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수주현황. 자료=해외건설협회
월별 수주현황. 자료=해외건설협회

[이코리아]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건설 수주에서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1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해외 건설 수주액은 219억3000만 달러(약 29조 2721억 6400만원)로 전년 동기(183억 달러) 대비 19.9% 증가했다. 

1~8월 해외 건설 수주 실적이 2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2018년(204억 달러)이후 처음이다. 월 누계 수주액을 살펴보면 지난 1월 6억6000만 달러, 2월 41억6000만 달러, 3월 61억1000만 달러, 4월 77억7000만 달러, 5월 86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5월까지는 작년 수주액(103억 달러)에 못 미쳤다. 그러나 올해 6월 수주액이 172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20억4000만 달러)보다 43.6% 늘면서 작년보다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후 7월에는 190억 달러, 8월 219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중동지역 수주액이 지난해의 2배 이상 많은 74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지역 수주 비중 역시 33.8%로 여러 지역 중 가장 크다. 

북미·태평양에선 건축 위주로 73억4000만 달러(비중 33.5%)를, 아시아에선 산업설비와 건축을 중심으로 43억 달러(19.6%)를 각각 수주했다. 

공종별로 살펴보면 건축이 21억1000만달러(72.2%), 산업설비가 5억9000만 달러(20.0%), 전기(1.5억 달러, 5.0%) 등의 순이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 6월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ARAMCO)가 발주한 석유화학단지 조성 사업인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로 50억 달러(약 6조6000억 원)의 수주고를 한 번에 올렸다. 

현대건설이 아람코에서 수주한 석유화학단지 공사는 그동안 우리 기업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사업 중 최대 규모이자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2014년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 등에 이은 역대 7위 규모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이 사업 수주 공시를 통해 "동 프로젝트는 당시와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동 수행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체별 8월 월간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미국에서 배터리 공장 및 4건의 HMGMA 자동차 공장 신축공사로 전체의 69.5%에 해당하는 20억 4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2단계 및 사우디 에틸렌 글리콜 생산설비 공사에서 3억2000만 달러(11.0%)를 증액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아르헨티나에서 2억6000만 달러(8.9%) 규모의 염수리튬 상업화 2단계 상공정 신설 사업을 신규 수주했다. 이에 상위 3개사가 26억2000만 달러 수주를 하며 8월 수주액의 89.4%의 비중을 차지했다. 

연간 해외 수주실적은 2020년 이후 매년 300억 달러 이상을 기록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 350억 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1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국내 교육수준 등이 지금보다 낮고 인터넷 등의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지 못했던 과거의 경제성장기에는 정부 주도의 해외건설 수주 정책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으나, 지금은 민간기업의 역량이 최우선시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때문에 선 해외건설 육성책보다는 실제 해외사업을 영위하는 건설사 등 관련 업체들이 개별 기업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 정부가 중점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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