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021년 자살원인(동기)별 자살현황, 출처-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사진-2021년 자살원인(동기)별 자살현황, 출처-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코리아] 최근 우리나라 20~30대의 자살률이 증가 추세다. 전체 인구의 자살사망률은 2011년을 기점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20~35세의 자살률은 2017년 이후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자살은 20~30대 연령의 사망원인 1위를 지키고 있으며, 30대의 자살률은 십만 명당 27.3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자해 및 자살시도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20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청년이 참여하는 자살예방 캠페인으로 청년의 정신건강 증진과 자살예방을 지원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함께 하는 ‘같생 서포터즈’는 청년의 입장에서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는 자살예방 콘텐츠를 확산하고자 2022년에 출범하였다. 

[출처-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출처-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같생’은 신조어 ‘갓생(God生, 부지런하고 모범이 되는 삶)’을 변형하여 ‘같이 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 2기 서포터즈는 전국 대학생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21개팀, 80명이 선발돼, 10월까지 약 5개월간 활동한다.

‘같생 서포터즈’는 ‘같이 만드는 생명존중 문화, 같이 펼치는 생명존중 캠페인’을 표어로 다양한 자살예방 콘텐츠(카드뉴스, 영상 등)를 SNS를 통해 제작·홍보할 예정이다. 우수 활동팀엔 보건복지부 장관상 등을 수여하며 월별 우수 코넨츠 제작팀에겐 상급도 지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학생으로만 구성된 같생 서포터즈가 ‘청년’의 자살예방에 큰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다. 높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정부는 자살예방기본계획과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자살 연구에서 청년은 주요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같지만 다른 그들, 청년: 성별 자살생각과 자살시도 영향요인의 탐색 연구’ 에 따르면 자살 관련 연구는 주로 노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수행되었으며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고 청년 연령대에서는 주로 대학생이 연구대상이었다. 

청년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 부족은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에도 드러나, 청년층은 대학생으로만 대표될 뿐이었다. 또한 청년을 집단화하지 않고 다양한 조건과 환경(예를 들면 성별, 사회경제적 특성별)에 따라 교차하여 나타나는 다양한 양상을 규명한 연구는 거의 없다.

보고서는 성별에 따라 청년 자살예방 정책을 세분화하고 구체화할 것을 제안한다. 자살생각과 자살시도에 각각 다르게 반응하는 요인들을 면밀히 파악하고, 많은 청년이 국가의 정신건강복지서비스 체계 속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창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청년 자살 문제는 한국 사에서만 나타나는 특성은 아니다. 일본과 미국에서도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20~30대 청년, 특히 여성 자살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일본은 청년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며, 미국에서도 교통사고 등과 같은 비의도적 손상을 제외할 때 청년 사망원인 중 가장 높은 순위는 자살이다. 미국과 일본은 다양한 방식으로 청년층의 자살을 예방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정신질환의 조기 발견 및 조기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직화했다. 사춘기·청년기에서 정신적 문제가 있는 자, 과거 따돌림이나 학대 경험으로 피해를 받은 사람이 적절한 의료 및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구급 의료 기관, 정신 보건 복지 센터 등을 포함한 유관기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대응하고 있다. 

또한,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에 특화된 기관인 ‘히키코모리 지역 지원 센터’를 만들어 분야별 유관기관과 함께 대상자와 가족에 대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신보건복지센터 및 보건소, 사회복지사 등도 은둔형 외톨이 대상자 및 가족에게 상담을 지원한다.

자살이 무직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나 청년 무직자의 직업적 자립 지원도 이루어진다. 후생노동성은 지역 청년 서포트 스테이션과 연계하여 청년 무직자의 직업적 자립을 개별적·지속적·포괄적으로 지원한다. 

청년층이 인터넷이나 SNS상에서 자살을 암시하거나, 자살 수단을 검색하는 경향이 있음을 살펴,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청년층 방문지원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쉽게 적절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인터넷(스마트폰, 휴대전화 포함) 등을 통한 지원 대책 정보의 통합 제공을 강화했다.

미국은 청년을 위한 자살 예방교육을 따로 실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2010년부터 청년층 자살예방을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정신건강서비스법」을 제정하여 법에 근거한 기금으로 카운티 정부들은 대학교 캠퍼스와 같은 청년 대상 교육기관의 교수진, 직원, 학생들에게 자살예방에 대한 교육을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LA 카운티 정신건강국은 2010년부터 자살예방전문팀을 구성하고 이 중 청년 연령층을 전담할 수 있는 교육 전문스탭을 배치했다. 이들은 대학 등의 교육기관 혹은 청년 연령층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지역사회 정신건강기관, 사회단체 등을 대상으로 정신질환의 증상을 보이거나 정신적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초기 대응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는 정신건강초기대응훈련은 물론 QPR, 어시스트(ASIST)와 같은 공인된 자살예방훈련을 제공한다.

[사진-MY3 앱, 출처-앱스토어]
[사진-MY3 앱, 출처-앱스토어]

주 정부는 2013년 「정신건강서비스법」기금을 통하여 MY3 Support Network 라는 자살예방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였다. 이 앱은 스마트폰에 자신의 삶에 위기가 왔을 때 도움을 요청할 만한 가장 중요한 세 사람의 연락처를 등록하게 한다. 그들은 내가 믿을 수 있고, 내가 자살에 대해 과거에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자신에게 자살의 위기가 왔을 때를 대비하여 자신만의 다단계 안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도구를 앱 안에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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