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좌측부터) 정원철 상무, 구자흠 부사장, 강상범 상무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사진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좌측부터) 정원철 상무, 구자흠 부사장, 강상범 상무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코리아] 삼성전자가 일본에 첨단 반도체 거점을 마련하고, 테슬라 등 새로운 수요처를 찾아 나서고 있다. 

1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전자가 약 300억엔(약 2970억원)을 투자해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 반도체 개발 거점을 새로 설립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5년까지 첨단 반도체 디바이스 시제품 라인과 거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니혼게이자이의 보도에 대해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요코하마와 오사카 등에 흩어져 있던 연구개발(R&D) 조직을 디바이스솔루션리서치재팬(DSRJ)이란 이름으로 요코하마에 통합한 바 있다. 다만 니혼게이자이는 새 개발 허브가 기존 조직과는 별개로 세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일본이 반도체 후공정과 비메모리 소재·부품 분야 등에서 강점을 가진 만큼, 삼성전자가 신규 개발한 첨단기술의 검증 차원에서 테스트 팹을 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를 경제안보의 전략 물자로 보고 보조금을 활용해 해외 반도체 업체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가 삼성전자에 지급할 반도체 시설투자 보조금이 100억엔(약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의 경우 일본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일본 정부로부터 공장 건설 비용의 절반인 4760억엔(약 4조 6795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받았다. 또 일본 대기업들의 반도체 연합 라피더스는 홋카이도 치토세 내 공장 건설에 3300억엔(약 3조 2442억원)을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미국에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첨단 반도체와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10일 두 경영진이 별도 미팅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이 회장은 머스크 CEO와 만났다. 

테슬라와 '완전자율주행(FSD) 반도체' 공동 개발을 비롯해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에 대해 교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인 메모리반도체 분야와 앞으로 키우려는 파운드리 분야의 교집합을 확대해서 반도체 전체 역량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18년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이번 회동을 계기로 삼성의 전장용 부품 사업의 영토가 넓어질지도 주목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 전문연구원은 15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삼성전자의 일본 첨단 반도체 거점 신설 이슈는 연구개발 쪽으로 봐야 할 것"이라면서 "삼성은 사업 초기부터 일본의 소재·부품 회사들과 협력 관계였다. 일본의 수출규제 해제 조치로 이런 부분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장용 부품과 자율주행차가 반도체의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 중인데, 시스템반도체가 이 분야에 모두 들어가는 것은 아니며 메모리 반도체가 기본이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비율이 높아지면 메모리 분야의 비율이 줄겠지만 메모리 1위업체인 만큼 메모리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테슬라처럼 자체 반도체 제작에 의욕적인 업체와 파트너 사가 되면 삼성전자로서는 당연히 좋은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 테슬라와의 회동은 상당히 고무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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