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해 국정감사에 출석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부사장. 사진=뉴시스 
사진은 지난 해 국정감사에 출석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부사장.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배달 대행 애플리케이션 시장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이어 올해도 '상생' 문제로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배민은 2020년부터 4년 연속 국감에 출석하고 있다. 올해 국감에선 독과점 지위를 악용해 후발 스타트업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부사장을 증인으로 불러 "배민이 배달앱 시장의 우위를 활용해서 신생 스타트업들이 또 다른 혁신을 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달의 민족은 시장 점유율 67%를 차지해 독과점 논란이 있어왔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배민의 자사의 연매출 정보취합을 전면 금지한 대신 유료 정보사용 조치를 지적하면서 "배민이 '혁신'이 아닌 '착취'로 기업이윤을 창출한다"며 국감장의 단골손님이 된 배민을 질타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점주에게서 얻은 영업정보를 다른 스타트업에 판매해 수익을 내면서 정작 점주에게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해당 데이터의 진짜 주인은 점주지만, 점주들도 배민의 정보를 이용하지 못해 점주들의 데이터 주권도 침해받고 있다"며 "후발 스타트업들의 혁신을 가로막고 점주들에게도 데이터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어 "2019년 배민은 같은 사업을 요기요의 정보를 공짜로 활용해 사업을 시작했다"며 "이제는 스타트업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면서 돈을 버는 장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시 배민과 요기요는 배민의 자영업자 매출 관리 서비스인 '배민장부'의 '무단 정보수집'으로 인해 논란이 있었다. 배민이 배민장부 서비스를 업데이트하면서 자사 앱 매출뿐 아니라 경쟁사 요기요 매출까지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새 기능 이용을 위해선 각 점주가 배민장부에 요기요 매출 사이트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제공해야 했다.

김 의원은 "요기요에서 반발하자 배민은 '업소 매출 정보는 플랫폼이 아닌 점주들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민이 이제 와서 정보 독점을 하는 것은 모순이며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하며 신생 스타트업과의 상생 대책을 요구했다. 

함윤식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스타트업의 생태계 성장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데이터를 연동하고 제공하는데도 비용이 든다. 그런 비용을 받으려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며 검토 후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배민 측은 영세업체나 규모가 작은 회사의 경우 데이터 연동 비용을 감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데이터의 유료 조치와 관련해 사측은 마이데이터 관련법에 의거해서 업체들에게 과금은 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23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사용자의 데이터를 다른 업체들이 크롤링(웹 페이지를 그대로 가져온 뒤 데이터를 추출해 내는 행위)하는 사례가 있어 우려하는 입장이며, 이 경우 우리 시스템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아한형제들 데이터 제공 정책에서 정하는 구축을 통한 데이터 제공과 관련해 API, 당사의 데이터를 이용하고자 하는 자의 회사 규모 및 트래픽 량 등을 감안해 상호협의 하에 제반 비용의 일부를 감경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연내 마련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의 국정감사 출석은 오는 26일 고용노동부 종합 국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배민은 이날 국감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노출 순위를 올릴 수 있는 '깃발 광고' 등을 통해 업주 간 무리한 출혈 경쟁을 유도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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