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꽃; 새하얗게 핀 풍성한 꽃들이 쌀밥처럼 보인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팝나무 꽃; 새하얗게 핀 풍성한 꽃들이 쌀밥처럼 보인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코리아] 올해의 봄은 너무 짧게만 느껴진다. 봄은 목련, 개나리, 벚나무 등 화사한 색감의 꽃나무가 차례로 피는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올해는 이른 더위 때문인지 짧은 순간에 꽃들이 만발했다 지고 말았다. 아름다운 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는 너무나도 짧게만 느껴져서인지 올해는 유독 아쉬움이 남는다. 봄을 대표하는 나무들이 싱그러운 초록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이때 꽃을 피우는 우리나무가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이팝나무이다.

가로수로 심은 이팝나무.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가로수로 심은 이팝나무.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팝나무는 우리 주변의 가로수로 쉽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우리나무이다. 이팝나무라는 이름은 꽃이 풍성하게 핀 모습이 사발에 수북이 담긴 쌀밥(이밥)처럼 보여 ‘이밥나무’라고 하던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4개의 새하얀 길쭉한 꽃잎을 가진 풍성한 꽃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면 나무 이름처럼 쌀알이 알알이 모여 있는 듯하다. 나무의 과학적인 이름(학명)에서도 Chionanthus 라는 속명을 가지고 있는데, 이 뜻은 Snowflowering(눈꽃 같은 나무)을 의미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풍성한 쌀밥으로, 외국에서는 하얀 눈꽃 같은 나무라는 뜻을 가진 이팝나무는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다가오는 이 시기에 우리 주변을 새하얀 꽃으로 장식해 주는 매력적인 나무이다. 이팝나무는 우리나라 도심의 가로수로는 쉽게 볼 수 있지만, 숲과 산림에서는 보기 드문 나무로 전북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군(천연기념물 제214호) 등 큰 나무는 대부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귀한 나무이기도 하다.

이팝나무 잎; 거꾸로 된 달걀모양이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팝나무 잎; 거꾸로 된 달걀모양이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팝나무 열매; 검은색으로 익는다. 출처=들꽃세상.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팝나무 열매; 검은색으로 익는다. 출처=들꽃세상.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팝나무와 더불어 우리나라 초여름 숲속에서 만날 수 있는 새하얀 나무로 쇠물푸레나무가 있다. 쇠물푸레나무라는 이름은 물푸레나무에 비해 잎이 작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물푸레나무류(Fraxinus 속) 중에서 유일하게 꽃잎을 가진 나무로 이팝나무와 같이 4개의 긴 새하얀 꽃잎이 특징이다. 주로 산의 능선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쇠물푸레나무는 새하얀 꽃이 다발을 이루어 달리는 특성으로 이팝나무와 마찬가지로 풍성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쇠물푸레나무 꽃.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쇠물푸레나무 꽃.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쇠물푸레나무 잎; 7개의 작은 잎이 모인 갓꼴모양이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쇠물푸레나무 잎; 7개의 작은 잎이 모인 갓꼴모양이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팝나무, 쇠물푸레나무와 유사하지만 은은한 향기가 돋보이는 개회나무가 있다. 개회나무라는 이름은 회목나무에 비해 못하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름의 유래와는 달리 새하얀 꽃과 매력적인 향기를 가진 멋진 나무이다. 개회나무는 봄에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서양수수꽃다리(일명 라일락)와 유사한 우리나무이다. 서양수수꽃다리는 봄에 연한 보라색 꽃이 피지만, 개회나무는 봄꽃이 지고 여름이 시작하는 시기에 새하얀 꽃을 피우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서양수수꽃다리는 관목의 형태로 나무의 키가 작지만, 개회나무는 소교목으로 제법 키가 큰 나무로 자라는 특징이 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없지만, 강원도 태백산이나 지리산 계곡에서는 무리지어 자라는 개회나무를 만날 수 있다.

개화나무 꽃; 새하얀 꽃이 다발로 모여 핀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개화나무 꽃; 새하얀 꽃이 다발로 모여 핀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개화나무 꽃; 4장의 꽃잎은 밑 부분이 합쳐져 통 모양을 띤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개화나무 꽃; 4장의 꽃잎은 밑 부분이 합쳐져 통 모양을 띤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개화나무 잎; 끝이 뾰족한 달걀모양이다. 출처=들꽃세상.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개화나무 잎; 끝이 뾰족한 달걀모양이다. 출처=들꽃세상.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팝나무, 쇠물푸레나무, 개회나무는 우리나라 한반도의 초여름을 흰색으로 풍성하게 수놓는 소중한 우리나무이다. 우리 생활권의 가로수로 자리 잡은 이팝나무와 더불어, 풍성한 매력을 가진 쇠물푸레나무, 개회나무를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권의 정원이나 공원에서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주변과 초여름 숲속을 지키고 있는 이팝나무 3형제를 만난다면 고마운 마음을 담아 정성어린 응원을 보내주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임효인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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