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서명 퍼포먼스를 마친 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과 박수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서명 퍼포먼스를 마친 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과 박수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현대자동차그룹이 1994년 현대차 아산공장을 기공한지 29년 만에 국내에 완성차 제조공장을 건설한다. 이번 공장은 국내 최초로 신설하는 전기자동차 전용 공장이다. 

12일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사에 따르면 11일 오후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윤석열 대통령 등 정부 관계자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그룹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아의 고객 맞춤형 목적기반차량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국내 첫 전기차 전용공장이 될 화성 공장은 현대차그룹이 지난 1994년 현대차 아산공장 기공 이후 29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에 세우는 완성차 공장이다. 

기아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은 현대차그룹이 29년 만에 국내에 건설하는 완성차 제조 공장으로, 국내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 하반기부터 연간 15만대 이상을 양산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약 3만 평에 달하는 부지에 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신설 공장에서는 고객 맞춤형 전기차가 생산될 예정이다. 중형 사이즈 PBV(목적 기반 차량)인 SW(프로젝트명)는 다양한 종류의 차체를 결합할 수 있어 딜리버리(Delivery), 차량호출(Car Hailing), 기업 간 거래(B2B) 등 각종 비즈니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진행된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 축사에서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자동차산업이 혁명적 전환에 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세제지원 등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탄소중립 가속화로 전기차 보급률이 급격히 상승하고 초고속데이터 전송과 인공지능(AI), 자율주행을 비롯한 모빌리티 혁명이 일어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현대차그룹이 세계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정부도 원팀으로 뛰겠다"고 말했다. 

또 판교의 소프트웨어와 화성의 전기차, 용인·평택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등 경기 남부 지역이 세계 최고의 첨단 산업 거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과 같이 수도권에 위치한 자동차 공장은 시설 투자에 대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는데, 향후 이 같은 규제가 해소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정부는 자동차 생태계를 미래차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해 올해 상반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국내 전기차 시설투자 등에 대한 세제지원도 확대키로 했다. 현대차그룹도 정부 정책에 발맞춰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 151만대(수출 92만대)로 확대하고,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64만대로 계획하는 등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판매 톱3를 목표로 잡았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국내 전기차 연구개발, 생산, 인프라 등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EV9, 2024년 아이오닉 7을 출시하는 등 2030년까지 총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또 이를 위해 2030년 전기차 생산량 목표치도 올려 잡았다. 현대차그룹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기존 323만 대에서 364만 대로 12.7%, 내수 생산량은 144만 대에 151만 대로 4.8%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번 대규모 전기차 분야 투자로 국내 전기차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미래 자동차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 역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내 전기차 생산-연구개발-인프라-연관산업 등의 선순환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시장조사기관 EV 볼륨스닷컴에 지난해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판매량은 55% 증가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약 13%인 1000여만대로 집계됐다. 

유럽의 많은 자동차 회사들도 최근 전동화 전략에 대한 투자를 발표했다.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2033년부터 유럽에서만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항구 한국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지금 기아에 이어 현대차도 연내 울산공장 내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착공한다. 양산 예정시점은 2025년인데, 29년 만의 국내 완성차공장 건설은 해외공장을 계속 짓는 것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개편 및 새로운 생태계 조성, 계속되는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이 완성차 업계의 큰 이슈이다. 결과적으로 공급망 문제는 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또 빠른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이 되어야 한다"며 "아직까지 외국계 완성차 업계는 전동화 전략과 관련 특별한 계획이 없다. 이러한 큰 그림은 현대·기아차니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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