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는 지난 3분기 총 11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932억원) 대비 25.8% 늘어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성적표를 받은 것은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95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787억원) 대비 21.2% 증가한 것이다. 누적 기준으로는 2793억원으로 전년 동기(2025억원) 대비 38%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카카오뱅크의 핵심 성장 동력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여신 성장이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분기 말 기준 8조원으로 전분기(5.5조원) 대비 2.5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50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주담대 확대 추세는 기대 이상이다. 시중은행 대비 낮은 대출금리로 고객을 모은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성장에 힘입어 3분기 여신잔액이 전년 동기 대비 9.6조원 늘어난 37.1조원까지 성장했다. 

토스뱅크 또한 3분기 들어 처음으로 흑자 전환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토스뱅크는 올해 3분기 8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10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전분기보다 190억원 증가한 것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2021년 10월 출범 이후 매분기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점차 손실 폭을 줄여온 끝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토스뱅크의 흑자 전환 배경에는 크게 늘어난 이자 이익이 놓여있다. 토스뱅크의 3분기 순이자이익은 3918억원으로 전분기(2438억원) 대비 60.7% 증가해 3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현재 토스뱅크의 예대율(예금 잔액 대비 대출 규모)은 55.6%로 전분기(50.4%) 대비 5.2%포인트 증가했으나, 90%를 상회하는 시중은행이나 70%가 넘는 케이뱅크·카카오뱅크보다 낮은 수준이다. 수신 규모가 여신의 2배가 넘는 상황에서 이자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여신이 꾸준히 확대되면 추가적인 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또한 흑자를 기록했으나 다른 인터넷전문은행과 달리 성장폭이 둔화됐다.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 13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256억원) 대비 48.4% 줄어든 것이다. 

케이뱅크 실적이 감소한 것은 역대급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3분기에만 63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으며, 누적 충당금은 1835억원으로 전년 동기(815억원) 대비 2배가 넘는다.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보다 충당금을 적게 쌓아뒀던 여파가 올해 몰린 셈이다. 

다만 충당금 적립이라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성장세는 꾸준하다. 케이뱅크의 3분기 여신 잔액은 12조810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7700억원) 대비 31% 늘어났으며, 이자이익 또한 같은 기간 14.7% 증가한 1156억원을 기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불안정한 금융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순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우려되는 요소는 남아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무엇보다 대주주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달 15일 에스엠(SM) 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에 개입한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 등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 6명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만약 주가조각 의혹으로 김범수 창업자뿐만 아니라 카카오 법인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자칫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27.17%를 보유한 대주주로, 엄격한 적격성 요건을 적용받고 있다.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형 이상을 받아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10% 이상의 초과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카카오뱅크로서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지배구조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일부 증권사는 카카오뱅크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하나증권은 지난달 9일 카카오뱅크 목표 주가를 3만3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낮추면서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카카오뱅크의 목표가를 하향하는 이유는 지배구조 및 성장성 등에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벌금형 전력이 있어도 금융당국이 경미한 사안으로 판단할 경우 대주주 지위 유지가 가능하지만 그럴 개연성은 낮다”라며 하나증권은 “향후에 대주주 변경이 발생한다고 해도 카카오뱅크의 영업 환경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지배구조 변화 및 매각가 이슈 등이 발생할 경우 현재의 멀티플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토스뱅크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인 만큼, 카카오뱅크는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라는 목표치를 달성해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9월말 기준 28.7%, 케이뱅크는 26.5%로 목표치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토스뱅크는 34.5%로 목표 달성과는 거리가 있다. 연내 목표 달성을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나설 경우, 건전성 지표가 악화할 우려가 있는 만큼 해결이 쉽지 않다. 

최근 금융당국이 상생금융을 강조하며 은행권에 취약차주의 이자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 추세를 장담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3분기 호실적으로 가능성을 입증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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