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호 가덕도신공항 건립추진단장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가덕도신공항을 육상·해상에 걸쳐 매립식 공법으로 건설, 2029년 12월까지 개항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지호 가덕도신공항 건립추진단장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가덕도신공항을 육상·해상에 걸쳐 매립식 공법으로 건설, 2029년 12월까지 개항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부산에 짓는 가덕도 신공항의 조기 개항이 확정됐다. 당초 예정인 2035년 6월보다 5년6개월 앞당겨진 오는 2029년 12월 개항한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용역 중간 보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건설공법·공항 배치·로드맵 등을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국제공항으로서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여 사업비, 사업기간 단축 효과 등을 검토한 결과 사전타당성 조사결과와 동일하게 매립식 공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매립·부체·잔교식 공법 모두 기술적으로는 공항건설이 가능하나, 부체식은 공법실증연구, 부체식 해상활주로에 대한 국제기준 정립등 사전절차 준비기간이 장기간 소요되며, 잔교식 공법은 공사비가 과다하게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립식은 필연적으로 환경문제를 수반하게 된다. 경실련,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들은 앞서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의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보고서와 관련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대량의 발파·매립 작업으로 4대강 준설량의 84%, 남산 3배 규모 발파, 수심 25m 매립 등 대규모 환경파괴가 예상된다"면서 "이는 단일 발파 물량 국내 최대 규모며, 보고서에서도 어쩔 수 없이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초대형 건설사업"이라고 언급하고 있는 사항"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또 사전타당성조사 당시 전부 해상을 매립하는 안을 선정했으나, 공사기간 단축을 주안점으로 고려해 육상과 해상에 걸쳐 공항시설을 배치하는 안을 선정했다.

여객터미널의 경우 육상에 짓고, 활주로는 육상과 해상을 거쳐 건설한다.

특히 국토부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최에 맞춰 가덕도신공항을 안전하게 개항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라며 사업기간 단축을 위해 조기 보상을 통한 공사 착수시기 단축과 육해상 공항 배치를 통한 해상 매립량 감축, 부지조성공사 통합발주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존 2035년 예정이던 개항 시점을 2029년 12월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측은 "공사 기간을 당기더라도 사업비는 기존 예상됐던 약 13조원 규모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9월 국제박람회기구 사무국에 제출한 2030부산엑스포 유치계획서에 "2030년 개항을 목표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 시 보상을 위한 사업인정이 가능하게 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연내 개정을 추진 중이다.

부지 조성공사를 설계·시공 일괄 입찰하는 단일공구 통합발주(턴키) 방식으로 하면 공사 기간이 29개월 단축될 수 있다.

국토부는 2029년 12월 개항을 적시하고 대규모 사업량으로 통합발주하면 민간 기업이 효율적인 대규모 장비 투입, 신기술·신공법 적용 등을 통해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역사는 사업 지연을 방지하고자 전문사업관리조직(가칭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을 신설하고 종합사업관리(PgM)를 설계 단계부터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안했다.

박지홍 국토부 가덕도신공항 건립추진단장은 "조기개항을 위해서는 기획재정부, 국방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 및 부산시 등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사업기간 단축뿐 아니라 신공항의 안전과 품질을 확보하고 지역개발과 조화된 사업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공기 단축을 위한 조기 보상이 이뤄지려면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하는데, 여야 이견이 없는 만큼 관련법이 무난히 통과될 전망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은 2030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부산을 비롯한 남부권 주민들과 함께 크게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최종적인 경제성·환경성 평가 결과를 기본계획 용역을 마치는 올해 8월 말 공개할 예정이다.

공항배치 선정결과. 자료=국토교통부
공항배치 선정결과. 자료=국토교통부

일각에선 국가 중요기반 시설 건립인데 매립식의 안전성과 더불어 무리하게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매립식은 해면을 매립하여 공항용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현존하는 세계의 해변공항의 대부분은 이 방식에 의해 건조되고 있다. 일본의 하네다 국제공항과 간사이 국제공항,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등이 매립식이다. 

매립식으로 지은 간사이 국제공항의 경우 수심 20m 해저의 연약 지반에 조성된 공항 부지가 자꾸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립 공사 후 6년 동안 무려 11m 나 가라앉았는데, 이것은 원래 설계 단계에서 50년 걸려 침하할 거라고 예상한 값보다도 큰 것이다. 게다가 균일하게 가라앉지 않아서, 이쪽은 높고 저쪽은 낮은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는 연약 지반에서 일어나는 부등침하 현상 때문이다.

부등침하(不等沈下)란 건축물의 기초가 장소에 따라 침하량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침하가 발생하는 지상에 있는 건축물은 기울어지거나 벽에 균열이 발생하게 된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4월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계획' 검토보고서에 "매립식으로 지을 경우 부등침하 우려가 높다"고 명시했다. 또 향후 여객량이 늘어날 경우 공항을 확장할 수 있는 여유부지가 없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국토부 관계자는 매립식으로 지을 가덕도 공항과 관련 "전문가들과 추가적으로 연구·검토한 결과 20년 뒤 부등침하량이 국제기준 허용치보다 작아 항공기 운항 안전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며 "가덕수로 여유고(선박의 가장 윗단과 항공기 간 거리)도 100미터 이상 확보되어 해양수산부가 제시한 여유고를 충족한다"고 밝혔다.

김주형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반연구본부장은 15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간사이 공항과 가덕도 공항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오히려 싱가포르의 창이공항이나 홍콩의 첵랍콕 공항과 지반조건이 유사하다"며 "간사이의 경우 연약지층이 200~300미터에 달하며, 지반조건 상 가덕도의 상황이 훨씬 낫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명한 건, 바다를 매립하면 연약지반이라 침하는 원안이나 변경된 안이나 발생은 똑같다. 부등침하의 우려를 얼마나 최소화할 것이냐가 포커스인데, 연약지반처리와 관련해 우리나라 자체 기술적으로 축적된 노하우도 있고 어려움은 없다. 가덕도의 연약지반은 충분히 개량 가능할 것으로 보며, 국토부에서도 이런 기술력을 전제로 발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반연구본부장은 또 "일본 하네다 국제공항의 경우 4번째 활주로를 41개월로 공기를 단축했다. 그만큼 비용도 많이 들었지만 해상공항의 비용 대비 편익(BC) 분석값이 높았다고 일본 정부 측이 분석했기 때문"이라면서 "가덕도의 경우 엑스포 유치와 관련 지역경제 활성화 면에서 편익이 괜찮다면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더라도 빨리 공항을 완공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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