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서 한 시민이 카카오T 택시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사진은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서 한 시민이 카카오T 택시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정부가 최근 심야택시난 완화책으로 심야택시 호출료를 인상했다. 사용자가 가장 많은 카카오T도 지난 3일 밤부터 밤 10시 이후 호출료를 최대 5000원으로 올렸다. 

지난달 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으로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심야택시 호출료 인상이다. 택시 호출 앱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T의 경우 3일부터 새로운 심야 호출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카카오T 일반 호출료는 최대 4000원, 카카오T 블루는 최대 5000으로 올랐다. 

지난주 반반택시를 시작으로 타다, 티머니온다는 이미 심야 호출료를 올렸다. 오른 호출료는 밤 10시부터 새벽 3시 사이 적용되지만 택시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심야 할증과 카카오T 블루 호출료 인상이 동시에 적용되는 시간인 밤 12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 택시를 부른다면 승객은 타자마자 9560원을 내야 한다. 

택시 요금은 추가로 계속 오른다. 오는 12월부터는 현재 20%인 심야 할증률이 최고 40%까지 오르고, 내년 2월부터 서울 택시 기본요금은 4800원으로 1000원 오른다. 또 내년 2월부터는 기본거리가 1.6km로, 400m 줄면서 택시미터기 요금도 더 빨리 오른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개 호출료의 80~90%는 기사에게 직접 배분되는데, 호출료를 지불하면 사전에 등록된 기사계좌에 자동 입금된다”며 “이를 통해 택시기사의 처우가 개선되고, 심야운행 유인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탄력 호출료와 함께 플랫폼 업체별로 프로모션 인센티브를 기사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티머니의 경우 11월까지 호출료 전액을 기사에게 지급하는 프로모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또, 심야 호출료를 올리는 대신, 국토부 권고에 따라 목적지는 표시되지 않는다. 택시 호출할 때 기사에게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도록 하는 건 단거리 승객을 피하는 등 승객 골라잡기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목적지 미표시를 법으로 강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다만, 플랫폼 업계는 오히려 택시가 더 안 잡힐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 수 없는 목적지 콜을 수락하느니 길거리 승객을 태우는 택시가 늘 수 있어서 고객과 기사 모두 불편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고령기사들의 야간 운전 기피도 지적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서울 개인택시 기사의 평균 연령은 64세다. 세부적으로 △40대 3.64% △50대 18.79% △60~64세 24.32% △65~69세 27.70% △70~74세 17.48% △75~79세 6.44% △80대 이상 1.23%다. 서울 개인택시의 약 80% 가까이가 60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라는 것. 

이번 호출료 인상으로 개인택시, 법인택시 할 것 없이 동일하게 건당 최대 1800원의 추가 수입이 생기지만 고령기사가 많은 개인택시의 경우 이 정도 추가수입으로 야간운행을 늘리긴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택시 공급 확대를 위해 수도권 등 택시 승차난 지역의 개인택시 부제도 오는 22일 해제한다. 1970년대 석유 파동 이후 에너지 절약을 위해 도입된 제도가 49년 만에 사라지는 것이다.

법인택시의 차고지 외 밤샘주차도 이달부터 허용하기로 했다. 심야운행 뒤 도심외곽 차고지로 가야할 필요가 없어진 만큼, 기사들의 출퇴근 불편과 근무 교대시간에 기승을 부리는 손님 골라태우기 문제가 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또 심야 택시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과거 타다·우버를 제도화한 유형인 플랫폼 운송사업타입1 등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주선 기업&경제연구소장은 4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택시 심야호출료 인상에 대해 “가격 상승을 통한 수요 정리에 초점을 맞췄다고 보며, 일단 수급을 맞추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택시요금 인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사회가 타다나 우버와 같은 플랫폼 택시들의 라이딩 서비스가 허용되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타다나 우버와 같은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도입 문제를 공론화해서 택시업계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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