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21년형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사진=뉴시스
현대자동차의 21년형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을 계기로 국토교통부와 UAE 에너지인프라부간 수소사업 및 미래 모빌리티 관련 양해각서(MOU)가 잇달아 체결되면서 국내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의 확장이 기대되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서 UAE 에너지인프라부 장관과 △도시내 수소의 생산·유통·저장·활용 △미래 모빌리티 협력 △스마트인프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면담은 한국과 UAE는 탄소중립에 선제 대응하여 수소경제 중심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 수소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UAE는 중동·아프리카 최초로 수소 리더십 로드맵(Hydrogen Leadership Roadmap)을 발표한 바 있다. 저탄소 수소 파생 상품 수출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 수소산업 관련 기업 투자 유치, 탈탄소화 프로그램 일환의 그린버스 운영 등 2050년 전 세계 수소시장 25% 선점을 목표로 하는 지속가능한 수소산업 육성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UAE는 올 11월 개최 예정인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유치에 따라 친환경 그린에너지 기반 대중교통 정책에 힘을 쏟는 상황이다. 

세 건의 MOU 중 주목되는 부분은 수소 관련 사업이다. 주거·교통에서 수소를 주 에너지로 활용하는 친환경 수소도시 조성을 목표로, 양국이 함께 추진하는 ‘해외수소기반 대중교통 인프라 기술개발사업’을 가속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양국은 함께 UAE 현지에 적합한 수소충전소 기술을 개발해 2023년까지 국내 실증을 한 후 2024년부터 UAE에 실증해 나가는 기술개발 및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340억 원이다. 

원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이 사업의 UAE 실증을 위해 아부다비 내에 적절한 수소충전소 부지가 선정되고 관련 인허가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알 아바비 장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알 아바비 장관은 이번 사업은 사막기후에 적합한 수소생산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으로 평가하면서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신산업 분야인 수소 생산 활용(모빌리티) 양해각서 체결로 양국 간 경제협력 고도화 및 다변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우리정상의 UAE 방문을 통해 수소, 모빌리티 등 첨단 미래 분야에서의 협력기반이 마련됐다"면서 "이를 토대로 우리 기업의 가시적인 수주 성과 도출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도 다각적인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나라와 UAE는 지난 2015년 교통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MOU를 통해 협력 범위를 자율주행차, 모빌리티 서비스(MaaS), 전기·수소차 등 최신 모빌리티 트랜드를 반영한 미래 모빌리티 분야 전반으로 확대키로 했다.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수소차 개발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혹평하며 앞으로 수소차 시대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수소차의 탑재되는 연료전지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전기차는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하는 방식이나 수소차는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에너지의 전환손실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우리나라는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와 수소전기차, 수소충전인프라 등에서 수소 생태계를 이끌어왔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차 부문에서 세계 완성차 업체 중 선두권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글로벌 수소차 판매 대수는 총 1만8457대로, 이 중 현대차 넥쏘가 1만700대로 58.0%를 차지했다. 2위인 일본 도요타의 미라이가 3238대(17.5%)였다. 수소 승용차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현대차와 도요타만이 생산하고 있고, BMW가 수소 승용차 생산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9년 수소전기차 전략을 상용차 부문으로도 확대한다는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2025년까지 친환경 상용차를 17종(전기차 7종, 수소차 10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2020년 유럽으로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양산해 수출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를 국내에도 공식 판매하기 시작했다. 같은 달 수소 사업 브랜드 에이치투(HTWO)를 통해 독일 파운그룹 자회사 엔지니어스에 상용차 양산을 위한 수소연료전지 공급 계약 및 이스라엘 시장 진출도 각각 발표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수소전기차가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궁극의 미래 클린카로 불린다. 하지만 경제성이나 관련 기술 및 인프라 진행상황이 전기차보다 더딘 편으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수소충전소의 경우 지난해 말 전 세계적으로 1000여개에 불과하다. 국내에만 주유소가 1만여개, 전기차 충전기가 20만기가 넘은 상황과 비교하면 무척 빈약한 인프라다. 

이 연구위원은 "수소차가 연 2만여 대 수준으로 팔리는 상황에서 현재의 수소모빌리티는 차량 그 자체보다 에너지 차원에서 투자하는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 중동의 경우도 수소 에너지의 테스트베드 격으로 수소 모빌리티를 도입하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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