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계묘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계묘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이코리아]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신년사에서 국내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을 집중 육성할 것임을 밝혔다. 경쟁국을 따라잡고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창업 벤처를 집중 육성할 목적으로 8조원 규모의 글로벌 펀드도 마련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세계사를 돌아보면 위기와 도전이 세계 경제를 휘몰아칠 때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발굴한 나라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면서 "‘기업가 정신’을 가진 미래세대가 새로운 기술과 산업에 도전하고 그 도전이 꽃피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IT와 바이오산업뿐 아니라 방산과 원자력, 탄소 중립과 엔터테인먼트까지 ‘스타트업 코리아’의 시대를 열겠다. 미래 전략기술에 대한 투자 역시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경쟁국을 따라잡고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벤처·스타트업 주도의 디지털 경제 선점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스타트업 중에서 유니콘은 업력이 10년 이하인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 데카콘은 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 헥토콘은 기업가치 100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을 의미한다. 통상 스타트업 경제를 판단하는 척도로 유니콘 기업의 추이를 살펴본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유니콘 기업의 위치는 어떨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 10월 기준 전 세계에는 1200개 이상의 유니콘이 있다. 

지역적으로는 미국이 전체 유니콘의 절반이 넘는 54.1%를 차지해 가장 많은 유니콘을 배출한 국가다. 2위는 14.4%를 기록한 중국으로 2022년 7월 이후 0.5% 하락했다. 3위는 5.9%의 인도, 4위는 3.9%를 차지한 영국이었다. 그 뒤를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캐나다, 브라질이 순위에 올렸다. 한국은 세계 10위로 나타났다. 

민간 기업 중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유니콘 기업은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의 바이트댄스(Bytedance)로, 1400억 달러의 가치를 평가받았다. 그 뒤를 항공우주 분야의 스페이스엑스(SpaceX)가 1270억 달러, 패스트 패션 기업인 샤인(Shein)이 1000억 달러, 핀테크 업체인 스트라이프(Stripe)가 950억 달러, 협업 온라인 도구인 캔바(Canva)와 결제 플랫폼 체크아웃닷컴(checkout.com)가 400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15개 분야 중에서 가장 많은 기업이 속한 것은 핀테크 분야로 21%가 핀테크 유니콘이었다. 그다음으로는 19.1%가 속한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 9.1%를 차지한 전자상거래 및 소비자 직접 거래, 그리고 8.1%를 기록한 건강 부문이 뒤를 이었다. 핀테크 유니콘 중에서 가장 기업 가치가 높은 곳은 스트라이프, 인터넷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곳은 캔바였다.

CB인사이트에서 인정하는 국내 유니콘은 15개사로, △비바리퍼블리카($74억)△옐로모바일($40억)△컬리($33억) 등이 해당한다. 

중소기업벤처부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유니콘 기업이 23개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CB인사이트에 등재된 국내 유니콘 기업 15개사와 국내외 매체 등을 통해 파악된 8개사를 포함한 수치이다.  

하지만 국내 유니콘 기업의 숫자는 1위인 미국의 628개나 2위 중국의 174개와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크다. 또 세계 상위 100대 유니콘에는 국내 기업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주요 경쟁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무엇보다 스타트업은 국내 시장에서도 가치와 고용 창출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국내 벤처·스타트업 3만4,362개사의 고용 인원은 76만1,082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9.7%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전체 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율(3.3%)보다 세 배가량 높은 수치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같은 기간 취업자 증가율(3.0%)과 비교해도 세 배 이상 높다. 중기부는 고용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벤처·스타트업까지 포함하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업가치가 1조 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들이 고용을 더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선식품 배송 플랫폼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지난해 6월 대비 고용을 701명 늘려, 벤처·스타트업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신규 채용했다.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444명, 금융 서비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297명 늘렸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업무보고에서 국내 유니콘 투자에 8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기로 밝힌 바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2019년 11월 11개에서 올해 11월 22개(2.0배)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미국에선 242개사에서 704개사(2.9배)로, 인도 24개사에서 85개사(3.5배), 독일은 12개사에서 36개사(3.0배)로 증가했다.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세가 주요국에 비교해 다소 떨어지는 만큼 정부는 올해 경쟁국을 따라잡고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창업 벤처를 집중 육성해 글로벌 유니콘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우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을 늘리기 위해 우리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펀드를 미국·중동·유럽 등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기부 산하 모태펀드가 출자하고 해외 벤처캐피털이 운영을 맡는 이 펀드는 지난 8월 말 기준 누적 투자 액수가 6조 3000억 원이다. 중기부는 내년까지 투자 액수를 8조원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기부는 또 5년간 1000개 이상의 디지털·첨단기술 스타트업을 선별해 기술사업화·연구개발(R&D)·글로벌 진출을 집중 지원하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디지털·바이오 같은 신산업에 투자하는 초격차 펀드를 2000억 원 이상 규모로 조성해 자금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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