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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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최근 비트코인과 금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이 내년 금리를 내릴 거라는 기대감에 대체자산으로 돈이 쏠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후 12시 50분 기준 전일보다 4.75% 상승한 43768.34 달러에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전일 대비 0.47% 하락한 5994만4000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장중 6,009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2년 만에 최고치로, 이번 달 들어서만 10% 이상 올랐고, 올해로 치면 150% 넘게 뛰었다. 비트코인의 마지막 최고치인 6만9000달러는 2021년 11월에 기록됐다. 

국제 금값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국제 금 선물가격이 아시아 거래일 기준 한때 온스당 2135.3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금 현물가격도 이날 한때 온스당 2110.8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 금값이 오르면서 국내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견인하면서 거래량도 7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5일 한국거래소 금 시장에서는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이 전날보다 1.94% 오른 8만7310원에 마감했다. 장중 8만791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거래소 금 시장이 2014년 3월 24일 거래를 시작한 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뉴욕증시의 경우 지난주 S&P500지수는 2022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다우지수는 지난해 1월 이후 약 23개월 만에 3만6000선을 넘어서면서 연말연시 자산시장이 동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상 금과 비트코인을 주식과는 달리 안전자산이나 대체투자로 보는 시각과는 다른 현상이다. 

앞서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금과 비트코인이 주식과 동반상승한 적이 있다. 당시 각국은 코로나19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과 함께 금리인하 펴면서 유동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재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대세자산도 동반상승하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의 완화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 즉,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도 투자금 유입을 촉발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가 이르면 내년 1월경 미 SEC 승인을 받을 수 있단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내년 4~5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자의 채굴 보상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공급량을 2000만 개 수준으로 제한해 새로운 반등 랠리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번이 4번째 반감기인데, 앞선 세 차례 반감기 때도 모두 큰 상승세를 그렸다. 

2024년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10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업계에서는 지금의 암호화폐 흐름이 새로운 강세의 시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암호화폐 금융 서비스 회사 매트릭스포트(Matrixport)는 지난 주 비트코인이 2024년 4월까지 6만3140달러, 내년 말까지 12만5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레저의 CEO인 파스칼 고티에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과 2025년에 대한 (암호업계) 정서는 매우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2024년에 10만달러 도달은 "어쩌면"이라고 답하면서 가격 예측은 거부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DCX의 인터내셔널 마켓 부사장 비자이 아야르는 "많은 시장 참여자들은 반감기 이후 강세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ETF 소식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방관하기 전에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짚었다. 

아야르는 "비트코인 ​​가격이 비트코인의 상승세인 3만8000달러의 '핵심 수준' 아래로 통합되고 있는데, 이 수준이 무너지면 비트코인은 다음으로 4만5000달러에서 4만8000달러 사이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TF 승인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한 이번 랠리가 규제 당국에 의해 다시 거부될 경우 실패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전했다. 

아야르는 "(SEC의) ETF 전면적 거부는 이번 투자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므로 확실히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금값 역시 심리적 저항선이던 2000달러를 넘기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과 실질금리 사이에 강한 상반관계가 있으며, 연준의 금리인하로 달러 약세가 진행되면 금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시장 투자자들은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6일 발간한 2024년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과 인도의 지속적인 수요 등이 금값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미국 시장조사업체 펀드스트랫은 금값이 온스당 2500달러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귀금속 전략가 조니 테베스는 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말까지 2200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후년 초까지도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금은 앞으로 12개월 동안 계속해서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가격하락의 우려 역시 상존하고 있다. 금은 실물 경제가 활성화되면 낮아질 수 있고, 또 급등한 시세는 조정을 통해 일정 수익률로 수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일부 거대 채굴장과 거래소에 의해 가격이 좌우되는 실정이며 시장의 투명성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의 행보는 투자자들의 관심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판단한다. 세부 데이터는 미비하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앞두고 해외 기관들이 선제적인 기초자산 확보에 나선 만큼 실제 ETF 출시 이후의 추가 자금 유입 강도에 따라 기초자산 가격 등락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금 현물에 투자하는 SPDR Gold Shares(GLD) 출시와 iShares Gold Trust (IAU) 등 후발주자 투입에 따라 ETF AUM이 2배 가량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금 가격 부진을 경험한 바 있다"며 "기초자산의 특성 차이나 ETF의 현물 보유량 확대 등을 감안했을 때, 유통물량 제한에 따라 가격 변동폭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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