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인텔 공식 트위터 갈무리
출처=인텔 공식 트위터 갈무리

[이코리아] 미국의 인텔과 세계 최대의 모바일 반도체 설계 기업인 영국의 암(ARM)이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을 놓고 동맹을 선언했다. 

인텔은 12일(현지시간) 공식성명을 통해 ARM이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와 협력해 인텔의 18A(1.8나노미터급) 미래 공정을 활용, 모바일 기기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협력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모바일 기기용 시스템 반도체를 시작으로 자동차, 사물인터넷, 데이터센터, 항공·우주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다년간에 걸쳐 협업할 것이라고 전했다. 

성명에 따르면 2024년 말에 대량 생산을 시작할 예정인 인텔의 18A 제조 노드에서 암 칩을 제조하는 것을 돕기 위한 '저전력 시스템 온 칩(SoC)을 구축할 수 있는 다세대 협업'을 포함하지만, 회사의 파운드리 사업에 언제 사용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ARM은 반도체 설계에서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2020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로의 매각 논의가 이뤄졌으나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ARM의 최대 주주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인데, 조만간 ARM을 나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인텔의 파운드리 서비스는 삼성과 대만 TSMC의 반도체 제조에 의존해온 애플과 엔비디아 같은 고객사를 영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운드리 업체들은 공정 개발 진행 상황에서도 앞을 다투고 있다. 현재 양산에 들어간 공정을 기준으로 가장 앞선 기술은 3나노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을 시작했으며 이어 TSMC가 같은 해 12월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 기반 공정 기술 혁신을 지속해,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SMC의 경우 2025년 2나노 공정 방식을 개발해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을 발표하면서 2024년부터 2나노, 2025년에 1.8나노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파운드리 10위권 밖인 인텔이 전 세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시장의 90%가 넘는 점유율을 가진 ARM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파운드리 1, 2위인 TSMC나 삼성전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 전문연구원은 13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만약 인텔이 지금 계획대로 1.8나노 제품을 생산해낸다면 파운드리 경쟁이 심각해지는 거다. 주문기업 입장에서는 전력이나 속도 면에서 4나노나 3나노보다 1.8나노가 높으니까 그쪽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인텔이 1.8나노를 아직 상용화하지 않았기에 당장의 경쟁은 아니다. 인텔은 아직 자사 10나노 제품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또 삼성전자나 TSMC도 ARM베이스라 인텔이 ARM의 독점기술을 쓰는 게 아니다. 이걸 가지고 당장의 지각변동이라 보긴 어렵고 누가 먼저 실질적으로 생산하느냐의 차이다. 삼성전자나 TSMC는 예정된 2025년보다 더 빨리 2나노 이하의 제품을 양산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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