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508.13)보다 12.37포인트(0.49%) 하락한 2495.76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57.35)보다 18.18포인트(2.12%) 내린 839.17에 거래를를 마쳤다. 사진=뉴시스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508.13)보다 12.37포인트(0.49%) 하락한 2495.76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57.35)보다 18.18포인트(2.12%) 내린 839.17에 거래를를 마쳤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 기간을 앞두고 상장사들의 실적 눈높이가 지속해서 하향 조정되고 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코스피 상장사 174개사 가운데 실적 눈높이가 지난 6월 말보다 내려간 기업은 총 103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 보면 현대미포조선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97.7% 줄어들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뒤이어 롯데케미칼(-75.8%), 한화오션(-68.3%), 콘텐트리중앙(-65.9%), 엔씨소프트(-61.0%),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52.8%), LG이노텍(-43.0%) 등 순이었다. 

현대미포조선의 올해 1~8월 누적 신규수주는 34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 32억 달러 대비 6.0% 증가했다. 또 올해 신규수주가 매출액을 상회함에 따라 8월 말 매출기준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60억8000만 달러 대비 14억1000만 달러 증가한 74억90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는 2024년 예상매출액 4.5조원 대비 약 2.2년치 일감에 해당된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에 대해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공정지연이 발생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일회성 비용이 400억원 가량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조물량 증가에 대응하는 비용은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이나 상당 부분 예정원가에 포함된 상황으로 우려는 크지 않다"며 "연내 BEP 도달 이후 점차 고선가 건조비중이 상승하면서 2024년부터는 가파른 실적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3분기에도 현대미포조선의 흑자전환이 지연되면서 적자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대미포조선의 3분기 실적이 매출액 9353억원, 영업손실 224억원을 기록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인력난 등에 따른 생산차질은 개선되고 있으나 전기 및 전년동기 대비 하락한 환율, 여전히 낮은 건조선가와 제품 믹스 악화 등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주 타결된 임단협 협상도 3분기 실적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4분기에는 흑자전환이 기대되나 의미 있는 실적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C와 대한유화는 지난 6월 말엔 각각 232억원, 1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지난 21일에는 각각 57억원,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지난 8월 말보다 14.6%나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러한 3분기 부진이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내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삼성전자는 D램, 낸드 감산 규모를 2분기 대비 15~25% 확대한 것으로 추정돼 연말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2분기 대비 50% 이상 감소하며 재고 건전화가 예상된다"며 "특히 삼성전자는 4분기부터 뚜렷한 실적 개선 추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4분기 D램, 낸드 가격이 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 상승이 예상되고, △4분기부터 3조원 규모의 누적된 메모리 반도체 재고평가손실 환입이 향후 실적 추정치 상향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에서다. 

김 연구원은 이어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D램, 낸드플래시 감산 확대에 따른 고정비 증가 영향으로 1조8000억 원으로 추정되어 시장 컨센서스(2조6000억 원)를 하회할 전망"이라면서도 "4분기 영업이익은 D램, 낸드 가격이 2년 만에 동시 반등하며 3조100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7월 실물지표로 확인된 중국 경기의 둔화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한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는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수출이 -20% 감소했다.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 하락과  중간재 수입 감소의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중 수출 감소는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다만 중국의 경기 위축 우려 속에서도 8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감소율은 -20%로 전월(-25%)보다 둔화했다. 7월 99억달러로 내려갔던 대중 수출액도 8월 105억달러를 기록해 다시 100억달러대를 회복했다.

한국 수출이 부진할 경우 반도체 등 주요 수출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그간 부진했던 수출이 8월에도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감소율은 전년대비 8.4%로 한 자릿수로 감소폭이 축소됐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잔존한 자동차 이연수요 속 반도체 수요(=물량) 회복은 긍정적"이라며 "선진국과 중동 지역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 관련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반도체 수요 개선 조짐은 긍정적이다. 금년 말 전후 IT 중심 재고 재축적 수요 유입 여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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