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메모리 반도체와 인공지능 프로세서를 하나로 결합해 개발한 HBM-PIM(Processing-in-Memory). 사진=삼성전자
사진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메모리 반도체와 인공지능 프로세서를 하나로 결합해 개발한 HBM-PIM(Processing-in-Memory). 사진=삼성전자

[이코리아] 반도체 시장이 2025년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5일 반도체 전문 리서치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디(D)램 시장은 전년대비 39% 상승한 1,040억 달러로 추정되어 직전 최고치인 2021년 (935억 달러)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D램 장기 상승 사이클이 전망되는 이유는 뭘까. 과거 PC, 스마트 폰 보급화 시기보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가 메모리 생산 업체들의 가격(P)과 출하 Q)를 동시에 상승시킬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HBM 수요가 지난해 대비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근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성장률은 8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성장을 기록하거나 더 빠른 속도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이미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HBM은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5~7배 비싸고 교체 주기는 1~2년 사이로 짧다. HBM 주요 공급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선 D램 실적을 늘릴 좋은 기회인 셈이다. 양사 모두 올해 HBM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50% 성장했는데,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각각 내년엔 2배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HBM 시장에서 한발 앞선 SK하이닉스는 5세대 메모리인 HBM3E 개발에 성공한 뒤 고객사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하는 등 고부가 D램 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 판매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는 한편 초당 최대 1.2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초고성능 HBM3E D램 '샤인볼트'를 지난 10월에 선보이는 등 AI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도체 감산 효과와 AI용 고성능 D램 수요 증가에 따라 올해 4분기에는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D램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내년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 제품군 약진을 기대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5일 보고서를 통해 “내년 D램, 낸드플래시 수요는 전년대비 20%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생산량(bit shipment)은 10%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이 미세공정 전환 및 고부가 스페셜티 D램(HBM, DDR5) 비중확대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7~10% 증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기존 범용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의 전환이 2025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또 “특히 과거 범용 메모리 중심의 매출구조에서 벗어나 HBM, RDIMM, LLM 등 고부가 스페셜티 D램 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어 향후 실적 개선의 파급 효과가 예상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내년 합산 손익 개선 효과는 43조원(전년대비 삼성전자 27조원, SK하이닉스 16조원)으로 추정돼 반도체 업종이 내년 코스피 이익 개선을 주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특히 이번 반도체 상승 사이클은 과거 PC, 스마트 폰 등 B2C 중심의 업 사이클과 달리 AI 시장 확대와 B2C 수요 회복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어 과거와 다른 기울기의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63% 증가한 33조원, 2024년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8조원으로 올해 적자 -8조원에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KB증권은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제시하고 다시 찾아온 반도체 시간에 주목해야 할 시기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쟁사가 독점하고 있던 HBM3 시장에 삼성전자의 진입이 예상된다”면서 “올 연말·연초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고객들로의 HBM3 공급이 본격화되고, HBM3e 양산화를 위한 의미 있는 성과도 이룰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한 HBM의 생산능력(capacity)도 현재 대비 2배 이상 급등하며, 삼성전자의 HBM3를 둘러싼 시장참여자들의 우려가 점차 완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또한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 개선과 가격 상승의 탄력성이 크게 확대되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2023년 4분기 및 2024년 실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 9만원을 유지하며, 업종 톱 픽(top pick)으로 매수 추천을 지속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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