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몬머스 대학교 누리집
= 몬머스 대학 누리집

[이코리아] 미국인들이 AI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저지 소재 몬머스 대학에서 15일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9%만 인공지능이 사회에 해를 끼치는 것보다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46%의 응답자는 부작용과 이득이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41%의 응답자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또 인공지능을 지닌 기계가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인지 묻는 설문에는 34%의 응답자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56%의 응답자는 해를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몬머스 대학은 1987년에 시행된 여론 조사에서는 미국인의 20%가 AI의 해로움보다 이로움이 더 클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답변했지만, 현세대에 들어 AI 기술이 발전하고 영향력이 커지자 AI를 향한 확신이 더 줄어들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세부적인 영역별 응답도 살펴보았다. 응답자 중 78%가 AI가 뉴스 기사를 작성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응답했으며, 65%는 챗 GPT와 같은 AI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학업 부정행위에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스스로 적 전투원과 민간인을 구별하는 무장 인공지능 드론의 도입에 대해서는 63%의 응답자가 부정적 답변을 했으며, 중증 환자를 돌보며 약물을 투여하는 로봇 간호사의 도입에 대해서도 64%의 응답자가 부정적이었다. 다만 예외적으로 석탄 채굴과 같은 위험한 작업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75%의 응답자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 퓨 리서치 센터 누리집
= 퓨 리서치 센터 누리집

미국의 싱크탱크 퓨 리서치 센터에서도 15일 이와 유사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퓨 리서치에서 작년 12월 실시해 이번에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AI의 사용 증가에 대해 15%의 응답자가 걱정하기보다 기대된다고 응답했지만, 걱정이 더 크다는 응답자는 38%였다.

퓨 리서치의 연구 부국장 알렉 타이슨은 사람들이 법 집행이나 자율 주행 자동차와 같은 고위험 AI에 대한 확신을 두기 전에 실질적인 이점의 증거를 보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뉴욕 대학교의 메러디스 브로사드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대중이 AI에 대해 회의론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대중이 AI에 대해 회의론을 지니고 경계해야 AI가 악용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로사드 교수는 “AI에 대한 대중의 회의론은 SF 영화에 나오는 사악한 컴퓨터의 묘사에서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당신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방식은 살인적인 가상의 컴퓨터만큼 극적이지 않다. 나는 경찰에서 AI를 활용해 지속해서 사람들을 감시하는 것과 노동자들에게 생물학적 휴식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AI 기반 근로자 관리 시스템이 가상의 컴퓨터 ‘스카이넷’보다 더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 로이드 선급재단 누리집
= 로이드 선급재단 누리집

그렇다면 한국인들의 AI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최근 있었던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봤다. 글로벌 자선 단체 로이드 선급재단(Lloyd’s Register Foundation)은 한국인이 전 세계에서 가장 인공지능의 이점을 확신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해 12월 내놓았다.

로이드 선급재단은 전 세계 121개국 12만 5000명을 대상으로 안전 이슈에 대한 의견을 수집해 ‘디지털 세계 – 인공지능과 개인 데이터 사용에 대한 위험 인식’이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AI가 향후 20년 동안 자국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한국인 응답자의 70%가 ‘대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하며 전 세계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15%의 응답자가 피해를 줄 것이라고 답변해 단일 국가 내에서 두 응답의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재단은 AI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국가일수록 AI에 대한 낙관론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AI 관련 민간 투자 순위에서 세계10위 안에 포함되었다. 

로이드 선급재단의 증거 및 통찰 부문 이사인 사라 컴버스 박사는 “한국이나 일본과 같이 AI 발전을 주도하는 국가에서 AI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전망이 만연해 있다. 반대로 경제적 요인이나 인터넷 접속 부족 등으로 인해 AI 기술에 정기적으로 노출되지 않는 사람들은 덜 낙관적이다." "정부와 정책 입안자 및 혁신가가 AI 기술에 대한 우려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취약한 커뮤니티와 협력하여 AI 기술이 모두에게 유익한 방식으로 도입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 세계 어느 곳보다 AI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는 한국이 AI 기술에 대한 최고의 투자자 중 하나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다른 국가들은 대중의 신뢰를 쌓으면서 그러한 AI기술을 채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한국에서 배울 점이 많을 수 있다.”라고 덧붙혔다.

= 로이드 선급재단 누리집
= 로이드 선급재단 누리집

AI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미국이 AI 기술에 대해 다른 국가에 비해 덜 낙관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해당 조사에서는 AI가 20년 동안 자국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미국인의 32%가 AI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했으며, 34%가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보고서는 미국인에게 종교의 중요성이 높으며 종교의 중요성이 AI의 영향에 대한 회의론과 관련되어 있어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단은 전 세계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종교가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과 AI가 해를 끼칠 것이라고 답한 비율 사이에 상관 관계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인의 58%가 종교가 일상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답했지만, 북유럽/서유럽은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31%였으며 동아시아는 17%였다는 것이다. 이런 종교적 차이로 인해 AI에 대한 답변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고 짚었다. 다만 이런 종교와 관련된 차이는 사람들의 교육 수준이나 인터넷 접속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덧붙혔다.

재단은 그 밖에 인종/국적/피부색 등 차별에 관한 경험, 인터넷 접속 가능 여부, 일상 속에서의 AI 기술 활용 등의 요소가 AI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의견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 자료 출처

몬머스 대학, 'Artificial Intelligence Use Prompts Concerns'  - (https://www.monmouth.edu/polling-institute/reports/monmouthpoll_us_021523/)

퓨 리서치,  'Public Awareness of Artificial Intelligence in Everyday Activities' - (https://www.pewresearch.org/science/2023/02/15/public-awareness-of-artificial-intelligence-in-everyday-activities/)

로이드 선급재단, 'A Digital World: Perceptions of risk from AI and misuse of personal data.' -  (https://wrp.lrfoundation.org.uk/2021-report-a-digital-world-perceptions-of-risk-from-ai-and-misuse-of-personal-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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