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2023년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거듭 났다. 역대 기업 중 가장 많은 특허를 등록하고, 5G·6G, AI, 전장 등 미래 기술 선도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미국 외환거래 플랫폼 포렉스닷컴(FOREX.com)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2년에 등록된 특허가 8513개로, 혁신 점수 10점 만점에 9.25점을 받아 전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렉스닷컴의 글로벌시장 전문가 매트 웰러는 "보고서의 조사 결과는 혁신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강조하며, 주요 특허 수는 가전제품 분야에서의 상당한 추진력을 반영한다"면서 "특허 포트폴리오는 단지 양의 척도가 아니라 시장을 뒤흔들고 새로운 산업 표준을 세울 수 있는 삼성전자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포렉스닷컴은 해리티(Harrity)와 시킹알파(Seeking Alpha)의 데이터를 분석해 2022년 미국 등록 특허 수, 최근 12개월 연속 연구개발(R&D) 비용 및 최근 보고된 무형 자산과 같은 요인을 기반으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을 찾아냈다. 

애플은 9.03점과 2313점의 특허로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20303년까지 모든 제품을 탄소중립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신소재, 청정전기, 저탄소 해운에도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위해 정면으로 경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더 많은 특허를 등록했지만, 애플은 R&D에 90억 달러를 더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R&D에 200억 달러를 지출했고, 애플의 총 R&D 비용은 290억 달러였다. 

하지만 총매출대비 R&D 투자규모는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앞섰다. 삼성전자는 총 2050억 달러의 매출 중 9.8%를 R&D에 투자했고, 애플은 3830억 달러의 매출 중 7.6%를 R&D에 사용했다. 

10위권 내 업체들은 대부분 전자 대기업으로, 10개 중 3개의 기업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IBM(8.33점)은 특허 4713건, 연구개발비 60억 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4~5위는 존슨 앤 존슨(8.23점), 토요타(8.22점)가 뒤를 이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나란히 8.12점을 받아 공동 6위였고, 소니(8.07점), 인텔(7.85점), RTX 코퍼레이션(7.58점) 순이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5G·6G, AI, 전장 등 미래 기술 선도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 반도체 부문에서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D램 양산 등 혁신을 지속하고 AI, 오토모티브 등 유망 산업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24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4 스마트폰에 탑재될 새로운 AI 기술로 인해 삼성전자가 글로벌 혁신기업 순위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새로운 기술이 눈앞에 있음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21년 12월 말 기준 전 세계 R&D 투자 상위 2500개의 기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는 우리나라 전체 R&D 투자액의 절반 수준인 49.1%를 차지했다.

반도체 등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대 수준인 R&D 13조8000억 원과 시설 25조3000억 원 투자를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서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향후 20년간 300조원 △향후 10년간 비 수도권에 60조원 △삼성디스플레이 8.6세대 IT용 OLED 생산에 4조원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을 연이어 발표했다. 

올해 3·4분기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10.9%로 사상 첫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글로벌 특허 수는 총 23만9605건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AI 반도체 출시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홍콩서 개최된 인베스터포럼에서 2024년 AI 반도체 전략인 GDP(GAA, DRAM, Packaging)를 공개했다. 이는 기존 D램 대비 전력 효율이 70% 개선되고 대역폭과 전송속도를 높인 온 디바이스 AI에 특화된 D램 양산을 내년부터 시작하는 동시에 3nm GAA 2세대 공정과 첨단 패키징 공정을 사업화한다는 것이다. 

2024년 상반기 전송속도를 개선한 LPDDR5X를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고 대역 폭인 LLW D램 양산 예정인 가운데 2025년 GDDR7을 선보일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5nm 자율주행차용 AI 반도체를 북미 전기차 업체와 협업으로 오토모티브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고, 고성능컴퓨팅(HPC) 분야에서 4nm AI 가속기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HBM 설계, 생산부터 2.5D 첨단 패키징까지 HBM 턴키(일괄 생산체제) 생산이 가능한 유일한 업체로,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사 입장에서는 공급처 다변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 "특히 2024년 2분기부터 본격 양산이 기대되는 HBM3E부터 시장 진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여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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