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6개 이상 탑재 가능한 고성능 반도체용 2.5D 패키징 솔루션 ‘H-Cube(Hybrid-Substrate Cube)’.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6개 이상 탑재 가능한 고성능 반도체용 2.5D 패키징 솔루션 ‘H-Cube(Hybrid-Substrate Cube)’. 사진=삼성전자 

[이코리아]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효과에 힘입어 2거래일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8월 1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주가가 7만원 대로 올라섰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전고점인 9만원 선을 넘어설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일 오전 9시 5분 현재 0.28% 상승한 7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일 6.13% 급등한 데 이어 4일에도 0.28% 오르면서 7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8월 1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주가가 7만원 대로 다시 올라섰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AMD로부터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3) 최종 품질 승인이 완료된 것으로 추정되어 4분기부터 HBM3을 공급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HBM은 데이터 전송을 빠르게 해주는 메모리반도체다. HBM 납품 소식에 특히 외국인이 지난 1일 하루만 삼성전자 주식을 2443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를 밀어 올렸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 설계, 생산부터 2.5D 첨단 패키징까지 HBM 턴키(Turn Key, 일괄 생산) 생산체제를 유일하게 구축하고 있다. 이에 향후 2년간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HBM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의 강점이 부각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삼성전자의 HBM 턴키 공급방식은 공급부족 심화의 HBM 시장에서 공급 안정성을 우려하는 고객사들로부터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전고점(9만1000원)을 넘어설지 주목하고 있다. HBM 수요가 급증과 함께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면서 현재로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23년 3분기 및 4분기 실적은 D램 중심으로 개선세를 이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D램 업황이 바닥을 통과 중이고,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도 23년 1분기를 저점으로 개선세로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짧고 강도 높은 다운사이클이 공급 업체들의 감산으로 인해 조기에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경쟁업체들대비 선단 및 차세대 투자를 지속한 만큼 업사이클 진입 이후에 실적이 극대화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놓았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DDR5 및 HBM 관련된 일부 우려도 완화 국면으로 진입해 주가의 발목을 잡는 이슈로부터 자유로워졌다는 판단"이라면서 "아울러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글로벌 유수의 고객사들 수주가 이어지고 있어 비메모리 부문의 경쟁력 및 밸류에이션 리레이팅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4분기부터 삼성전자 주가가 HBM 프리미엄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3 고객사 확보 우려로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이 경쟁사(60%)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며 밸류에이션이 할인된 상태였다"면서 "그러나 삼성전자는 올해 엔비디아, AMD를 HBM3 신규 고객사로 확보하는 동시에 내년 HBM3 고객사가 최대 10개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어 4분기부터 삼성전자 주가는 HBM 프리미엄 구간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KB증권은 2024년 삼성전자 HBM3 공급 점유율을 엔비디아 35%, AMD 85%로 추정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 5세대 제품인 HBM3P에 대해서도 올 4분기 엔비디아, AMD에 샘플 공급이 예상되어 경쟁사와의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축소할 전망"이라며 "특히 삼성전자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들로도 HBM3 신규 공급이 예상되어 2024년 삼성전자 HBM3 고객은 최대 10개사로 올해 대비 +2배 이상 증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삼성전자 주가는 HBM 점유율 확대와 파운드리 실적 개선 전망 등을 동시에 고려할 때 직전 고점인 2021년 1월 11일 9만10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엔비디아 GPU 수요 강세에 따라 HBM 수요 또한 유의미한 비중으로 성장했으나 기존 메인 수요의 반등은 아직 요원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의 8월 데이터를 반영한 결과, 2023년 예상 D램 비트그로스는 +6.4%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비트그로스는 비트(bit)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량 증가율이다. 기존 전망치(+7.0%)대비 소폭 하향된 수치로, 전반적인 전망치가 유지된 가운데 서버 D램의 전망치가 일부 하향됐다. 

김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주요 데이터센터의 자본지출(capex) 집행 규모는 유지 또는 상향조정되고 있으나, 고가의 AI 서버의 비중이 높아지며 전통적인 서버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영향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또 "전통적 수요처의 뚜렷한 개선을 단정짓기엔 아직 다소 이르지만 AI향 투자규모 확대, GPU 및 HBM의 수요 강세는 실적과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상승 모멘텀을 지속 제공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HBM 수요의 초기 강세 이후 본격 메모리 수요 개선이 이어질 경우 업종 상승 모멘텀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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