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버들 수형; 빗자루 모양이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양버들 수형; 빗자루 모양이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이코리아] 여름의 시원한 매미소리가 지나가고 저녁으로 ‘귀뚤귀뚤’ 귀뚜라미 소리가 들려오는 가을이 찾아왔다. 아직은 한낮에 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지만, 아침, 저녁으로 청량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는 요즘 한결 시원해졌다는 것이 느껴진다. 바람이 불면 유난히도 나뭇잎이 살랑살랑 나부끼는 나무가 있는데, 바로 오늘 소개할 양버들이다.

 

양버들 줄기; 맹아지가 많이 발달한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양버들 줄기; 맹아지가 많이 발달한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양버들은 서양에서 들어온 버드나무 종류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양버들은 멀리서도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모습을 통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나무 밑부분에 맹아지(웃자란 가지)가 많이 나와서 빗자루 모양으로 하늘을 향해 길쭉하게 뻗은 독특한 나무 모양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논두렁을 따라 많이 심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양버들보다 생장이 빠른 이태리포플러를 심고 있어 만나기 어려운 나무가 되었다.

현사시나무 수형.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현사시나무 수형.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현사시나무 수피; 흰색이며 검은색 피목이 발달한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현사시나무 수피; 흰색이며 검은색 피목이 발달한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하천변이나 논두렁에서 자라는 양버들과 달리 산에 조림하기 위해 개발된 현사시나무가 있다.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임목육종학자로 산림녹화에 공헌한 향산(香山) 현신규 박사가 대한민국의 성공적인 녹화사업을 위해 개발한 나무 중 하나이다. 현사시나무의 자연교잡종은 은사시나무라고 하는데 부모종인 은백양과 수원사시나무에서 나와서 유래된 이름이다. 현사시나무는 부모종의 우수한 형질을 물려받아 생장이 빠르고 적응성이 우수하다. 최근에는 조직배양과 무성증식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어 임목 개량이나 천연물 생산과 같은 산림생명공학 분야의 모델 식물로 활용되고 있다.

 

현사시나무 잎.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현사시나무 잎.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현사시나무 잎자루; 잎자루가 좁고 평평하다.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현사시나무 잎자루; 잎자루가 좁고 평평하다.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양버들, 현사시나무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로 사시나무가 있다. 사시나무 하면 먼저 ‘사시나무 떨 듯하다’라는 표현이 생각난다. 이 말의 뜻은 몸을 몹시 떠는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동물이 아닌 한곳에서 머물러 평생을 살아가는 나무에서 이런 표현이 나왔다니 우리 조상님들의 표현과 감성이 새삼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사시나무는 바람이 불면 다른 나무에 비해 나뭇잎이 많이 떨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비밀은 바로 잎자루에 있다. 사시나무의 잎자루는 보통의 나무들과는 다르게 잎과 맞닿은 부분이 좁고 평평하게 되어 있다. 잎자루의 독특한 구조로 인해 사시나무 잎은 잔잔한 바람에도 쉽게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사시나무는 우리나라 강원도와 경기도 북부 등 백두대간을 따라 분포하기 때문에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권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나무이다.

 

현사시나무 암꽃; 암꽃이 붉은색이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현사시나무 암꽃; 암꽃이 붉은색이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출처=들꽃세상.

 

현사시나무 열매.사진=국립산림과학원. 출처=들꽃세상.
현사시나무 열매.사진=국립산림과학원. 출처=들꽃세상.

 

양버들, 현사시나무, 사시나무는 포플러 종류로 우리나라 산림과 하천변을 푸르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우리나무이다. 생장이 매우 우수하고 삽목(꺾꽂이)으로 대량증식이 가능하여 과거에 국토녹화를 위해 우리 주변에 많이 심었다. 최근에는 산림 생명공학의 모델 식물로, 바이오매스 생산 및 토양정화를 위한 나무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을을 지키고 있는 양버들 3형제를 만난다면 고마운 마음을 담아 정성어린 응원을 보내주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임효인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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