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이 콤비네이터 누리집
= 와이 콤비네이터 누리집

[이코리아] 대형 디지털 게임 유통 플랫폼 중 하나인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생성 AI가 활용된 게임 판매가 허용될지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 생성 AI가 활용되었다는 이유로 스팀에서 판매가 중단된 게임의 에픽게임즈 판매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화제가 된 게임은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가 제작한 게임 ‘허드 오브 더 스토리 (Heard of the Story)’다. 허드 오브 더 스토리는 중세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챗 GPT를 기반으로 제작된 NPC들이 이용자와 상호작용 하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스팀이 생성 AI가 활용된 게임을 금지하는 과정에서 스팀에서 퇴출당했다. 

= 팀 스위니 트위터 갈무리
= 팀 스위니 트위터 갈무리

지난 3일 게리 탄 와이 콤비네이터 CEO는 SNS를 통해 “스팀을 통한 판매가 중단되어 안타깝다. 게임에 생성 AI 사용 금지는 어리석다.”라고 말하며 스팀의 행보를 비판했는데, 여기에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 “게임을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출시해달라.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사용한다고 게임을 금지하지 않는다.”라고 답변하며 주목받았다.

팀 스위니는 AI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개발자는 AI 생성된 콘텐츠 자체에 대한 저작권을 증명할 수는 없지만, 사람이 대부분 제작한 콘텐츠에 AI 생성물이 일부 포함된 경우라면 전체적으로 게임의 저작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6월부터 스팀은 생성 AI로 제작된 콘텐츠가 포함된 게임의 유통을 제한해왔다. 스팀의 운영사 밸브는 “AI 생성 그림의 법적 소유권은 불분명하다. 게임 내 구성 요소를 생성하기 위해 AI를 학습시킨 데이터에 사용된 모든 IP에 대한 권리를 소유하고 있음을 확실히 확인할 수 없는 한 이러한 AI 생성 콘텐츠가 포함된 게임을 출시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또 밸브는 “AI는 게임에서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기존 저작권을 침해할 수는 없다.”라고 덧붙혔다. 대부분의 생성 AI는 학습에 사용된 모든 데이터를 확인하기 힘들어 이는 사실상 생성 AI가 활용되어 제작된 모든 게임의 스팀 유통을 금지하는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 픽사베이
= 픽사베이

에픽게임즈와 스팀이 신기술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스팀은 가상자산이나 NFT를 발행하거나 교환하는 게임을 스팀에 등록하는 것을 금지했다.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사행성과 소비자 안전 등을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픽게임즈는 스팀과 반대로 NFT,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게임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당시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우리는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약관을 공개하며, 적절한 연령 등급을 받은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환영한다.”라고 밝히며 블록체인 게임의 에픽게임즈 입점을 권장했다. 

에픽게임즈가 생성 AI가 활용된 게임 유통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생성 AI 활용이 금지되기 전에 스팀에서는 생성 AI로 찍어낸 그림을 활용한 질 낮은 퍼즐게임, 또는 유명 캐릭터를 AI를 통해 표절한 게임이 범람한 적 있었는데, 에픽게임즈가 AI를 전면 허용할 경우 이런 사태가 에픽게임즈 스토어 에서도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생성 AI를 둘러싼 저작권 논란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지난 1월에는 이미지 생성 AI 중 가장 유명한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과 ‘미드저니(Midjourney)’의 개발사가 캘리포니아에서 창작자들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했으며, 구글, 오픈 AI 등 AI를 제작하는 빅테크 기업들 역시 잇따라 학습 데이터를 둘러싼 저작권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스팀이 일련의 소송에 대한 미국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인디게임 유통 플랫폼 험블 게임즈 역시 스팀과 마찬가지로 생성 AI가 활용된 게임을 주시하고 있다. 앨런 팻모어 험블 부사장은 5일 게임 디벨로퍼와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생성 AI 활용 게임이 문제가 된 사례는 없지만, 사후 대응보다는 사전 예방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팻모어는 “우리는 AI를 서부 개척 시대와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으며, AI가 무엇을 실현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중이다. 콘텐츠 제작의 관점에서는 많은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해결해야 할 저작권 문제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 게임 개발자가 타인의 데이터를 가져와 자산을 만드는 데 AI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해야 하는 것은 앞으로 게임 유통 계약 프로세스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덧붙혔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