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입국한 중국인 여행객들이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7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입국한 중국인 여행객들이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수혜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지난 10일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 2017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내 여행사를 통한 한국 단체여행을 사실상 금지했으며,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이를 계기로 한국 단체여행 금지를 공식화했다. 중국이 한국 단체관광을 재개한 것은 3년 7개월 만이다. 

중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수가 싱가포르와 유사한 속도로 늘어난다고 가정할 경우, 중국인 입국자수는 올해 하반기 중 약 220만명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상당폭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본격적인 관광객수 회복효과가 중국 3대 연휴 중 하나인 국경절 연휴(9.29일~10.6일) 기간에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중국인 입국자 수는 올해 4분기 85% 정도까지 회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어 방한 중국인의 소비 규모·구조 등을 고려할 때, “단체관광 재개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증가의 올해 중 GDP 성장률 제고효과는 +0.06%p”로 추정된다며 “ 중국인의 높은 해외여행 수요가 실제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식시장에서는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에 따른 수혜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실제 화장품·면세점 등 중국 관련주들이 최근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의 수혜가 가장 큰 유통업태는 단연 면세점”이라며 호텔신라, 현대백화점 등을 최선호주로 지목했다. 

호텔신라 주가는 중국의 단체관광 허용 발표 직전인 지난 9일 7만4000원에서 25일 8만8500원으로 1만4500원(19.6%) 상승했다, 현대백화점 또한 같은 기간 5만6500원에서 6만7100원으로 1만600원(18.8%) 올랐다. 이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수혜 강도가 가장 강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면세점의 이익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향후 단체관광객 확보를 위해선 단체관광 상품에 자사 면세점을 많이 침투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이 때 중요한 것이 바로 여행사 네트워크이기 때문”이라며 “면세점 3사 중 가장 업력이 길 뿐만 아니라 단체관광 비즈니스를 해본 경험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과거 천편일률적으로 명동 등 서울 강북권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단체관광 코스가 짜였다고 한다면, 다양해진 관광객의 니즈로 단체관광 코스 역시 다양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 강남, 부산 등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현대백화점 등 후발주자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면세점 판매 비중이 높은 화장품도 중국 단체관광 재개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화장품 산업은 면세점 매출이 50% 이상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감에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며 “비중이 큰 중국 여행객의 최선호 상품이 국산 화장품인 만큼, 유커의 귀환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3~4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400명에게 한국 관광 지출 상위 품목을 조사한 결과, 중국인 관광객의 75.8%는 화장품 및 향수 지출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TIGER 화장품 ETF(상장지수펀드)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코스맥스의 경우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 전날인 지난 9일 10만400원에서 25일 14만4500원으로 주가가 4만500원(38.9%)이나 상승했다. 삼성증권은 “코스맥스는 스킨케어, 메이크업, 헤어, 선케어 등 화장품의 모든 것을 생산하는 OEM·ODM 업체”라며 “미국·중국에서도 매출액이 고성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국콜마와 아모레퍼시픽 등 다른 화장품주도 같은 기간 주가가 각각 11.9%(5만1200원→5만7300원), 5.1%(12만1100원→12만7300원)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최근 부진한 실적을 거둔 LG생활건강의 경우 같은 기간 2.2%(43만9500원→44만9000원) 오르며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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