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사란 차런수완 태국 사무차관(대참),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윤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사란 차런수완 태국 사무차관(대참),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윤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새로운 경제 활로를 다지기 위해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로 향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등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출장길에 올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한국 기업인들은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현지 기업 대표들과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열고 산업별로 공동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등을 교환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로 양국 경제인 40여명이 참석한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7700만 명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고, 39세 이하의 젊은 인구 비중이 60%에 달한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다. 자원강국인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인 니켈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 통계청 BPJS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5.31%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GDP는 전년 3.69% 증대에서 가속하면서 2013년 이래 9년 만에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글로벌 산업 전반의 '탈중국' 흐름 속에 자카르타에서 누산타라로 수도 이전 추진으로 거대 인프라 시장까지 열리게 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기회의 땅으로 삼고 있다. 

특히 현대차와 LG, 롯데 등이 그간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하던 사업 등과 연계돼 높은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20년 취임 후 이번이 벌써 인도네시아에 네 번째 방문이다. 중국을 제외한 최대 자동차 시장 미국 다음으로 인도네시아 방문 일정이 가장 많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5월부터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브카시에 있는 델타마스 산업단지에6000만 달러(약 800억원)를 투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스템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델타마스 산단 내 완성차 생산공장을 세우고 지난해 3월부터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연산 15만대 규모이며 향후 25만대 규모로 증설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 들어 7월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3,913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56.5%를 달성하고 전기차 시장 1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 중 처음으로 전기차 아이오닉 5의 현지 생산 및 판매 체계를 갖추고, 출시 1년 만에 전기차 1위 업체에 오른 것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충전 인프라 확장에도 적극 매진하고 있다.

LG그룹은 일찌감치 인도네시아 공략에 나선 기업이다.

LG전자는 지난 1990년 인도네시아에 TV·냉장고·세탁기·에어컨을 만드는 합작 공장으로 처음 진출했다. 현재 LG이노텍·LG CNS·LG화학·LG에너지솔루션까지 진출해 생산 공장만 4개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과 코발트 등 자원이 풍부해,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등이 공급망 협력에 나서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와 지난 2021년 9월부터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 33만㎡ 규모의 부지에 연간 10기가 와트시 규모 배터리셀을 만들 수 있는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완공 시점인 내년 상반기부터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유통, 화학 사업을 잇따라 철수한 중국의 대안으로 인도네시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반텐 지역에 플라스틱 핵심 원료인 나프타 등을 추출하는 핵심 설비인 크래커 공장건설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25년까지 총 5조원(39억 달러) 규모를 인니 크래커 공장건설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인도네시아 석유화학제품 수요의 50%를 담당한다. 향후 인도네시아 공장을 고부가 화학소재 포트폴리오(다양화)를 생산하는 핵심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8년 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해 현재 총 5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3년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 복합쇼핑몰 '롯데쇼핑 에비뉴점'을 열었다.

롯데는 앞서 지난 5일부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함께 오는 8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 in 자카르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16년 시작해 17회째를 맞은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는 롯데의 유통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판로개척이 어려운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다. 

이번 인도네시아 행사에는 롯데지주를 포함해 롯데홈쇼핑,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면세점, 롯데하이마트, 코리아세븐 등 유통 계열사 6곳이 참여한다. 

한편, 한-인니 양국 경제협력을 위해 공급망, 첨단산업, 인프라 분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6일 이 같은 내용의 '한국-인도네시아 경제협력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양국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세안 지역을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의 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가 준비 중인 누산타라 신도시 이전과 관련해 모빌리티 등 디지털 분야와 스마트시티 건설 협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교역액은 1973년 수교 당시 1.85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40배 이상 증가한 260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투자 부분에서 우리나라는 2013년 이후 지난 10년간 평균 19.6% 이상 증가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 최초의 해외 투자 국가로 인연이 깊다. 우리나라는 1968년 인도네시아에 임업투자를 시작했다.

신윤성 산업연구원 박사는 "니켈뿐만 아니라 세계 2위 주석이나 망간, 보크사이트,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공급처로써 인도네시아와의 공급망 협력이 중요시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와는 상호보완적인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경제 네트워크를 고도화해야 하는 시점으로 그 바탕은 공급망 협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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