니는 전략적 중요성도 높지않다고 판단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지원의지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이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자본적정성은 양호한 편이나, 비우호적인 업황이 지속되면서 영업순수익규모가 위축된 가운데 부동산PF 관련 사모사채 부실화 충당금 등에 따른 손실 부담이 내재하고 있다”라며 “계열 편입 이후 사업전략 변화, 계열과의 영업적 시너지 여부, 계열의 재무지원 등 사업 및 재무구조 변화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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