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적십자위원회 누리집
= 국제적십자위원회 누리집

[이코리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게임 이용자들에게 전시국제법을 홍보하기 위해 슈팅 게임을 현실의 전시국제법에 따라 플레이하는 캠페인 '규칙에 따른 플레이 (Play by the Rules)'를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은 전쟁 규칙에 대한 지식을 전파하고, 인도주의 활동의 중립적이고 공평하며 독립적인 특성을 더 많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전 세계 지지자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적십자는 트위치 게임 방송인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PUBG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콜오브듀티, 레인보우 식스 시즈,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 등의 FPS 게임을 적십자가 설정한 규칙에 따라 플레이하는 방송을 트위치에서 진행했다. 또 게임 이용자들이 포트나이트에서 전시국제법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모드를 제작해 배포 중이다.

= 국제적십자위원회 누리집
= 국제적십자위원회 누리집

적십자는 전시국제법에 따라 네 가지 규칙을 설정했다. △전투 불능 상태가 된 적군 확인사살 하지 않기 (전쟁 포로 보호) △정당한 이유 없이 민간인 NPC 공격하지 않기 △병원, 학교 등의 민간 기반 시설 공격 금지 및 전투 시 피해 최소화하기 △치료 수단이 있는 경우 부상자는 아군과 적군 가리지 않고 치료하기 등이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매일 사람들은 소파에서 분쟁 지역을 배경으로 한 게임을 플레이한다. 하지만 지금은 무력 충돌이 그 어느 때보다 만연해 있다. 그 영향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이 분쟁은 게임이 아닌, 생명을 파괴하고 지역 사회를 황폐화시키는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실제 전쟁 규칙에 따라 FPS를 플레이하며 전쟁에도 규칙이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라고 캠페인의 취지를 밝혔다.

적십자사의 게임 프로젝트 책임자 크리스티앙 루페르는 “우리는 플레이어가 1인칭 슈팅 게임을 경험하는 방식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게임의 재미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제네바 협약의 중요성과 현실적 의미에 대해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 스팀 상점 페이지 갈무리
= 스팀 상점 페이지 갈무리

국제적십자위원회는 2017년에도 게임을 활용해 홍보활동을 벌였다. 당시 적십자는 보헤미아 인터렉티브의 밀리터리 슈팅 게임 ‘아르마 3’와 협력해 ‘전쟁의 법 (Laws of War)’이라는 DLC를 출시했다. 해당 DLC에서는 게이머들이 군인 대신 인도주의 활동가의 역할을 맡아 민간인을 구조하고, 지뢰를 제거하고, 종군기자와 대화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보헤미아 인터렉티브는 해당 DLC를 통해 약 17만 달러를 모금했으며, 전액을 적십자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게임 매체 유로게이머는 이번 캠페인에 대해 보도하며 “전 세계적으로 약 100여회의 무력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전시국제법에 대한 더 큰 존중이 무력 분쟁 중에 최소한의 인간성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비디오 게임은 전쟁 중 군인이 허용되는 행동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오늘날 무력 충돌 시 전투원의 행동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수단에서 활동중인 적십자 = 국제적십자위원회 누리집
수단에서 활동중인 적십자 = 국제적십자위원회 누리집

비판적인 의견도 있다. 한 누리꾼은 "게이머가 전쟁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었는가? 적십자사는 현실의 전쟁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게임은 현실과 동떨어진 허구의 작품에 불과하다. 이것은 한심한 접근이다."라고 말했다.

기술 매체 바이스 마더보드는 “적십자의 의도는 숭고하고 국제기구가 비디오 게임의 문화적 힘을 인정하는 것은 좋지만, 이번 ‘규칙에 따른 플레이’ 캠페인은 다소 무성의하게 느껴진다.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 군인을 참수하는 영상이 텔레그램에서 유포되는 상황에서 게이머들에게 FPS를 플레이하는 방식이 실제 전장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기괴한 느낌이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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