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소재 3㎿ 그린수소 생산시설 전경 모습. 사진=뉴시스 
사진은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소재 3㎿ 그린수소 생산시설 전경 모습.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독일이 보조금 지급과 사용 영역을 확대하는 수소 전략 강화 정책을 이달 안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14일(현지시간) 독일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에 따르면 독일은 수소를 기존 산업용 외에 교통과 난방 등 전 산업으로 확산시키는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독일은 2020년 6월에 국가 수소전략을 발표한 이후 산업, 운송, 에너지 시스템에서 수소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에 대해서는 관련 부처 간 의견이 갈려서 확정하지 못했다. 

빠르면 7월 안에 확정 발표될 내용은 수소 사용을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교통부 의견이 채택될 예정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주 내용은 △2030 년 수전해 설비 목표 5기가와트(GW)에서 10GW로 확대 △2028년까지 수소전용 파이프라인 1800km 이상 확보 △2028년까지 매년 500메가와트(MW) 수전해 설비 국가 입찰 △수소차 충전소 위한 40MW 수전해 설비 펀딩 등이다.

수소의 활용도를 일부 영역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전 산업에 적용하는 방향으로 독일의 정책이 정해지면, 이는 유럽연합(EU) 전체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으로 수소경제에 가장 활발한 투자를 하는 지역은 유럽이다. 

EU 집행위는 지난 2020년 발표한 유럽 수소 전략에서 2030년까지 최소 40GW의 수전해 장치를 설치하고 최대 1000만 톤의 녹색 수소 생산하는 등 수소경제 규모를 2030년까지 1400억 유로(약 198조 원)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소 에너지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목표로 시행되는 EU의 리파워EU(REPowerEU) 계획의 핵심 중 하나이기도 하다. EU는 그린 수소 확보 가속화를 위해 2030년까지 1000만 톤의 녹색 수소를 생산하고 추가로 1000만 톤을 수입할 예정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독일 수소경제 투자 현황과 한-독 협력 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수소경제에 가장 활발한 투자를 하는 유럽에서도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국가는 독일이다. 

친환경 수소경제 전환을 위해 독일 연방 정부는 90억 유로(약 12조7000억 원)를 투자해 5기가와트(GW)의 수소 생산 능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투자금 중 70억 유로(약 9조9000억 원)는 독일 국내 생산시설에 투입되고 20억 유로(약 2조9000억 원)는 해외 수소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데 활용된다.

보고서는 "수소경제는 한 국가의 노력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독일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제 상호 협력을 더욱더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수소 에너지에 관심도가 높은 한국과의 협력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2019년 수소 로드맵이 발표된 이후 수소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특히 수소 에너지가 주로 활용되는 수송, 발전, 산업 분야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친환경 수소경제 전환을 위해 특히 독일과 협력이 기대되는 분야는 수소 모빌리티다. 한·독 양국은 수소 연료전지 분야에 높은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영역을 다양한 운송 수단으로 확대해 나가길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정부와 기업이 합작해 ‘H2 모빌리티 산업 이니셔티브’를 설립하고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80만 대, 수소충전소 1000개소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40년까지 수소차는 290만 대, 수소충전소는 1200기 이상 확충한다는 계획을 수소경제 로드맵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이미 수소차 시장의 선두주자인 한국의 기업들은 유럽 내 수소차 시장 선점을 위해 독일의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 2021년 독일의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을 위해 설립된 H2 모빌리티에 지분을 투자하고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보고서는 이어 "독일과 유럽이 녹색 수소와 같이 친환경 에너지에 집중하는 부분은 우리 입장에서는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이어 "향후 유럽시장에서 탄소 배출량이 많은 에너지로 생산된 제품은 그 경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철강, 시멘트와 같이 에너지 집약산업 제품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은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친환경 저탄소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 유럽, 중동, 호주 등 글로벌 수소 지원 정책 효과에 따른 기업들의 혜택이 시작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주인 플러그 파워(Plug Power)는 호주에서 5MW, 유럽에서 100MW의 PEM 수전해 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가가 바닥 대비 60% 이상 상승했다. 

중동 네옴(NEOM)프로젝트의 알카라인 수전해 설비 공급 업체로 선정된 누세라(Nucera)는 최근 진행된 기업공개(IPO)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해 시가총액이 3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보쉬(Bosch)는 수소차와 수소발전용 파워 트레인을 상용화하는 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투자 규모를 2026년까지 25억 유로(약 3조 5526억원)로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2030년 기준 EU는 2000만톤, 미국은 1000만톤의 그린수소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소 활용과 관련된 산업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데다 정책지원의 효과가 해외기업들에게 나타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전문가, 해외기업들 또는 해외 정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국내업체들의 숫자도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수소차, 수소발전에 특화된 국내 수소관련 산업은 성장할 여력이 확보되는 것"이라며 "수소를 생산하고 운송하는 업스트림에 관련된 국내업체들은 더 높은 투자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산퓨얼셀, SK에코플랜트, 상아프론테크, 일진하이솔루스, 효성첨단소재, 비나텍 등 국내 수소 업체들의 해외에서의 사업 결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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