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영업수익 추이.(단위: 십억원) 자료=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영업수익 추이.(단위: 십억원) 자료=카카오뱅크

[이코리아] 은행주의 부진한 흐름 속에 홀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카카오뱅크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지만, 상승세가 계속되려면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금융플랫폼으로서의 강점을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주가는 8일 오후 1시 현재 전거래일 대비 4.09% 하락한 2만5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연초 은행주 상승세에 힘입어 2월 한때 2만8000원대를 돌파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이후 하락 전환해 지난 4월 28일 2만200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1분기 실적 발표 후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며 반등을 시작해 지난 5일 2만6950원까지 오르며 2만7000원대 회복을 눈앞에 뒀다. 다만 8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기세가 꺾인 모습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3일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668억원) 대비 351억원(52.5%) 증가한 1019억원, 영업이익은 480억원(54.3%) 증가한 136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7년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저금리를 내세운 공격적인 영업으로 기존 대출 수요를 끌어들이며 수익성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특히 지난해 2월 출시한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이 흥행하면서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1년 만에 2조4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주담대 시장에서 카카오뱅크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분기 0.4%에서 올해 1분기 3.7%로 급증했다.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일부 해소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도 강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2일부터 카카오뱅크 1분기 실적 발표 전날인 5월 2일까지 카카오뱅크 주식을 486억원 순매도했으나, 실적발표일인 5월 3일부터 지난 7일까지는 809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또한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 주식을 1076억원 사들이며 매수 행렬에 동참한 반면, 개인투자자는 1861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가도 카카오뱅크의 실적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정욱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주가가 한 주간 6.2% 상승하며 다시 업종 내 초과상승세를 시현 중”이라며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성장성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내 기관과 외국인들의 동반 순매수세가 5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때마침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카카오뱅크 플랫폼 가치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대환대출 서비스 상품이 연말에 주택담보대출로까지 확대될 경우 주담대 시장점유율의 의미있는 개선이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용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또한 카카오뱅크가 ▲차별화된 여수신 성장을 통한 외형성장 ▲대출플랫폼, 광고, 지급결제, 투자 등 신규 서비스 출시를 통한 플랫폼 수익 확대 등으로  전통은행보다 실적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이어 “과거 대비 기대감, 관심도 및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신규 진입 측면에서 부담이 적어졌다”며 “신용카드업 라이선스 취득, 해외 진출 등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며, ‘Mini’(미니)를 통한 미래 고객 선점은 단기 손익 영향은 크기 않지만 향후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출범 당시 기존 은행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웠던 ‘금융플랫폼’으로서의 강점이 아직도 뚜렷하게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플랫폼 수익은 177억원으로 전년 동기(253억원) 대비 76억원(△30%)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2642억원에서 4515억원으로 1873억원(70.9%)나 증가했다. 전체 영업수익(5605억원)에서 플랫폼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7.5%에서 3.2%로 4.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부문의 수익력이 회복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카카오뱅크 플랫폼 수익은 지난해 1분기 253억원에서 4분기 164억원으로 급감했으나, 올해 1분기 17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가량 증가하며 상승 전환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광고사업 본격화로 인해 플랫폼 수익 내 광고 수익 비중이 지난해 3%에서 올해 1분기 13%로 크게 늘어났다. 청소년 전용 금융상품인 카카오뱅크 미니(mini)의 누적 고객 수 및 이용금액도 171만명, 43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12% 증가했다. 미니카드의 티머니 충전서비스 또한 출시 4개월 만에 미니 고객의 35%가 이용할 정도로 활성화되는 추세다. 

건전성에 대한 불안도 카카오뱅크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0.58%로 전년 동기(0.26%)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0.25%에서 0.43%로 0.18%포인트 증가했다. 케이뱅크(0.82%), 토스뱅크(1.32%) 등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의 연체율보다는 낮지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다른 곳보다 낮은 만큼 추가 악화할 여지는 더 큰 셈이다. 

은행주의 부진 속에서도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투자자들의 눈길을 돌리는 데 성공했던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수익 및 건전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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