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열린 '5G 28GHz 신규사업자 주파수 할당계획(안) 공개토론회' = 뉴시스
지난해 7월 열린 '5G 28GHz 신규사업자 주파수 할당계획(안) 공개토론회' = 뉴시스

[이코리아] 제4 이통사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 대역 주파수할당을 신청한 3개 법인 세종텔레콤, 마이모바일, 스테이지엑스 등 3개사의 신청 적격 여부 검토절차를 진행한 결과 3개사 모두 ‘적격’으로 판정되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포함한 적격검토반을 구성하여 신청법인의 적격 여부를 검토한 결과 3개 신청법인 모두에 대해 ‘적격’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검토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전파법의 무선국 개설 결격사유 해당 여부, 전기통신사업법의 기간통신사업 등록 결격사유, 해당 여부, 주파수 할당공고 사항 부합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주파수이용계획서 등 신청법인들이 제출한 서류를 검토하였다.

한편 3개사 모두 과거 주파수경매 경험이 없는 만큼, 과기정통부는 향후 설명회를 통해 신청법인이 주파수경매 규칙을 충분히 이해하고 경매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경매는 1월 25일 시작한다.

그렇다면 후보가 된 세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먼저 세종텔레콤은 지난 1992년 설립된 기간통신사로 알뜰폰, 콜렉트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통신 3사를 제외하면 가장 큰 규모의 기간통신사업자로 꼽힌다. 지난 2015년에 추진된 제4 이통사 유치 당시에도 도전했으나 서류 심사 과정에서 재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한 바 있다. 이번 심사에서는 재정적 능력에 대한 심사는 별도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세종텔레콤은 제4 이통사에 도전하며 수익보다 기술 축적을 우선시한다는 입장이다.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간담회에서 “심사를 통과해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게 되면 출혈경쟁은 하지 않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28GHz 대역 특성상 B2C보다는 B2B나 B2G 사업에 집중하겠다.”라며 “(28GHz는)야구장이나 공연장 또는 지자체 사업, 항만, 국방 등에 적합하다.”라고 밝혔다.

마이모바일은 미래모바일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컨소시엄이다. 신규 이통사업자로 승인될 경우 28GHz 대역의 B2B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기간통신사업자의 통신망을 활용해 B2C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마이모바일은 지난달 영국의 글로벌 통신기업 보다폰과 제4이동통신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호주 등에서 서비스 중인 FWA(광대역무선인터넷) 기술을 국내에 적용할 계획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알뜰폰 사업자인 스테이지파이브와 신한투자증권,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세의료원 등과 합작해 만든 법인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이번 신청을 통해 국내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5G 28㎓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이라는 3대 목표를 수립했다. 이용자의 단말기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저가 단말 자체 라인업을 확대하고, 이를 위해 폭스콘 내 모바일 디바이스 제조관련 계열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스테이지엑스는 향후 3년간 총 90개의 핫스팟에 6천여 개 이상의 무선기지국을 구축해 B2B와 B2C 모두를 대상으로 ‘Real 5G 혁신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28GHz 대역이 가진 주파수 특성을 고려해 대학교, 병원, 경기장, 공연장, 공항 등의 유형별 선도기업 단체와의 구축을 우선으로 하며, 충분한 실증 후 확산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 픽사베이
= 픽사베이

한편 일각에서는 28GHz 주파수를 활용하는 제4이통사는 정부가 추진 중인 가계통신비 인하의 방향과는 맞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28GHz 주파수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5G의 주파수는 중저대역인 6GHz 이하의 주파수 FR1과 밀리미터파 주파수인 24GHz 이상의 FR2 두 종류로 나뉜다.

28GHz 등 밀리미터파 주파수는 3.5GHz의 중저대역 보다 대역폭이 넓고 속도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 ‘5G가 LTE보다 20배 빠르다’라고 알려진 점도 28GHz 주파수에 해당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 대신 28GHz는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벽과 건물을 통과할 수 있는 투과성도 떨어진다는 단점이 함께 존재한다. 이 때문에 같은 면적에 통신망을 구축하려면 3.5GHz에 비해 더 많은 기지국과 장비의 설치가 필요하며, B2C 서비스를 위한 전국망 구축보다는 경기장 등 특정 지역에 인파가 몰리는 지역에서의 서비스나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 특정 B2B 분야에서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사업자가 최종적으로 선정되고 나면 28GHz 주파수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추가 주파수를 할당해 제4이통사의 경쟁력 강화를 꾀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8년 통신 3사는 3.5GHz 대역과 28GHz 대역을 함께 할당받았지만, 투자비용이 더 많이 드는 28GHz보다 3.5GHz 투자를 통한 전국망 구축에 집중해 왔다. 28GHz 주파수로 전국망을 구축하려던 미국 역시 해당 계획을 재검토하고 중저대역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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