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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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커피찌꺼기가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아 커피찌꺼기의 재활용화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그러나 모든 커피숍의 커피찌꺼기가 순환자원으로 인정된 것은 아니다. <이코리아>는 순환자원 인정제도는 무엇이며, 영국과 스위스는 커피찌꺼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커피를 내리면 남게 되는 커피 찌꺼기가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15만 톤씩 버려지고 있다. 커피를 추출하는 데 사용되는 커피콩은 단 0.2%뿐이고 나머지 99.8%인 커피 찌꺼기는 적은 양은 생활폐기물로, 1일 300kg 이상은 사업장폐기물로 분류돼 버려지게 된다. 

생활폐기물이 된 커피 찌꺼기는 매립하거나 소각하여 처리하고 있는데, 1톤을 소각하면 탄소 338kg이 배출돼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커피찌꺼기가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재활용 방안에 대해 다양한 방법이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폐기물로 지정된 커피찌꺼기를 활용하기엔 어려운 점이 많았다. 

스타벅스는 14일 환경부 소속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자사에서 나오는 커피찌꺼기에 대해 순환자원을 인정받아, 인정 기간인 3년간 약 11,400톤의 커피찌꺼기가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서 인정받게 되었다.

‘순환자원 인정 제도’란 자원순환기본법에 근거하여 폐기물 중 환경적으로 유해하지 않고 거래가 가능한지 등의 기준을 충족하면 순환자원으로 인정함으로써, 폐기물 관리 규제 적용 대신 적극적인 재활용 촉진 대상이 되게 하는 제도이다.

현행 법규상 커피숍에 원두를 공급하는 차량은 커피찌꺼기를 수거할 수 없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폐기물은 허가받은 지정 차량을 제외하고는 수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피찌꺼기가 순환자원으로 인정되면 폐기물에서 제외되면 폐기물 수집 및 운반을 위한 전용차량이 아닌 일반 차량으로도 운반할 수 있게 되어 커피찌꺼기의 재활용도 더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커피찌꺼기를 활용한 기술은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었다. 커피찌꺼기를 활용한 기수은 비료나 방향제 제작 뿐 아니라, 연료전지나, 반도체 폐수 필터까지 다양하다.

포이엔은 커피박 수거와 재활용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버려졌던 커피박을 수거해 생명을 불어넣어 커피박을 이용해 연료전지를 만들고, 조명 하우징(전등을 감싸는 플라스틱) 등을 생산한다. 커피박 연료는 기름 성분이 함유돼 발열량이 높기에, 화력이 뛰어나지만, 불꽃은 적게 튀어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해 반도체 폐수도 정화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의 이민욱 박사 연구팀과 동국대학교 화학과 김영관 교수 연구팀 공동으로 개발한 ‘구리이온 제거용 나노복합필터’가 그것이다.

[사진-커피찌꺼기가 들어간 나노복합필터의 활용, 출처-한국과학기술연구원]
[사진-커피찌꺼기가 들어간 나노복합필터의 활용, 출처-한국과학기술연구원]

커피 찌꺼기의 표면은 다공성 구조일 뿐 아니라, 음전하를 띠고 있는 다양한 기능기들로 구성되어 있어 중금속을 흡착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커피 찌꺼기를 물에 푸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쓰고 난 커피 찌꺼기를 다시 수거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구리이온 제거용 나노복합필터’는 커피 찌꺼기를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함께 복합화해, 초기농도 100μM(마이크로몰라)의 폐수에서 4시간 안에 90% 이상의 중금속 제거 효율을 달성하여 음용수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다. 캡슐 커피 1개(약 5g)으로 약 10L의 폐수를 정화할 수 있는 나노복합필터를 제조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커피찌꺼기를 바이오에너지로 활용 중이다. 기름을 15% 이상 함유한 커피찌꺼기를 정제하면 바이오연료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바이오연료는 곡물이나 식물, 축산폐기물 등으로 이뤄져 화석연료보다 이산화탄소를 30분의 1 가량 적게 배출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재생에너지 관련 통계를 작성할 때 바이오에너지원에 커피찌꺼기가 포함된다. 유럽연합(EU) 또한 바이오 원료에 기반한 액체바이오연료를 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해, 커피찌꺼기 또한 재생에너지원 범주에 포함된다.

영국은 냉·난방 부문 내 재생에너지 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RHI)를 시행하여 바이오에너지 사업을 활성화 하고 있다. 영국의 바이오에너지 생산기업 '바이오빈'은 런던에서 배출되는 커피찌꺼기 20만톤 중 25%인 5만톤으로 바이오 디젤, 에탄올, 펠렛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커피찌꺼기는 친환경소재 숯인 '바이오빈 커피 로그스(bio-beam Coffee Logs)'라는 이름으로 가정용으로 판매된다.

스위스는 폐기물 관련 법규의 규제 강도가 강하고 폐기를 처리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높다. 스위스 정부는 커피찌꺼기 수거시스템을 주도적으로 운영하며, 우체국을 이용하는 등 2600개 이상의 수거 거점을 마련했다.

커피 제조업체인 네슬레는 커피찌꺼기의 매립량을 줄이기 위해 펠렛형태로 제조한 바이오에너지로 활용하고 있다. 네슬레 그룹 내에는 에너지 생산공장, 원료 공급을 위한 수거부서, 에너지 기술을 연구하는 부서를 별도로 두고 '제로 에너지 공장'을 목표로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한다.

스타벅스처럼 큰 사업체가 아닌 작은 동네 커피숍은 커피찌꺼기를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일까?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성과부 조석연 부장은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현행법상 순환자원의 인증이 없으면 폐기물로 취급된다.”며 “다만, 내년에 시행되는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에 따라 고시에 지정되면 신청이 없이도 사업장 단위가 아니라 폐기물 단위로 지정이 되므로 소량이라도 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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