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현대자동차 인도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출처=현대자동차 인도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리아] 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 진출 후 처음으로 현지에서 자동차 공장 인수를 추진한다. 

로이터 통신은 13일(현지시간) 현대차 인도법인이 제너럴모터스(GM)의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 공장 인수와 관련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주요 거래 조건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성명에서 "최종 계약은 '관련 정부 당국과 인수와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의 규제 승인'을 포함한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요계약조건(Term-Sheet)에는 GM 탈레가온 공장이 위치한 땅과 건물 및 제조를 위한 특정 기계, 장비의 인수 제안 등을 포함한다. 

GM은 수년간의 판매 감소로 인해 2017년 인도에서 자동차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노동자들과의 법적 투쟁과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에 있는 공장의 구매자를 찾지 못하는 등의 여러 요인으로 인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로이터통신은 "인도는 그동안 일본 스즈키자동차의 독주를 깨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서방 자동차업체들에게 험지로, 한국의 현대차를 합치면 약 6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다"면서 "GM과 마찬가지로 포드 자동차도 인도에서 영업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앞서 GM은 지난 2019년 탈레가온 공장을 중국 스포츠유틸리티차 SUV 업체인 창청자동차(长城汽车)와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뉴델리의 베이징발 투자에 대한 정밀 조사가 강화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규제 승인을 얻지 못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지난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한 현대차가 인도에서 외국 기업 공장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지난 1998년에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제1공장을, 2008년에 2공장을 세웠다. 현재 두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약 76만대다. 

이번 인수로 현대차는 2028년까지 6대의 전기차를 인도에 출시할 계획인 상황에서 생산능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공장을 갖게 됐다.

현대차가 이번 계약을 마무리 지으면 인도 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 대수는 산술적으로 90만대 안팎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인도에서 80만7067대를 판매했다. 이는 2021년(68만 6616대) 대비 17.5%나 성장한 수치다. 

한편,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신규 판매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하겠다는 강력한 전기차 육성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어서 향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달성요구 △대도시의 극심한 대기오염 △원유수입 증가 △경상수지 적자 등의 과제해결을 위해 내연기관 차량생산을 대폭 감소하고 전면적인 전기차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으며 시행 중이다. 

이미 테슬라, 토요타 자동차와 같은 주요 전기차 업체들이 인도에 제조시설 설립을 검토하고 있으며 닛산의 경우도 자사의 전기차 모델인 리프를 인도에 들여오려고 검토 중이다.

인도 승용차 업계 1위인 마루티스즈키도 구자라트에서 자사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2년 세계 자동차 생산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생산된 자동차 대수는 545만6000대로, 전년 대비 24.1% 급증했다. 인도는 내수판매를 기반으로 일본을 제치고 국가별 자동차 내수순위에서는 전 세계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인도 시장에 전기차 보급은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며, 전기 이륜차와 삼륜차(오토릭샤) 판매량이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이륜·삼륜차를 포함한 인도 내 공식적으로 등록된 전기차는 약 44만 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인도는 미국, EU, 중국에 비해 전기차 후발주자로 분류되고 우리 기업들이 적극 진출해 선점할 필요가 있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14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인도의 경우 여타 동남아 시장과는 달리 부품 관세가 강하다. 전기차 관련 완성차 및 부품업계는 현지 생산방식으로 공급망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인도의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시장은 향후 10년 내 세계 3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또 인구 대비 차량 공급이 무한정에 가깝다고도 볼 수 있다. 인도시장 내 선도적인 입장인 현대차가 이번 GM공장 인수로 내연기관은 물론 전기차 판매에 있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인도는 작년에 이미 일본보다 자동차생산량에서 앞서는 시장이다. 또 현대차가 해외에 100만대 가량 생산하는 해외공장은 인도가 유일하다. 미국도 70만대 수준"이라면서 "현대차가 이미 수십여개의 부품업체와 함께 인도로 진출했고, 수출까지 하느라 인도에서 생산 캐파(CAPA, 제품생산능력)가 딸린다. 그런 의미에서 GM공장을 인수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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