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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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메탄 배출량 추적에서 산불 감지 등 다양한 기후 솔루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지난해 기후 솔루션 기업을 포함한 많은 산업에서 AI를 도구로 채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메탄은 석유 및 가스 작업에서 누출되는 강력한 지구 온난화 가스다. 지난 2016년 설립된 기후 분석 회사인 카이로스(Kayrros)는 AI를 사용해 위성 데이터를 분석한 다음 매일 전 세계의 메탄 배출량을 추적하고 있다. 

카이로스의 공동 설립자 겸 수석 애널리스트인 앙투안 할프는 "AI로 위성 정보를 채굴하기 전에는 메탄이 어디서 오는지 전혀 몰랐다"며 "우리는 메탄이 나타내는 기후 위험을 이해했다. 그러나 출처에 대한 이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할프는 “이제 그의 팀이 매주 수십 개, 매년 수천 개를 탐지할 수 있는데, 메탄의 경우, AI는 알 수 없었던 것들을 실제로 밝혀낸다"고 말했다. 

카이로스의 AI 기반 데이터는 UN에서 메탄 배출량에 대한 기업의 보고서가 정확한지 확인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다른 정부들도 더 많은 메탄 모니터링을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 환경보호국과 유럽연합(EU)은 최근 새로운 메탄 규제를 통과시켰다.

기후 변화로 인해 산불이 더 빈번하고 강렬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산불은 지구 온난화에 점점 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둔 한 스타트업은 AI를 이용해 산불을 조기 감지한다. AI와 숲의 센서를 사용하여 대형 화재로 번지기 전에 작은 불꽃을 찾는 것이다. 드라이어드(Dryad)의 CEO인 카르스텐 브링크슐테는 AI를 사용하여 유기 물질이 연소될 때 방출되는 특정 가스를 감지하도록 센서를 훈련시킨다. 

그런가하면 태양 전지판에서 전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많은 산업에 코발트, 리튬 및 구리와 같은 엄청난 양의 광물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공급량은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30년까지 리튬 수요는 현재 전 세계 공급량의 5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각국 정부, 연구원 및 기업은 AI를 사용해 핵심 광물을 탐사하고 있다. 호주의 센스오레(SensOre)부터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코볼드 메탈스(KoBold Metals)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기업들은 현재 AI를 사용해 여러 대륙에서 광물을 탐사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 Geological Survey)의 광물 자원 프로그램 코디네이터인 콜린 윌리엄은 NPR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팀이 AI를 사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하여 미국에서 중요한 금속을 채굴할 수 있는 잠재력이 가장 높은 지역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를 사용하는 것이 "극적인 시간 절약"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AI를 사용하여 이 모든 데이터를 선별하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채굴 작업은 수익성 있는 개발 지역을 찾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기 때문에 기업은 AI를 사용하면 광물을 찾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최근 전 세계 각국의 국가온실가스목표(NDC)와 탄소 감축 계획이 기후저지선(1.5℃) 돌파를 막기 위해 부족하다는 진단이 나옴에 따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혁신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은 산업 내 기후정책을 내놓으며 기후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유망 기후테크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대규모 연구개발(R&D)을 추진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기후대응 투자금액은 1조6000억 달러(약 2100조원)에 이른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최근 발표한 ‘수요포럼 포커스-탄소중립을 위한 혁신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 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2030년까지 3,69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은 탄소중립산업법(NZIA)을 통해 청정기술 부문의 핵심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일본의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는 향후 10년간 에너지·산업 부문의 구조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과 실증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1년 말 탄소중립녹색성장 기술혁신전략을 공개하고 국가 차원의 탄소중립・녹색성장 전략 및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89.9조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또 지난해 6월 기후테크 산업 육성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약 14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술혁신 전략 및 기본계획의 후속 작업으로,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 기술 및 임무 중심의 분야별 R&D 전략 로드맵도 수립했다. 

보고서는 “국내 탄소중립 분야별 기술 수준은 대부분 선도국 대비 65~82%로 3년 이상의 기술격차가 존재하며, 국내 역량만으로는 탄소중립 대응에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도국, 개도국을 아우르는 포괄적 국제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선도국 중심의 탄소중립 분야별 기술경쟁 우위 분석을 통한 전략적 기술 협력국 발굴 및 협력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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