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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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주말 동안 정부의 행정시스템 ‘새올’과 민원시스템 ‘정부 24’가 마비된 가운데, 복구와 원인 규명이 늦어진 데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24 먹통사태가 정상화되었다고 선언했다. 대책본부는 정부24의 경우 18일 9시에 서비스를 재개한 이후 현재까지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으며, 서비스 재개 후 주민등록발급 등 24만여 건의 민원이 정상적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18일 오후 3시부터 지자체와 현장 점검을 진행한 결과 새올지방행정정보시스템의 점검 결과 역시 양호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장애의 원인에 대해 행안부는 새올지방행정정보시스템에 접속하는 GPKI 인증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18일 새벽에 문제가 생긴 장비를 교체하고 안정화 작업을 거친 뒤 테스트를 거쳐 서비스를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 정부 24 갈무리
= 정부 24 갈무리

<이코리아>는 정상화 선언 뒤 첫 평일인 20일 ‘정부 24’에 접속해 각종 서류 신청을 진행했다.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을 신청했는데 신청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와중에도 페이지 오류가 여러 차례 발생하는 등 일부 불안정한 현상이 남아있었다. 

또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화면 하나 넘어가는데 오류가 여러 차례 뜬다.” “주민등록 정리하고 보조금을 신청해야 하는데 사이트가 너무 느려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라고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서비스가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전산망 마비가 발생했을 당시 정부의 늦장 대응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전산망 마비가 발생한 것은 17일이지만, 정부는 19일이 되어서야 고장 원인을 밝히고 서비스를 정상화했다는 것이다.

카카오 등 개별 기업의 전산망 장애에는 강력하게 대응하던 정부가 정작 국가 전산망 관리에는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카카오톡 먹통사태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과기정통부가 재난안전문자를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지만, 이번에는 평일인 17일 오전부터 전산망 마비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리는 재난문자를 발송하지 않았으며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누리꾼 사이에서는 한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IT 관련 종사자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정부가 그동안 네이버, 카카오 등 IT 기업의 무료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서비스가 언제까지 복구되는지 공시하도록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지만, 정작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 전산망에 오류가 났을 때는 복구 시점이나 원인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정부의 전산망에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것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지난 3월에는 법원 전산망에 두 차례 연달아 서비스 장애가 발생해 재판 일정이 미뤄지는 등 사법행정이 마비되었으며, 6월에는 교육행정 정보 시스템 ‘나이스 (NEIS)’에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일선 학교에서 기말고사를 연기하는 등 혼란이 잇따랐다.

지난해 10월 카카오톡 먹통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전쟁 같은 비상 상황에 카카오톡이 먹통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우려하며 제도를 정비해 재발을 방지하도록 지시했다. 카카오톡 먹통사태 이후 정부가 각종 법안을 발의하고 이용자 보호 대책을 마련해  재발 방지에 주력했던것 처럼, 정부의 전산망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정비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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