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숲 속의 백량금.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제주도 숲 속의 백량금.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코리아] 유독 추웠던 겨울이 그 끝을 향하고 있다. 아침과 저녁에는 영하의 날씨가 지속되고 있지만 얼굴에 스치는 바람은 그 매서움을 잃어버린 듯 온화함마저 느껴지는 것을 보면 곧 봄이 다가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아직 우리 주변의 많은 나무들이 겨울의 추위를 견디기 위해 앙상한 가지와 마르고 건조한 모습으로 남아 있지만, 남쪽에서는 이 시기에도 빨간색 열매를 맺은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나무가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할 백량금이다.

백량금은 우리나라의 제주도를 비롯하여 남쪽지역에서 자라는 우리나무이다. 백량금은 백량금이라는 이름이 같은 Ardisia속 유사종에 붙여진 중국명 백량금(百兩金)을 잘못 붙여 부른 이름이라고 한다. 백량금은 추위와 공해에는 약하지만, 어느 곳에서나 재배가 가능한 강인함을 가지고 있다. 잎을 보면 반짝이는 두꺼운 가죽질로 가장자리에 물결모양의 톱니가 발달한 것이 매력적이다. 하얗고 작게 모여 나는 꽃도 매력적이지만 겨울에 맺히는 반짝이는 빨간 열매는 너무나도 아름답다. 열매를 맺은 채로 오랫동안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는 매력이 있어 원예용으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필자는 항상 식물원과 꽃가게에서 보던 백량금이 이름과 강한 색감으로 인해 우리나무가 아니라고 오해한 적이 있다. 2022년 겨울 제주도 숲속에서 실제로 빨간 열매가 달린 백량금을 만났을 때의 기분은 TV 속에서만 보던 연예인을 실제로 만났을 때의 기분처럼 설레고 가슴 벅찬 감동이 느껴졌다.

백량금의 붉은 열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백량금의 붉은 열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백량금의 미성숙 열매. 춮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백량금의 미성숙 열매. 춮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백량금 잎- 물결 모양의 톱니가 발달한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백량금 잎- 물결 모양의 톱니가 발달한다.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백량금과 마찬가지로 화분에 심어진 모습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자금우가 있다. 자금우도 백량금과 마찬가지로 겨울에 맺는 빨간색 열매가 매력적이다. 백량금에 비해 키가 작고 잎이 얇은 것이 다르지만 햇빛이 부족한 그늘에서도 잘 자라며 여러 나무가 무리를 지어 자라는 특징으로 인해 그 활용 가치는 백량금 못지않다.

자금우 잎-잔톱니가 발달한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자금우 잎-잔톱니가 발달한다. 출처=들꽃세상.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마지막으로 자금우와 비슷하지만, 식물체 전체에 털이 있고 잎의 톱니가 거친 특징이 있는 산호수가 있다. 산호수라는 이름은 줄기가 산호의 가지처럼 뻗는 나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지면을 따라 뻗는 포복성의 가지가 매력적인 나무이다. 백량금, 자금우와 마찬가지로 겨울에도 빨간 열매를 맺고 있는 아름다운 매력이 있다.

백량금, 자금우, 산호수는 우리나라 제주도를 비롯한 남쪽 지역의 삭막한 겨울 숲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매력적인 소중한 우리나무이다. 우리나라의 숲속 생태계뿐만 아니라 원예식물로 우리 주변의 화분과 정원에서 만날 수 있는 친근한 나무들이다. 우리 주변과 남쪽 숲속을 지키고 있는 백량금 3형제를 만난다면 고마운 마음을 담아 정성 어린 응원을 보내주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임효인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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